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우리가 매일 스쳐 지나지만, 제대로 바라본 적 없는‘거대한 여행지’입니다. 『서울 한 바퀴, 둘레길 여행』은 단순히 길을 걷는 안내서가 아니라, 서울을 새롭게 발견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책 속에는 20년 동안 전국을 누빈 여행 작가가 직접 발로 걸으며 담아낸 서울의 길, 풍경, 동네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성곽길에서는 천 년의 역사를, 숲길에서는 사계절의 변화를, 골목길에서는 오래된 로컬의 정취를 느낄 수 있지요. 멀리 가지 않아도,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우리가 사는 도시에서 가장 멋진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사실. 『서울 한 바퀴, 둘레길 여행』은 그 놀라운 발견을 가능하게 해줄 가장 친절한 동반자입니다.
최근 서울이라는 여행지가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 서울 걷기 여행책을 출간하신 소감이 어떠신지요?
우리가 늘 바라보던 서울이라는 도시가 오히려 외국에서 더 유명해진 느낌입니다. ‘서울이 이렇게 흥미로운 도시였나?’하며 소위 국 뽕이 차오르기도 합니다. 서울을 찾는 외국인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이곳에 살고 있는 우리는 이 도시를 여행지로써 진지하게 대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단지 익숙할 것 같다는 이유로 말이죠. 서울은 여행지로 보면 놀라운 풍경과 스토리를 품고 있는 도시입니다. 아 책을 통해서 많은 분이 새로운 시선으로 서울을 재발견하시길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K-팝, K-푸드 같이 K-둘레길도 한국을 대표하는 당당한 아이콘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서울만의 ‘걷기 여행’ 매력은 지방 도시나 해외 도시와 비교했을 때 어떤 차별점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압축성과 편리성 두 가지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서울은 거의 700년 동안 한반도의 중심이었습니다. 역사, 문화, 사람 등 로컬여행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그 어떤 지방보다 밀도 높게 압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도시를 이용하는데 이미 충분하게 숙달되어 있습니다. 해외여행같이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할 노력과 시간이 전혀 필요 없는 것이죠. 이런 압축성과 편리성은 여행에서도 극도의 효율성을 제공합니다. 전통시장에서 식사를 한 다음 한 시간 뒤에 아차산 정상 보루에 올라 도심 속 전망을 즐기고 한강 다리 위에 있는 라운지에서 노을과 함께 커피 한잔을 즐기는 일정을 불과 반나절 만에 소화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집 앞에서 역사와 만나고 숲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서울 걷기 여행의 가장 큰 차별점입니다.
세계적으로 500년이 넘도록 수도의 역할을 유지하고 있는 도시가 서울이 유일하다고 들었습니다. 아이들과 교과서보다 쉽고 재밌게 역사를 기억할 수 있는 코스가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한양도성 순성길을 추천합니다. 조선 건국과 함께 세워진 도성은 서울을 한 바퀴 둘러 싸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걸으며 “여기가 한성의 경계였구나.”하고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걸을 수 있습니다. 일부 성곽이 멸실된 구간에서는 희미한 단서를 따라가는 보물찾기 같은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성문 하나하나에 얽힌 이야기도 흥미로울 것이고, 남산, 북악산, 낙산, 인왕산을 오르내리며 서울의 전경까지 감상할 수 있어 ‘살아 있는 역사 교과서’ 같은 코스입니다.
작가님께서는 반려견과 둘레길 산책을 오랫동안 함께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더불어 책에서도 반려견과 걷기 좋은 둘레길을 따로 꼽아주셨는데요. 반려견과 둘레길을 동행하는 특별한 노하우나 팁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소형견들의 경우 선천적으로 슬개골이 좋지 않습니다. 따라서 계단이 많거나 경사가 험한 둘레길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냄새에 예민하고 흙과 잔디를 좋아하기 때문에 데크가 깔린 무장애숲길보다는 자연스러운 노지 숲길이 좋겠습니다. 서울둘레길 중 북한산 구간의 경우 반려견 출입이 제한된다는 것도 알고 계셔야 낭패를 피할 수 있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에 반려견 운반용 배낭을 미리 준비해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목줄을 짧게 잡고 아이들을 위해서 신선한 식수와 배변봉투도 잊지 않고 항시 휴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운영되는 훌륭한 둘레길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이 책을 보고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서울둘레길보다 규모는 작지만 너무 덜 알려져서 아까운 길이 있다면 추천해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이런 자치구의 둘레 길을 통틀어서 성저십리길이라 이름 붙였습니다. 옛날 한양 도성 밖 ‘십리들판’이라 불렸던 곳입니다. 한양도성을 중심으로 놓고 십 리(4km)의 원을 그려보면 강남을 제외하고 대략 현재 서울의 경계와 일치하게 됩니다. 이곳에서는 각 자치구 마다 숨어있는 보석 같은 둘레길들과 만나게 됩니다. 그중 배봉산 둘레길은 동대문구 휘경동에 있는 해발 100m 높이의 야산에 있습니다. 이곳에는 산허리를 따라 만들어진 3km 길이의 완벽한 데크길은 물론이고 한참을 머물고 싶은 멋진 숲속도서관도 자리잡고 있습니다. 과거 고구려의 보루가 위치했던 정상부는 그 높이에 비해서 뛰어난 360도 파노라마 전망을 자랑합니다. 산꼭대기까지 오르는 수고가 적으니 참 가성비 좋은 코스입니다.
책 속에 소개된 둘레길 주변 ‘야장 맛집’을 보고 반가웠습니다. 최근 야장을 방문해보면 세대 불문, 성별 불문, 정말 다양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명소라고 느껴지는데요. 젊은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아진 야장의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지나친 도시화에 대한 반작용이 아닐지 생각합니다. ‘야장’이라는 단어는 도시가 만들어내는 암묵적인 억압과 규칙에서 벗어나는 작은 해방감을 선사합니다. ‘난장’은 무절제함을 포함하지만 ‘야장’은 일종의 틈새공간이자 숨구멍 같은 역할입니다. 야장은 혼자 즐기기보다 여럿이서 함께 모여 경험합니다. 열린 공간에서 진행되는 식사와 술자리는 ‘우리가 잠시 이 도시에 틈을 냈다.’는 집단적인 카타르시스를 공유하게 해줍니다. 서울둘레길 주변에는 이렇게 도시의 규칙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 야장 맛집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코스를 완주했다는 성취감과 함께 이런 해방감도 한번 느껴보시면 좋겠습니다.
오랫동안 각지를 누비며 여행 작가로 활동하셨는데요. 작가님께 앞으로 또 어떤 여행이 예정되어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독자분들께 마지막 인사 부탁드립니다.
서울 둘레길에서 마주했던 ‘로컬’이라는 주제를 좀 더 깊게 파보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범위를 다른 도시들로 넓히고 로컬의 주제를 멋과 맛 같은 풍류로 집중해서 보면 꽤 재미있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울 한 바퀴, 둘레길 여행’을 통해서 많은 사람이 ‘멀리 가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여행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느끼셨으면 합니다. 이 책이 독자 여러분들의 일상 속 작은 여행길에 든든한 동반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서울 한 바퀴, 둘레길 여행
출판사 | 링크북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