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아이들을 키우면 좋은 점 : 부모는 울타리가 되어야 한다
나는 나나를 키울 때 항상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하였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나나가 결정한 일은 존중하고 따라 주었다. 때때로 자신이 하고 싶고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여러 가지 일이 겹쳐 나나가 난감해할 때는 “네가 더 하고 싶고 열심히 잘할 수 있는 것으로 결정하렴.” 하고 나나가 스스로 결정하게 하였다.
2012.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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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걸음마를 시작할 때 처음부터 뚜벅뚜벅 걷는 아이는 없다. 한 발을 내딛다가도 금세 넘어지고, 일어서다가 또 넘어지기도 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는 아이가 혹여 다칠까 봐 노심초사하긴 하지만, 걷기 위해 한 발 한 발 떼려 노력하는 아이의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다. 아무리 아이를 사랑하는 부모라도 아이가 힘들어한다고 걸음마 연습을 말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몇 번씩 넘어지면서 걸음마를 뗀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걸음마를 떼는 일처럼 아이는 자라면서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이 생긴다. 그런데 부모는 걸음마 연습을 할 때와는 달리 종종 아이가 하는 일을 말리곤 한다. “이건 위험해서 안 돼.”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일을 왜 하니?” 등등 아이에게 안전하고 확실한 일만 시키는 것이다.
나는 나나를 키울 때 항상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하였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나나가 결정한 일은 존중하고 따라 주었다. 때때로 자신이 하고 싶고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여러 가지 일이 겹쳐 나나가 난감해할 때는 “네가 더 하고 싶고 열심히 잘할 수 있는 것으로 결정하렴.” 하고 나나가 스스로 결정하게 하였다.
흙을 만지고 놀 기회도 별로 없는 도시 아이들과 달리 나나는 더 이상 하기 싫어질 때까지 골뱅이를 잡고 매미와 잠자리를 스스럼없이 가지고 놀았다. 개구리를 잡아서 구워 먹기도 했다. 사촌 오빠들을 따라 나무 위에 성큼성큼 올라가기도 했다. 도시라면 해볼 수 없는 도전들이다. 그래서인지 머뭇거리는 친구들과 달리 바짓단을 둘둘 말아 올리고 밭에 들어갈 정도로, 나나는 어떤 일을 하는 데 별로 두려움을 내지 않았다.
많은 부모가 아이가 뭔가를 하려고 할 때 아이의 안전을 위해 또는 집이 지저분해진다는 이유로 아이의 행동을 말리게 된다. 그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무언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걸 두려워하게 되고, 하고 싶은 일이 생겨도 망설이다 결국 못하게 된다. 부모는 아이에게 안전과 뒷정리를 스스로 책임지게 한 후 하고 싶은 활동은 마음껏 하도록 허락해 주는 것이 좋다. 아이가 사소하고 작은 도전들을 하면서 실패와 성공의 경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골이라는 공간은 아이에게 다양한 도전의 기회를 제공한다. 아이들에게 도전은 보통 놀이 방식을 취하게 되는데, 시골은 도시처럼 정해진 놀이 공간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자연 그 자체가 놀이 공간이자 놀이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지붕에 매달린 고드름을 떼어 칼싸움을 하고, 도시 아이들은 험난하다고 느낄 산속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탐험 놀이를 한다. 산 비탈길을 포대 하나에 의지해 미끄러져 내려오기도 한다. 무서워하는 아이가 있으면 나이 많은 형이 동생을 데리고 같이 미끄럼을 탄다. 그러면 언제 자신이 무서워했냐는 듯이 그 아이는 싱글벙글, 한 번 더 태워 달라고 외친다. 이렇게 시골은 놀이라는 흥미로운 방식으로 아이들이 다양한 도전과 경험을 해볼 수 있도록 한다.
시골 아이들이 길을 가다가 넘어져도 툴툴 털고 일어설 수 있는 것은 흙에서 뒹굴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폭풍우를 겪어 본 사람만이 훗날 비슷한 어려움을 겪어도 용감하게 헤쳐 나갈 수 있는 것처럼 시골에서의 경험은 성인이 되어서도 힘든 일을 이겨 낼 수 있는 동력이 될 거라고 믿는다.
요즘 시골에서는 아이들에게 예전만큼 농사일을 시키려 하지 않지만, 너무 바쁠 때는 아이가 일손을 돕기도 한다. 특히 내가 있는 영주는 사과가 많이 나는 곳이라 과수원을 하는 집이 많다. 아이들은 부모를 도와 과수원 일을 하면서, 어떤 빛깔을 가진 사과를 먼저 따야 하는지, 상처 없이 사과를 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우게 된다. 처음에는 사과에 상처를 내기도 하고, 나뭇가지를 부러뜨리기도 하지만 그런 실수를 하며 일을 하는 법을 배우고 효과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법에 대해서도 체득하게 된다.
