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하 “세상과 재회하고 싶었어요”
작년 인터뷰에서 이미 그는 신보 작업에 들어갔다고 얘기했었다. 새로운 앨범으로 다시 만나자는 약속은 흔쾌히 지켜졌다. 1년여가 조금 지났을 뿐인데, 그는 같은 사람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여유 있고 활기찼다. 그의 변화를 느끼고 싶다면 당장 윤하의 음악을 플레이해보라. 이번 4집은 좌절을 극복한 윤하의 소중한 기록이자 희망의 증언이다.
글ㆍ사진 이즘
2012.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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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인터뷰에서 이미 그는 신보 작업에 들어갔다고 얘기했었다. 새로운 앨범으로 다시 만나자는 약속은 흔쾌히 지켜졌다. 1년여가 조금 지났을 뿐인데, 그는 같은 사람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여유 있고 활기찼다. 그의 변화를 느끼고 싶다면 당장 윤하의 음악을 플레이해보라. 이번 4집은 좌절을 극복한 윤하의 소중한 기록이자 희망의 증언이다.


질문

오늘 앨범을 사기 위해 음반가게에 들렸는데 이미 다 팔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신보, 어떤 반응이 오고 있나?

답변

초판은 현재 다 나간 상태에요. 사랑을 듬뿍 받는다는 느낌이 들어서 기뻐요.

질문

본인은 4집에 어느 정도 만족하는가?

답변

여전히 아쉬움은 남지만 제 모든 것을 쏟아 부었어요. 저의 상황에 맞게 잘 만들어진 음반인 것 같아요. 음악을 평생 직업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해지더라고요. “이번에 히트를 쳐서 역사를 만들겠다!”는 것은 힘들지도 모르겠네요.

질문

「비밀번호486」을 벗어나야 한다는 강박은 없었나?

답변

있었죠. 그런데 이번에 그런 강박관념이 완전히 없어졌어요. 그게 내 곡이고, 내 모습이었거든요. 어릴 적에 내가 예쁘다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신 분에게 내가 나이를 먹었다고 그걸 기분 나빠하며 안 되죠. 그것도 내 모습이니까요.

질문

신보는 그전의 앨범들과 작업환경도 차이가 많이 났을 것 같은데?

답변

일단 1집은 돈도 많이 쓰고요. 뭐 이번에도 많이 썼지만요. (웃음) 1집 때는 누군가가 저를 업고 다녔죠. 도움도 많이 받고 그래서 크레디트도 화려해지고요. 하지만 그때는 내 앨범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었어요. ‘이런 곡이다’ 라는 설명을 들어야 이해하는 수준이었죠. 이번에는 만드는 작업에 모두 속해있었기 때문에 이해도가 컸어요.

질문

신보 타이틀이 세 개다. 이유는?

답변

일단 타이틀을 고르기가 쉽지 않았어요. 항상 타이틀을 잘못 선택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었고요. 제일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음악은 무엇일까 고민을 많이 했죠. 그리고 앨범 뿐 아니라 무대에서 보여드릴 생각도 해야 하니까요. 한 곡만 밀기 보다는 앨범 전반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를 고려해 트리플 타이틀로 결정했습니다.

질문

세 가지 타이틀이 담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답변

일단 「소나기」는 앨범에서 유일한 사랑 노래에요. 그리고 「People」은 고음이 많이 없는, 브릿팝의 느낌이 강해요. 사실 제가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는데, 한국에서는 타이틀로 힘들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런데 스태프 투표를 해보니 생각 외로 「People」이 순위가 높았어요. 잔잔한 멜로디가 ‘집밥’같은 느낌이 들었나 봐요. 「Run」의 경우는 제 심정을 담았어요. 제가 빨리 앨범을 내고 싶었거든요. 세상과 재회하는 감동을 담고 싶었죠.

질문

「People」의 가사가 우울하고 처량한데?

답변

제가 라디오 때문에 여의도에 매일같이 오잖아요. 보통 회사원들이 퇴근을 할 때 저는 출근을 하죠. 그때 사람들의 표정을 보면 모두 힘들어 보여요. 밤에 라디오 사연을 보내는 분들 중에 증권회사에 다니는 회사원들이 많은데요. “저 아직 야근하고 있어요. 힘들어요” 이런 사연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런 분들에게 위로를 해드리고 싶기는 한데, “제가 괜찮아요. 잘 할 수 있어요.” 이런 말을 하면 왠지 “네가 뭘 알아”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차라리 “사는 게 힘들다, 이렇게 답답하다”는 내용을 담아 노래를 부르면 어떨까 했죠.

질문

앨범에서 동물적으로 가장 끌리는 곡은 뭔가?

