<레옹> 오랜 친구를 만난 아련한 기쁨과 설렘
한 손엔 우유 2팩이 든 가방, 다른 한 손엔 화분을 들고 뿌리 없이 떠도는 킬러 레옹은 어느 날 옆 집 소녀 마틸다의 일가족이 몰살당하는 것을 목격한다. 그 사이 심부름을 갔다 돌아 온 마틸다는 가족들이 처참히 몰살당하자 레옹에게 도움을 청한다. 가족의 원수를 갚기 위해 킬러가 되기로 결심한 12세 소녀 마틸다는 레옹에게 글을 알려주는 대신 복수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드디어 그녀는 가족을 죽인 사람이 부패 마약 경찰 스탠스임을 알게 되고, 그의 숙소로 향하게 되는데…….
2013.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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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잊고 있었지만, 잊히진 않았다. 아주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속 깊은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설렌다. 지난 해 우리는 디지털 복원된 필름을 3D 버전으로 만든 <타이타닉>, <스타워즈>, <라이언 킹>을 만나 설레었다. 재개봉이라고 단순한 작업이 아니다. <타이타닉>은 재개봉을 위해 5년간 200억을 투자해 3D로 업그레이드해, 그 침몰의 순간을 더욱 생생하게 재현해냈다. 그리고 지난겨울 14년 만에 재개봉한 <러브레터>는 디지털 리마스터링 기법을 통해 더욱 새하얗고 뽀얗게 아름다워진 눈밭과 시간이 흘러도 그 진한 감동은 퇴색되지 않고 더욱 깊어진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리고 1995년 개봉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레옹>이 18년 만에 다시 찾아왔다. 이번 재개봉 버전은 23분이 복원된 디렉터스컷이다. 보수적인 미국과 한국적 정서 때문에 삭제된 영상에는 고독한 킬러 레옹과 그와 사랑에 빠지는 마틸다의 관계가 좀 더 솔직하고 대담하게 담겨있다.
한 손엔 우유 2팩이 든 가방, 다른 한 손엔 화분을 들고 뿌리 없이 떠도는 킬러 레옹은 어느 날 옆 집 소녀 마틸다의 일가족이 몰살당하는 것을 목격한다. 그 사이 심부름을 갔다 돌아 온 마틸다는 가족들이 처참히 몰살당하자 레옹에게 도움을 청한다. 가족의 원수를 갚기 위해 킬러가 되기로 결심한 12세 소녀 마틸다는 레옹에게 글을 알려주는 대신 복수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드디어 그녀는 가족을 죽인 사람이 부패 마약 경찰 스탠스임을 알게 되고, 그의 숙소로 향하게 되는데…….
우유를 마시고 화분을 사랑하는 킬러, 그런 킬러에게 찾아온 12세 소녀, 도저히 어울릴 수 없을 것 같은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연애감정, <레옹>의 매력은 그런 모순된 관계 속에 있다. 복원된 23분 안에는 레옹이 마틸다에게 킬러 수업을 하는 장면과 이들의 사이에 묘하게 흐르는 애정의 기류를 감지할 수 있는 장면들이 담겨 있다. 복원된 필름에 마틸다와 레옹의 ‘베드신’이 있다는 사실은 새삼 화제가 될 만하지만, 원초적 호기심을 놓고 보길 바란다. 레옹과 마틸다 사이에 흐르는 교감, 그 아련하고 애절한 정서는 복원된 장면에서 더욱 무르익는다. 세상을 등진 킬러 레옹(장 르노), 12세 소녀라고는 믿겨 지지 않을 만큼 묘한 매력을 풍기는 마틸다(나탈리 포트만), 지금도 완벽한 악역 연기의 교과서로 불리는 게리 올드만의 모습이 디지털 교정된 필름으로 또렷하게 되살아난다. 수많은 패러디 장면과 익숙한 음악, 너무 많이 보아온 장면들 때문에 우리는 <레옹>을 충분히 많이 보았다고 생각하지만, 꼼꼼하게 다시 보면 첫 번째 관람에서 놓치고 말았던 여러 장면들을 새롭게 발견하게 될 것이다. 언제 다시 만나더라도 명작의 감동은 여전하다.
18년 후, 그들은?
