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 극의 매력, 동아시아를 빛내는 두 아트페어 : 교토 ACK vs 상하이 ART 021
서로 다른 두 페어, 2025년의 마지막 선택
글: 아티피오(ARTiPIO)
2025.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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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한 해의 끝자락입니다. 미술계는 축제의 열기가 식을 법도 한데, 동아시아의 두 도시에서 열리는 아트페어 덕분에 여전히 뜨겁습니다. 교토 ACK와 상하이 ART 021인데요. 두 페어는 지향하는 가치와 운영 방식이 극명하게 대비됩니다. 동아시아 미술 시장의 주요 흐름을 대표하는 두 페어의 매력을 지금부터 전해드립니다.

 

교토 ACK: '협업'과 '성찰'로 예술 무대를 확장하다

 

아트 컬래버레이션 교토(ACK) 2025. ⓒ ACK 


 교토에서 열리는 ‘아트 컬래버레이션 교토(ACK)’는 그 이름처럼 ‘협업’을 강력한 테마로 내세웁니다. 일본에 기반을 둔 호스트 갤러리가 해외 갤러리를 초청해 공동으로 하나의 부스를 꾸미는 독특한 방식을 취하는데요. 관람객은 이 협업의 연결고리를 찾아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공간 배치 역시 획일적인 구성을 탈피해 골목길 같은 변화를 줍니다. '여행하듯 살펴보는 재미'를 맛보게 하기 위해섭니다. 또 재생할 수 있는 나무 패널로 부스를 구성하는 사려 깊은 친환경적 철학도 돋보입니다.

 

ACK의 성찰적인 특성은 토크 프로그램에서도 두드러집니다. 이번 페어에서 큐레이터 야마시타 유카코가 발표한 핵심 주제는 '2050년 - 미래를 바라보다'인데요. 이와 관련해 < 삶의 미학 : 예술과 일상생활 >이라는 프로그램은 오사카 동양도자미술관 명예관장 데가와 테츠로, 베네수엘라 출신 셰프 산티아고 페르난데스, 시세이도와 불가리 브랜드 홍보대사 모리 히카리가 강연자로 나섭니다. 박물관장, 셰프, 패션계 인사의 이색적인 조합은 미술관 밖의 ‘대중 예술’을 주제로, AI의 발전 속에서 잊혀지기 쉬운 일상생활 속 미학을 일깨워보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담습니다.

 

이번 ACK에서 주목할 만한 전시는 큐레이션 전시입니다. 천년 고도라는 도시의 성격을 십분 활용해 전시장 밖에도 작품이 전시되는데요. 전시회장인 교토 국제회의장 주변의 사찰 등 도시 전체를 하나의 예술적인 무대로 확장하는 흐름입니다. < 공생: 예술과 공통의 기반(Symbiosis: Art and Common Grounds) >을 주제로, 공존과 협력이라는 개념에 집중합니다. 게스트 큐레이터 마틴 저먼과 기무라 코코로가 기획한 이 전시는 ACK의 '협력 정신'을 바탕으로 하는데요. 교토가 오랜 세월 동안 축적한 삶의 층위와 기억을 배경 삼아 다양한 형태의 지식, 관점, 정체성 간의 대화를 시도합니다. 이는 분리와 우월주의에 기반한 폭력이 지속되는 작금의 현실과 대조됩니다. 생태학적 개념인 '공생'을 통해 협력에 뿌리를 둔 새로운 세계관을 제시하는 셈이죠. 이 전시는 화이트 큐브의 한계를 넘어 ICC 교토의 역사적 맥락과 소통하며, ACK의 주제인 '2050년 미래'에 발맞춰 공존을 향한 미래의 길을 개척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또 교토의 성찰적인 분위기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갤러리의 작품들이 많이 전시되는데 한국에선 '조현화랑'이 참여합니다. 이배, 김택상, 이광호 작가와 보스코 소디(Bosco Sodi)의 작품들을 통해 동서의 미학과 물질의 사유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이번 전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부스 중 하나로 꼽힙니다.

 


상하이 ART 021: '글로벌 비전'으로 시장을 장악한다 


ART 021 SHANGHAI 2025. ⓒ ART 021


반면, 상하이에서 열리는 ‘ART 021’은 역동적인 시장의 활력을 느낄 수 있는 아트페어입니다. 페어명 '021'은 상하이의 지역번호인데요. 세계 최대 항구 도시이자 경제 중심지인만큼 '지역에 뿌리를 두고, 글로벌 비전을 갖는다(Rooted in the local, with a global vision)'라는 슬로건을 내세웁니다. 중국 본토의 막강한 구매력을 바탕으로 아시아 아트 마켓 전체를 장악하려는 야심이 엿보이고, 현대적이고 세련된 감각의 전시회 구성도 돋보입니다. 운영진 대부분 컬렉터 출신이어서 VIP 컬렉터들의 정확한 수요 파악이 강점입니다. 덕분에 ‘완판’ 갤러리가 속출하는 등 시장 열기가 높은 아트페어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전시는 스페셜 프로젝트 섹션에서 펼쳐지는 MTN 소속 인도네시아 신생 갤러리 조직(YOUNG GALLERIES ORGANIZATION BY MTN)입니다. D Gallerie, Nadi Gallery 등 8개의 인도네시아 신생 갤러리들을 대거 초청해 진행되는데요. 자카르타와 족자카르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최근 컬렉터 층이 급증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의 잠재력을 반영한 기획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번 섹션은 인도네시아 사회의 복잡성과 활기를 실험적인 방식으로 풀어내는 신세대 작가군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특정 작가 한 명보다 ‘새로운 흐름’ 자체를 조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동남아시아 신진 작가들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YOUNG GALLERIES ORGANIZATION BY MTN. ⓒ ART 021

 

 

색다른 두 페어의 매력, 당신의 선택은?


이처럼 2025년의 끝자락에 만나는 ACK와 ART 021은 이색적인 매력을 지녔습니다. 천년 고도 교토의 우아한 아름다움 속에서 2050년 미래에 대해 사유하는 시간, 경제 중심지 상하이의 역동성 속에서 막강한 구매력과 시장의 활기를 느껴보는 시간. 어느 쪽을 택하시겠어요? 11월 14일~16일 교토, 11월 13일~16일 상하이에서 진행됩니다. 동아시아 아트 페어의 열기는 한국으로 이어집니다. 11월 20일부터 23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리는 ‘인천아트쇼 2025’인데요. 아티피오도 이번 전시회에 참여해 소장품을 선보일 예정인데 데이비드 호크니와 아야코 록카쿠 작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올해 마지막 미술 축제를 한국에서도 함께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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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피오는 ART ‘예술’ + PIONEER ’선구자’라는 비전 아래 온라인에서 고품격 예술 콘텐츠와 아트테크를 체험할 수 있는 투명하고 안정적인 시스템을 제공하는 문화예술 플랫폼입니다. 누구나 아티피오를 통해 일상 속에서 미술을 향유하면서 안심하고 미술품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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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의 자회사로 출범한 아티피오는 미술품 수집의 대중화를 위한 아트 커뮤니티입니다. 국내 다양한 예술 애호가들과 함께 아트 컬렉팅을 시작해 볼 수 있는 미술품 분할 소유 플랫폼과 관련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