답변

「Supersonic」과 「Hope」에요. 지금 나의 생각을 담고 있거든요. 많은 연예인들이 팬들에게 “사랑해요. 여러분, 힘을 드리고 싶어요”라고 말하잖아요. 그런데 이거 진심이에요.

질문

가장 반응이 좋은 곡은?

답변

존박과 함께 한 「우린 달라졌을까」가 가장 인기가 있어요.

질문

전반적인 프로듀싱을 1집부터 ‘이관’이 했다. 그를 신뢰하는 이유는 뭘까?

답변

본인 스스로 주관도 뚜렷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을 이끌어주려고 해요. 제가 뭘 표현하고 싶어 하는지도 잘 알아주고요. 그리고 내가 하는 것을 했을 때 잘못됐다고 잘 모른다고 위화감을 주지도 않고요.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해도 그런 말을 다 수긍해주고요. 한마디로 작업하기가 수월하죠. 내가 원하는 자유를 확보해주고 플러스 알파로 공동으로 책임지어주는 감사한 분이죠.

질문

이관과의 작업이 빛난 곡은 뭐였나?

답변

「Set me free」라는 곡이 있는데요. 만약에 저 혼자 작업했으면 못했을 곡이에요. 예전에는 내가 온전히 곡을 다 만들어야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곡이 나온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음악을 하다 보니 그게 아니더라고요. 생각을 공유한다면 함께 작업하는 것도 좋구나 하고요. 내가 머릿속에 그리고 있던 것을 내가 아닌 다른 사람도 잘 표현할 수 있구나를 경험하게 된 거죠.

질문

「Set me free」는 어떤 곡인가?

답변

가장 힘든 시기에 만들었어요. 외부와의 관계도 힘들었고요. 스태프들도 다 지쳐있었거든요. 지금은 음악도 못 만들겠고 힘들다 싶을 때였죠. 음악을 하려면 눈물이 나고. 아무것도 못하고 멍하니 누워 있다가 라디오만 하러 가는 거에요. 그러다가 나를 위해서 음악을 만들어보자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집에 낡은 피아노가 있는데 그것을 연주하면서 인트로를 만들었어요. “날 내버려두지 마라”는 반어적인 의미가 담겨있어요. 실제로는 “나를 자유롭게 놓아 달라”고 하지만 팬들에게 다시 속박되고 싶었거든요.

질문

가장 어려웠던 곡은 무엇이었나?

답변

「Driver」라는 곡이 가장 힘들었어요. 이 곡이 박재범씨와 작업을 한 거거든요. 이 분이 힙합하는 분이다보니 제가 톤이나 스타일을 맞추기가 힘들었어요. 처음에는 히든 트랙으로 가려고 만든 곡이었는데, 박재범씨를 히든트랙으로 넣기는 좀 그렇잖아요. (웃음) 이 곡은 팬들을 위한 선물 같은 곡이에요.

질문

「Rock Like Stars」는 타이거jk와 작업을 했다.

답변

타이커jk님을 개인적으로 잘 알지 못해서요. 제 매니저를 막 졸랐어요. 그래서 연락이 닿게 됐죠. 그쪽에서 일단 곡을 보내달라고 해서 보냈는데, 2달간 연락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곡이 마음에 안들었나보다 싶어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가사와 랩 완성해서 보내주셨어요. 공연에서 굉장히 신나는 곡이 될 것 같아요.

질문

피처링은 어떻게 선정된건가?

답변

곡마다 이 사람과 작업하고 싶다는 건 이미 나왔고요. 존박 씨 같은 경우는 라디오를 통해서 알게 된 친구고요. 같이 작업해주면 안되겠냐고 물어봤을 때 흔쾌히 받아줬어요. 타이거jk 님과 박재범 님은 일단 건너 건너 연락을 하게 되었는데 한동안 답이 없어서 실망을 많이 했죠.

질문

주류아티스트로서 ‘밴드’는 어떤 의미를 가지나?

답변

최근 오디션을 통해서 밴드를 만들었어요. 제가 대장이에요.(웃음) 밴드는 음악의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밴드음악이 대한민국에서 생소한 음악이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친구 중에는 “나는 밴드음악은 별로야”라는 친구들도 있는데요. 사실 그 친구가 좋아하는 음악도 대부분 밴드 음악이거든요. 밴드음악에 대한 편견이 있는 것 같아서 아쉬워요.

질문

이번 음반에서 굉장히 많은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생각이 든다.

답변

워낙 질감들이 다른 곡들이 많아서 사운드에 대한 통일감을 주기위해서 신경을 많이 썼어요.