사실 부모를 돕는 것은 아이에게 대단히 좋은 경험이다. 언제나 자신을 지켜주고 보살펴 주는 부모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기쁨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이렇게 부모를 도와주는 경험을 통해 아이는 자신감과 자립심, 자존감을 가지게 된다.
아이가 약하다고 해서, 서툴다고 해서 무작정 보호하거나 부모가 모든 일을 대신 해주려 하다 보면 아이는 자신감이 떨어져 어려운 일을 만났을 때 주저하거나 포기하게 된다. 물론 도시라는 환경은 여러 가지 여건상 어쩔 수 없이 부모가 아이를 보호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워낙 경쟁이 치열한 분위기다 보니 아이의 상황을 여유롭게 바라보기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도시보다 안전하고 경쟁이 덜 심한 시골은 부모에게도 여유를 선사한다. 아이가 스스로 해내는 과정을 지켜보고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서는 것을 기다려 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이로 인해 부모는 아이에게 보다 너그럽게 대하고 더 많은 자율성을 주게 된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더 많은 체험들을 해볼 수 있다. 물론 시골 특성도 여기에 한몫한다. 도시보다 위험 요소가 적어 아이의 행동 반경이 넓어져도 부모는 최소한의 울타리만 치고 아이를 방임할 수 있는 것이다. 실컷 뛰어놀아 흙투성이가 되거나 넘어져도, 때때로 친구들과 다투어도, 모든 게 아이가 잘 크기 위한 과정이라고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이다 보니 아이는 자연스럽게 무언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일들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걸음마를 떼는 일처럼 아이는 자라면서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이 생긴다. 그런데 부모는 걸음마 연습을 할 때와는 달리 종종 아이가 하는 일을 말리곤 한다. “이건 위험해서 안 돼.”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일을 왜 하니?” 등등 아이에게 안전하고 확실한 일만 시키는 것이다.
나는 나나를 키울 때 항상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하였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나나가 결정한 일은 존중하고 따라 주었다. 때때로 자신이 하고 싶고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여러 가지 일이 겹쳐 나나가 난감해할 때는 “네가 더 하고 싶고 열심히 잘할 수 있는 것으로 결정하렴.” 하고 나나가 스스로 결정하게 하였다.
흙을 만지고 놀 기회도 별로 없는 도시 아이들과 달리 나나는 더 이상 하기 싫어질 때까지 골뱅이를 잡고 매미와 잠자리를 스스럼없이 가지고 놀았다. 개구리를 잡아서 구워 먹기도 했다. 사촌 오빠들을 따라 나무 위에 성큼성큼 올라가기도 했다. 도시라면 해볼 수 없는 도전들이다. 그래서인지 머뭇거리는 친구들과 달리 바짓단을 둘둘 말아 올리고 밭에 들어갈 정도로, 나나는 어떤 일을 하는 데 별로 두려움을 내지 않았다.
많은 부모가 아이가 뭔가를 하려고 할 때 아이의 안전을 위해 또는 집이 지저분해진다는 이유로 아이의 행동을 말리게 된다. 그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무언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걸 두려워하게 되고, 하고 싶은 일이 생겨도 망설이다 결국 못하게 된다. 부모는 아이에게 안전과 뒷정리를 스스로 책임지게 한 후 하고 싶은 활동은 마음껏 하도록 허락해 주는 것이 좋다. 아이가 사소하고 작은 도전들을 하면서 실패와 성공의 경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골이라는 공간은 아이에게 다양한 도전의 기회를 제공한다. 아이들에게 도전은 보통 놀이 방식을 취하게 되는데, 시골은 도시처럼 정해진 놀이 공간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자연 그 자체가 놀이 공간이자 놀이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지붕에 매달린 고드름을 떼어 칼싸움을 하고, 도시 아이들은 험난하다고 느낄 산속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탐험 놀이를 한다. 산 비탈길을 포대 하나에 의지해 미끄러져 내려오기도 한다. 무서워하는 아이가 있으면 나이 많은 형이 동생을 데리고 같이 미끄럼을 탄다. 그러면 언제 자신이 무서워했냐는 듯이 그 아이는 싱글벙글, 한 번 더 태워 달라고 외친다. 이렇게 시골은 놀이라는 흥미로운 방식으로 아이들이 다양한 도전과 경험을 해볼 수 있도록 한다.
