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과 함께한 지구 반 바퀴 여행
『불편한 편의점』은 출간될 수 있을지를 걱정하던 이야기였습니다. 결국 독자들이 읽어 완성해준 이야기이고, 그 여정은 지금도 계속됩니다.
글 : 출판사 제공 사진 : 출판사 제공
2025.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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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은 한국에서만 170만 부가 팔리고, 이제는 한국을 넘어 전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베스트셀러이다. 『불편한 편의점』이 한국의 여러 도시에서 올해의 책에 선정되고 해외 여러 나라에서 번역 출간되면서 김호연 작가는 국내는 물론 해외의 수많은 행사에 초대되어 독자를 만나왔다. 2021년 여름부터 시작된 이 여정을 ‘불편한 편의점 북투어’라는 이름으로 기록해온 이가 있으니, 그는 이 모든 만남을 함께한 김호연 작가의 매니저이자 동거인이며 자신을 ‘북 프로모터’라고 소개하는 김미쇼이다. 20여 년간 뮤직 비즈니스 업계에서 음반과 공연을 기획하고 아티스트 프로모션을 해온 김미쇼 작가는 건강상의 문제로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떠나 있던 중 『불편한 편의점』으로 작가 인생의 대전환기를 마주한 김호연 작가의 대외 업무를 담당하기로 하고, ‘북 투어’의 진행자이자 목격자로서 ‘북 프로모터’라는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한다.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책과 처음 만났을 때의 감정, 기억하시나요?

2020년 11월 말이었습니다. 당시 『불편한 편의점』은 출간 계약을 하지 못한 채 표류 중인 작품이었고, 저는 그 초고를 읽었습니다. ‘아, 참 다정하구나……!’라고 생각하며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이 꼭 출간되기를 바랐습니다.

 

북 프로모터라는 직업은 아직 낯선 개념입니다. 이 일을 ‘직업’으로 삼겠다고 마음먹은 결정적인 순간이 있었나요?

이 세상에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듯 섭외 요청도 각양각색입니다. 도서관, 학교, 지자체, 미디어, 영화사와 드라마 제작사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김호연 작가에게 연락을 해왔습니다. 이처럼 많은 제안을 받은 것은 그저 감사한 일입니다. 그런데 한번은 작가와의 만남을 요청하는 메일에 ‘ㅋㅋ’가 쓰여 있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바로 그 순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고, 내가 김호연 작가의 북 프로모터로 나서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 책에는 암 수술, 번아웃, 실패의 경험도 솔직하게 담겨 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 무엇이 다시 걷게 만들었나요?

『불편한 편의점』 속에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인생은 문제 해결의 연속이다.” 김호연 작가 앞에 쌓인 문제들은 제가 하나하나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천만다행이었지요. 제가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가장 힘들 때 곁을 지켜준 사람이 김 작가였기에 드디어 저의 역량으로 보답할 수 있는 시간이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불편한 편의점』 북 투어에서 만난 수많은 독자 중, 지금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요?

저는 지금 폴란드에 있습니다. 대한민국과 폴란드 수교 35주년을 맞아 양국에서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2025 바르샤바 국제 도서전(Warsaw International Book Fair)’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초청된 것도 그중 하나입니다. 신경숙, 정보라, 박상영 작가님을 비롯한 많은 한국 작가님들이 도서전을 찾았고, 저도 김호연 작가와 함께 참석 중입니다. 다른 많은 행사처럼 김호연 작가와의 만남도 대성황을 이뤘고, 이어진 사인회는 300명 이상이 줄을 서 3시간 가까이 진행되었습니다. 나중에는 주최 측 요청으로 한 사람에 한 권씩만 사인해야 했습니다. 폴란드 독자들의 뜨거운 성원을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ZNAK 출판사가 준비한 폴란드어판 『불편한 편의점』 시리즈는 수백 권이 현장에서 완판되었습니다. 

사인회 중 한 독자가 부끄러운 표정으로 김호연 작가 앞에 와 메모지에 꾹꾹 눌러 쓴 한국어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그 내용을 경쾌한 소리로 읽던 김 작가도, 옆에서 행사를 돕던 저도, 안전 관리를 하던 한국문화원 관계자들도 모두 깜짝 놀라 잠시 멍하게 서 있었습니다. 그 독자는 우크라이나에서 폴란드로 와 정착한 난민이라고 자신을 소개했고, 『불편한 편의점』을 읽으며 마음의 안식을 얻었다고 했습니다. 지난해 말 우크라이나의 한 출판사와 『불편한 편의점』 출간 계약을 맺었습니다. 우리는 그녀에게 곧 조국의 언어로 이 책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작가와 독자가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미소를 나누었습니다. 그들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해 보였던 건 제 눈물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순간들을 목격하는 것이야말로 북 프로모터의 보람 중 하나입니다.

