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여다 보면 들리는 너의 목소리, 오모리와 아무리 이야기
“아무리” 노력해도 같이 살기 어려운 인물을 떠올리다가 문어를 생각했어요. “아무리”와 비슷한 발음인데 문어 같기도 한 이름이 없을까 고민했지요. 오므라드는 다리를 떠오르게 하고 약간 귀여운 발음이기도 한 “오모리”가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글 : 출판사 제공 사진 : 출판사 제공
2025.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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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최민지의 일곱 번째 그림책 『오모리가 아무리』가 출간되었다. 데뷔 후 해마다 작품을 발표하며 우리에게 기쁨을 선사해 온 작가가 1년여의 방학을 보내고 돌아왔다. 하나부터 열까지 서로 다른 오모리와 아무리의 이야기를 만나 보자. 


 

『오모리가 아무리』는 매년 작품을 발표하시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휴식기를 갖고 출간한 책입니다새 책을 출간하신 소감이 조금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어떠신가요?

저는 늘 책을 얼른 내고 싶다는 마음으로 지내는 것 같아요.(웃음) 책이 오랜만에 나와서 반갑고 기뻐요. 편집자와 디자이너 덕에 책이 근사하게 나온 것 같아 마음에 들고요. 한편으로는 작업 과정이 재밌었어서 출간된 책을 받기 전부터 만족감으로 지내고 있었답니다. 

 

그간의 작품에서도 캐릭터끼리 상호작용하는 모습이 있었지만중심을 잡는 주인공이 둘인 이야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이야기의 시작점이 궁금합니다

이 책은 지금의 저와 가장 가까운 이야기예요. 편집자님이 약속했던 이전의 원고가 아닌 지금 새로 작업한 이야기로 교체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저의 화두는 다른 사람과 같이 살 수 있을까? 인데요. 나와는 아주 다른 존재와 같이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생각하며 쓰고 그렸습니다. 문어랑 같이 사는 것처럼 불편하고 재밌을 것 같았어요.

 

오모리와 아무리’, 주인공들의 이름 또한 독특한데요비슷한 듯 다른 말을 부여한 이유가 있으실 것 같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같이 살기 어려운 인물을 떠올리다가 문어를 생각했어요. “아무리”와 비슷한 발음인데 문어 같기도 한 이름이 없을까 고민했지요. 오므라드는 다리를 떠오르게 하고 약간 귀여운 발음이기도 한 “오모리”가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리는 처음에는 주인공 이름이 아니었는데요. 주인공에게도 이름이 있어야 짝꿍의 의미가 선명해질 것 같아서 붙였어요. 아무리와 오모리. 잘 지은 것 같아요.

 

데뷔작 『문어 목욕탕』에 이어 문어가 등장하는 두 번째 책인데요특별히 문어를 주인공으로 하신 이유가 있을까요캐릭터들을 설정할 때 가장 집중하신 지점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문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첫 책 『문어 목욕탕』을 내고 문어를 좋아하냐는 질문에 매번 그렇게 답했는데요. 이제는 인정해야겠네요. 저는 문어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두 번이나 주인공으로 그렸으니까 좋아하는 게 맞겠지요. 문어는 나와 아주 다른 존재처럼 느껴져요. 낯설고, 잘 모르겠고, 아주 멀리 살고 있는 존재요. 그래서 더 알고 싶고 궁금해요. 다리가 많아서 신비롭고, 수영도 하고 걸어도 다니고 먹물 뿜는 것도 매력적이고. 어떻게 저렇게 특별하지 싶어요. 말하다 보니까 진짜 좋아하는 것 같아요. 캐릭터를 만들 때는 오모리 엄청 귀여웠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주인공 아이 아무리는 오모리가 자신보다 다른 친구들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 서운해합니다문어 오모리는 정확히 그렇다고 한 적은 없지만 아무리가 자신의 마음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 듯하고요서로의 마음을 몰라서 관계가 어려워질 때가 있습니다작가님은 그럴 때 어떻게 풀어 나가셨나요

아무리는 다른 친구들과 노는 오모리를 보며 생각해요. 오모리는 내가 없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요. 혼자 생각하면 관계가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내 마음을 말하고 상대의 마음을 물어야 하는데, 그게 늘 어려워요. 이야기의 결말을 고민하면서 저를 자꾸 돌아보게 됐어요. 갈등 상황에서 내 감정을 표현하고,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려고 애썼던 순간들이 떠올랐어요. 그러자 오모리의 말을 들으러 가고 싶어졌어요. 

저는 갈등을 잘 풀어 가는 편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갈등이 너무 싫어서 피하려고 했던 적이 많았고요. 하지만 갈등은 피할 수 없다는 걸 이제는 알아요. 아무리가 오모리에게 너 문어면 다냐! 화를 내기도 하고 오모리 말을 들으러 뛰어드는 것처럼 짝꿍이 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요.

 

작가님은 오모리와 아무리’ 중에 누구와 더 닮으셨나요세상의 오모리와 아무리에게 건네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아무리가 저라고 생각했어요. 혼자 많이 생각하고, 말은 잘 못하지만 마음은 복잡한 아무리요. 그런데 작업하는 동안 오모리의 마음으로 자꾸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환대받는 곳에 와서 얼마나 좋을까. 아무리가 떠나고 혼자 있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저는 조금 오모리고 약간 아무리인 것 같아요. 짝꿍을 찾는 오모리와 짝꿍과 잘 지내고 싶은 아무리 모두 화이팅!

 

앞으로 들려주실 이야기도 무척 기대됩니다이후 계획과 독자 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저는 그림책 만드는 일이 정말 좋아요. 독자들이 있어서, 계속 그림책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감사합니다. 제가 가진 가장 좋은 것을 보내는 마음으로, 잘 고르고 돌보고 다듬어 성실하게 전해 드릴게요.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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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