<그랑 블루>
<트랜스포터>
1998년 뤽 베송이 제작한 영화 <택시>에는 한국인 택시 기사가 서로 교대로 택시 트렁크에서 잠을 자며 운전을 교대로 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해당 장면은 국내에서 논란이 되었고, 뤽 베송은 1997년 국내 개봉 당시 상영 횟수를 늘이기 위해 감독과 상의 없이 20분을 삭제해 개봉한 바 있는 <제5원소> 때문에 불쾌했던 경험을 되짚었으니, 일종의 복수였던 셈이다. 이렇게 자신의 작품에 대한 애정과 감독으로서의 자긍심이 강한 뤽 베송은 <아더와 미니모이> 시리즈와 <블랑섹의 기이한 모험> 등의 판타지 영화 연출에 주력하고, 2012년에는 아웅산 수치 여사의 삶을 그린 전기 영화 <더 레이디>를 연출했지만, <서브웨이>, <그랑 블루>, <니키타>, <레옹>과 <제5원소>를 통해 누렸던 감독으로서의 명성에 필적할만한 작품이 되진 못했다. 대신 <택시> 시리즈와 <트랜스포터> 시리즈, 여성 킬러의 이야기 <콜롬비아나> 등 주목 받는 액션 영화의 제작자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레옹>
<로닌>
뤽 베송이 연출한 <마지막 전투>를 통해 유명세를 타게 된 장 르노는 뤽 베송의 <서브웨이>, <그랑 블루>, <니키타> 등에 출연했으며 <레옹>을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 할리우드의 전형적인 미남형에서 많이 벗어나 있지만, 특유의 어눌하면서도 순진해 보이는 매력으로 이후 <프렌치 키스>, <미션 임파서블>, <고질라>, <로닌> 등의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했지만, <레옹> 만큼의 인기는 얻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 영화에도 꾸준히 출연하면서 배우로서의 활동은 쉬지 않고 있다.
<드라큘라>
<배트맨 비긴즈>
<시드와 낸시>의 펑크 로커 시드 비셔스를 연기하며 주목받은 게리 올드만은 특유의 이미지와 섬뜩한 연기력 때문에 부랑자, 반항아, 극악무도한 악당 역할을 주로 해 왔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1>
<블랙 스완>
<레옹> 개봉 당시 12살이었던 나탈리 포트만은 너무 성숙하고 강한 이미지 때문에 차기작이 걱정되는 배우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1999년 <스타워즈 에피소드 1>을 통해 신비한 매력의 아미딜라 여왕의 역할을 맡아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키워나갔다. <클로저>에서 스트리퍼 역할을 맡았지만 센세이셔널한 노출이 아니라, 쟁쟁한 배우들과의 긴장감 속에서 소통 사이를 능숙하게 조율하고 줄다리기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성숙한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다진 작품이었다. 제임스 맥티그의 <브이 포 벤데타>에서 나탈리 포트만은 그 어떤 때보다 아름답고 강인한 여성의 모습을 보였고, <블랙 스완>으로 83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연기력까지 인정받으며 아름답고 성숙한 30대 배우가 되었다. <블랙 스완> 이후 선택한 작품이 <토르 : 천둥의 신>, <유어 하이니스>라는 점은 좀 아쉽지만, 나탈리 포트만이라는 이름이 주는 믿음은 여전히 유효하다.
<레옹>의 디렉터스컷은 이미 1998년 국내에서 재개봉된 적이 있고, 이미 디렉터스컷 DVD도 발매가 되었기에 완전히 새로운 작품은 아니다. 하지만 2013년 개봉되는 <레옹>은 디렉터스컷의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이니 보다 선명한 화질과 또렷한 음질로 <레옹>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엔딩 장면에 울려 퍼지는 스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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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최재훈
늘 여행이 끝난 후 길이 시작되는 것 같다. 새롭게 시작된 길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보느라, 아주 멀리 돌아왔고 그 여행의 끝에선 또 다른 길을 발견한다. 그래서 영화, 음악, 공연, 문화예술계를 얼쩡거리는 자칭 culture bohemian.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졸업 후 씨네서울 기자, 국립오페라단 공연기획팀장을 거쳐 현재는 서울문화재단에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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