질문

음악스타일이 궁금하다. 집중인지 아니면 두루두루 다 해보는 스타일인지?

답변

이번 작업을 하면서 편곡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예전에 타블로 오빠가 “싱어송라이터의 완성은 편곡이다.”라고 얘기해준 적이 있거든요. 사실 당시에는 무슨 말인지 잘 몰랐어요. 이번 앨범을 통해서 그 말의 의미를 배운 것 같아요. 지금은 작사, 작곡 이상으로 편곡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편곡을 하려면 코드워크와 악기의 특징과 소리, 그 모든 것을 통달해야 하더라고요. 편곡은 내 음악으로 가는 마지막 방점이고 완결점인 것 같아요. 밴드 음악과 편곡으로 중요성을 느끼면서 무엇보다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어요.

질문

팬을 생각하는 마음이 각별한 것 같다. 팬이란 어떤 존재인가?

답변

팬은 저에게 선배고, 친구며, 동료 같은 굉장히 복합적인 의미에요. 제가 열심히 활동해야겠다하는 가장 큰 이유가 ‘나를 사랑해준 팬들에게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다’거든요. 어디서든 “나 윤하 팬이야” 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게 해줘야 하잖아요. 그런데 제 팬들의 특징이 저에 대한 소유욕이 없으세요. “빨리 시집가라” 그런 말도 많이 해주시고요.

질문

앨범을 어떻게 들어주길 바라나?

답변

1번 트랙부터 가이드 작업부터 편곡까지 누구에게도 맡기지 않고 전부 다 손을 봤어요. 편안한 마음으로 들어주시면 좋겠어요. 저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솔직하게 부른 노래들이거든요.




트위터 질문의 답변입니다.
참여해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질문

SEDIN 님의 질문> 앞으로의 일본 활동 계획은 어떤지 궁금해요.

답변

윤하: 일본 계획은 당분간 없습니다. 계약이 끝나기도 했고요. 그래도 관심은 여전히 가지고 있습니다.

질문

헤이키 님의 질문> 왜 자꾸 예뻐지시는지 궁금하네요.

답변

윤하: 감사합니다. 긍정적인 마인드가 힘인 것 같습니다.

질문

러브히루 님의 질문> 혹시 이번 앨범도 리패키지가 나올 가능성이 있나요? 또는 공식화보집 발매라든지, 물오른 언니의 미모사진이 보고 싶네요.

답변

윤하: 아직 예정은 없습니다. 선물처럼 어떻게 이 사랑을 돌려드리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제보해주세요.

질문

JK 님의 질문> 지금까지 본인의 곡 중에서 가장 불후의 명곡이라고 생각하는 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답변

윤하: 어려운데요. 「혜성」이 제 캐릭터를 잘 말해주는 곡인 것 같아요. 「기다리다」는 인기가 있을 거라고 예상을 못한 곡인데, 많은 분들이 기억해주시는 것 같아요.

질문

바켠지 님의 질문> 뮤직비디오의 숨은 뜻이 알고 싶네요. 뭔가 신비로운 그런 게 있어…없나?!

답변

윤하: 뮤직비디오에 고래가 저를 따라오는 내용인데요. 제가 희망과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내용입니다. 가다가 넘어지기도 하고요. 저의 히스토리를 담았습니다.


진행: 임진모, 김반야, 신현태
사진: 김선준
정리: 김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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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 #Supersonic #Younha #비밀번호486
13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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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fance

2012.12.31

갈수록 매력이 넘치는 가수 윤하씨. 앞으로의 활동과 앨범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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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min001

2012.09.04

윤하씨 앨범은 나올때 마다 사고 있어요! 왠지 모르지만 기대감이 있거든요. 그리고 들을면 '역시 윤하구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주변 사람들이 아이돌보다 윤하가 좋다고 하면 신기하게 보지만 전 당당하답니다. 윤하씨 노래를 들으면 기분이 좋답니다. 그 중 윤하씨 목소리가 마음을 편하게 해줘서 노래가 더 좋은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국내 활동 많이 해주세요!!! 인터뷰 잘 보고 가고요, 앞으로도 힘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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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고리카

2012.08.31

항상 노래 잘 듣고 있어요. 언제나 고맙습니다. 저도 그렇지만 주변에서도 윤하는 1~2집이지! 라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계속 그런 노래만을 요구하는 것도 한 뮤지션을 가둬두는 것이라고 생각해봅니다. 늘 좋아하는 가수라곤 하지만 이런 저런 핑계들로 공연을 직접 본 적은 없네요. 언제라도 윤하라는 가수가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도록 매년 1회라도 공연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욕심인지도 모르겠지만...인터뷰 잘 보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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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