시골 아이들이 길을 가다가 넘어져도 툴툴 털고 일어설 수 있는 것은 흙에서 뒹굴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폭풍우를 겪어 본 사람만이 훗날 비슷한 어려움을 겪어도 용감하게 헤쳐 나갈 수 있는 것처럼 시골에서의 경험은 성인이 되어서도 힘든 일을 이겨 낼 수 있는 동력이 될 거라고 믿는다.
요즘 시골에서는 아이들에게 예전만큼 농사일을 시키려 하지 않지만, 너무 바쁠 때는 아이가 일손을 돕기도 한다. 특히 내가 있는 영주는 사과가 많이 나는 곳이라 과수원을 하는 집이 많다. 아이들은 부모를 도와 과수원 일을 하면서, 어떤 빛깔을 가진 사과를 먼저 따야 하는지, 상처 없이 사과를 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우게 된다. 처음에는 사과에 상처를 내기도 하고, 나뭇가지를 부러뜨리기도 하지만 그런 실수를 하며 일을 하는 법을 배우고 효과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법에 대해서도 체득하게 된다.
사실 부모를 돕는 것은 아이에게 대단히 좋은 경험이다. 언제나 자신을 지켜주고 보살펴 주는 부모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기쁨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이렇게 부모를 도와주는 경험을 통해 아이는 자신감과 자립심, 자존감을 가지게 된다.
아이가 약하다고 해서, 서툴다고 해서 무작정 보호하거나 부모가 모든 일을 대신 해주려 하다 보면 아이는 자신감이 떨어져 어려운 일을 만났을 때 주저하거나 포기하게 된다. 물론 도시라는 환경은 여러 가지 여건상 어쩔 수 없이 부모가 아이를 보호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워낙 경쟁이 치열한 분위기다 보니 아이의 상황을 여유롭게 바라보기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도시보다 안전하고 경쟁이 덜 심한 시골은 부모에게도 여유를 선사한다. 아이가 스스로 해내는 과정을 지켜보고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서는 것을 기다려 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이로 인해 부모는 아이에게 보다 너그럽게 대하고 더 많은 자율성을 주게 된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더 많은 체험들을 해볼 수 있다. 물론 시골 특성도 여기에 한몫한다. 도시보다 위험 요소가 적어 아이의 행동 반경이 넓어져도 부모는 최소한의 울타리만 치고 아이를 방임할 수 있는 것이다. 실컷 뛰어놀아 흙투성이가 되거나 넘어져도, 때때로 친구들과 다투어도, 모든 게 아이가 잘 크기 위한 과정이라고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이다 보니 아이는 자연스럽게 무언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일들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 도시 엄마를 위한 시골 교육법 이원홍 저 | 글담
이 책은 시골하면 인성 교육만을 떠올리는 도시 엄마들을 위해 시골 교육에 대한 모든 것을 소개한 책이다. 아이의 학습능력과 인성, 감성 등을 자극하고 향상시켜 주는 풍부한 시골의 생태적, 사회적, 교육 환경 등을 통해 시골이 가진 교육적 장점을 소개한다. 나나를 키워 온 이야기와 현재 가르치고 있는 제자들의 사례를 함께 소개하여 근거의 신뢰감을 더한다. 주목할 점은 시골 교육의 장점과 더불어 시골 교육의 효과를 도시에서 누릴 수 있도록 소개한 교육법이다. 집에서 쉽게 따라해 볼 수 있는 방법들과 부모들을 위한 조언들로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23개의 댓글
추천 상품
필자
이원홍
bun2731
2012.07.05
아이셋을 키우다 보니 시골에 산다는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즐거운 일인지
이제야 깨닫게 되네요~~!!
그리운 그시절 그리워지네요..
걷는느낌
2012.07.03
다시 한번 떠 올려보게 됩니다.
다슬기 건져 올리고 가재 잡고
메뚜기 사냥(?)하면 동심에 젖어살던
그 시절이지요.
cho9bong
2012.07.02
먼저 자연스럽게 자연의 일부가 되는 것이죠
그리고 시간을 거스르지 않고 때를 시간을 기다릴 줄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어떤 분이 말씀 하시기를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중에 시골에서
자라지 않은 분이 없다고 하시더라구요
저도 시골에서 아동, 청소년 시기를 자랐습니다.
자연에는 자연 그 자체가 놀이터죠,
풀, 물, 흙, 나무, 바람, 모두가 놀잇감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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