 

김호연 작가와 동료이자 파트너로 함께 일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지켜야 하는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동안 저는 주로 뮤지션들과 일을 해왔고, 미술과 문학, 무용, 연기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과 협업하며 그들에게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를 배웠습니다. 그리고 한집에 함께 살더라도 서로 모든 것을 공유하고 나눠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김호연 작가와 저는 각자 독립적인 개체이고, 스스로 해내려는 욕망도 강합니다. 서로에게 울타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무척 넓게 펼쳐져 있으며, 서로를 하나의 울타리에 가두지 않습니다.

 

이 책은 단지 한 권의 책을 알리는 여정이 아니라, 한국문학의 세계 진출 과정을 담은 ‘현장 기록’이기도 합니다. 이 여정을 통해 깨달은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무엇인가요?

저와 김호연 작가는 『불편한 편의점』을 ‘편편님’이라는 별칭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마치 발이라도 달린 것처럼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독자들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불편한 편의점』과 그에 관한 모든 현상을 ‘편편님’이라 지칭하기로 한 것이죠. 덕분에 한 발짝 떨어진 객관적 시선으로 『불편한 편의점』과 김 작가, 세계의 독자들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은 물론 작가입니다. 그 이야기를 출판사가 책이라는 물성으로 세상에 내놓습니다. 그리고 출판 에이전시가 해외의 출판사들을 연결해 각국의 언어로 세계의 독자들을 만납니다. 그렇게 하나의 이야기는 책이 되어 독자와 만남으로써 비로소 완성됩니다.

『불편한 편의점』을 펴낸 출판사 ‘나무옆의자’는 당시 직원이 네 명뿐인 작은 회사였습니다. 출간 시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할 수 없었고, 작품에 특별한 관심을 보인 언론도 없었으며,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은 책은 더더욱 아니었지요. 오로지 독자들의 입소문만으로 오늘과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이따금 김호연 작가에게 “밀리언셀러가 될 것을 예상했냐”는 질문을 건네는 분들이 있습니다. 『불편한 편의점』은 출간될 수 있을지를 걱정하던 이야기였습니다. 결국 독자들이 읽어 완성해준 이야기이고, 그 여정은 지금도 계속됩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해보고 싶으신가요? ‘책’과 ‘사람’을 이어주는 ‘북 프로모터 김미쇼’의 다음 여정이 궁금합니다.

우선 다음 여정은 브라질입니다. 6월에 열릴 리우 북 비엔날레와 상파울루 문학 심포지엄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물론 ‘편편님’과 함께하는 여정입니다. 30시간 이상의 비행, 남미로의 출장은 김 작가도 저도 태어나 처음이기에 설레고 두렵습니다. 한편으로 개인적 욕망도 불타오릅니다. 저는 커피덕후입니다. 세계적인 커피 산지 브라질에 발을 디딘다는 것은 저에게 성지순례와도 같습니다. 맛있고 좋은 원두를 많이 맛보고 느끼고 싶습니다.

브라질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면 김호연 작가의 여덟 번째 장편소설 집필을 위한 여러 일들을 서포트하게 될 것입니다. 작가 홀로 집필할 공간도 물색해야 하고, 계약과 관련한 내용들도 살펴야 합니다.

그렇게 김호연 작가의 북 프로모터 김미쇼의 역할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더불어 독자님들에게 이번 북 투어에서 들려드리지 못한 많은 이야기, 새로운 이야기 역시 차곡차곡 기록해둘 예정입니다. 독자님들이 궁금해하신다면 북 투어의 두 번째 이야기도 언젠가 세상에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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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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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4202

2025.06.25

편편님, 이라는 다정한 애칭이 인상적이네요. 불편한 편의점이 한국을 넘어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다니!! 축하하고 응원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불편한 편의점 모티브가 됐다는 그 편의점도 일부러 찾아가 보곤 합니다. 따뜻한 공간이었어요. 주변의 작은 소재들을 놓치지 않고 이야기로 풀어낸 김호연 작가님의 마음과 닮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미쇼님의 시선으로 담아낸 불편한 편의점 이야기도 무척 궁금합니다.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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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2025.06.25

편편님 세계관으로 떠나는여행!! 가방싸놓고 출발일정 기다리고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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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un1016

2025.06.24

불편한 편의점팬으로서 완전기대 됩니다!!!
빨리 읽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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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