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항 작가
목표한 구속에 도달하기 위해, 반드시 경기 전날 뼈 있는 치킨을 먹고 규칙대로 훈련을 하고 심지어 걸레가 된 수건에 얼굴을 닦는…… 이렇게까지 루틴에 미친 주인공 보신 적 있으신가요?
여기 중학생 여자 야구선수 희수는 고등학교에 가서도 야구를 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자신의 주특기인 강속구가 모자란다고 느끼기 때문인데요. 불안한 마음이 들 때마다 강박적으로 루틴을 지키려고 합니다. 그러나 마음처럼만 될까요. 루틴은 깨지고 어깨에 치명적인 부상까지 입게 됩니다. 그럼에도 야구를 그만두고 싶지 않은 희수. 과연 어떻게 될까요?
매 경기 승패가 나뉘는 스포츠와 입학과 불합격으로 나뉘는 입시 속에서 우리는 종종 결과만을 생각하곤 합니다. 『너의 모든 공이 좋아!』는 야구 소설인 동시에 꿈에 관한 소설입니다. 야구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주인공이 승패와 상관없이 자신의 마음을 바로 보려는 이야기니까요. 무언가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앞으로 좋아할 세상의 모든 아이들과 청소년에게 큰 응원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너의 모든 공이 좋아!』는 어떤 이야기인가요? 간단히 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이번에 『너의 모든 공이 좋아!』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뵙게 된 이민항입니다. 이번 작품은 야구를 소재로 하여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의욕 충만한 소녀와 그런 소녀와 배터리를 이루게 된 무기력한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누구나 세상에서 잘하고 싶거나 잘하는 일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런 일을 갑자기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누군가는 이를 강행 돌파하려 할 것이고 누군가는 돌아가는 길을 택하겠지요. 『너의 모든 공이 좋아!』는 각자 방법은 달라도 결국엔 어떻게 좌절을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는지를 명랑한 필체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마침 프로야구 시즌이 시작되었는데요. 야구를 좋아하시나요?
야구를 좋아하기는 하는데 제가 응원하는 팀은 성적이 그리 좋지 못하다는 나름의 징크스가 있어요. 어릴 적 제가 응원하던 야구팀은 만년 꼴찌팀이었습니다. 그래도 몇 년 뒤에는 우승을 차지했고 그때의 기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어요. 그 뒤 그 팀은 응원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하는 것 같아서 15년 전에 응원팀을 바꾸었는데…. 작품에 실명으로 등장하지는 않지만 제가 실제로 응원하는 팀이 어느 팀인지는 야구를 조금 아시는 분들이라면 유추가 가능할 거로 생각합니다. 이쯤이면 제가 응원해서 꼴찌를 하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드네요.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야구만의 매력이 무엇일까요?
스포츠를 잘하지는 못해도 보는 건 종목을 가리지 않고 좋아합니다. 스포츠에 보는 재미도 있다는 걸 처음 알려준 게 바로 야구예요. 야구에는 여러 숫자와 기록들이 존재하는데 이들을 분석하고 경기 방향을 유추하는 게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그런데 가끔 이러한 정해진 기록이 틀어지는 때에 승패가 갈리기도 합니다. 무명의 투수가 나와 호투를 펼치거나 타율이 안 좋은 타자가 대타로 나와 역전 홈런을 날리는 경우처럼요. 제가 생각하는 야구의 매력은 이러한 체계성에서 나오는 의외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야구에 푹 빠진 희수처럼, 작가님께서도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몰두했던 순간이 있을까요?
저는 전자공학을 전공했고, 이와 관련해서 사회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에 어찌 보면 글 쓰는 일과는 전혀 무관한 일을 해왔어요. 그래서인지 몰두하지 않으면 문장이나 이야기가 잘 나오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도 이야기를 짓는 순간만큼은 주위의 모든 걸 잊을 정도로 행복합니다.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스스로 느리게 걸어가는 중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매 순간 매 작품마다 좋은 이야기를 만들려고 몰두하고 있습니다.
작가님을 닮은 인물은 누구일까요? 혹은 남달리 애정하는 인물이 있다면요?
작품 안에 딱히 누구다!하고 닮은 인물은 없습니다. 저의 일부만 투영한 인물도 있고, 타인을 관찰하거나 주변에 없는 아예 새로 만들어진 인물도 있어요. 그래도 애착이 가는 인물을 하나 꼽자면 대윤을 꼽고 싶습니다. 위에서 말했듯 저는 회사원으로 은퇴할 줄 알았지 중간에 작가가 될 줄은 전혀 몰랐어요. 마치 야구선수를 꿈꾸었지만, 피아니스트로 진로를 바꾼 대윤처럼 말이죠. 사실 대윤이란 이름에도 비밀이 있는데 오래전 제가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여 힘들어하던 시기에 제게 잘해줬던 맞선임병의 이름을 그대로 따왔습니다. 야구를 좋아하진 않았지만, 성격은 무던하니 비슷했어요. 비록 제대 이후 연락은 끊어졌지만, 그때의 감사함을 이런 식으로나마 전할 수 있게 되어 뿌듯합니다.
『너의 모든 공이 좋아!』는 중학생 야구소녀가 등장하는 스포츠 소설인 동시에 꿈과 진로에 대한 이야기로도 느껴져요. 무언가를 좋아하고 몰두하며 세상으로 나아갈 청소년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우리는 성공이나 목표 달성에 대한 의미를 너무 첨예하고 가혹하게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성공의 범위는 이 정도뿐이다. 그러기 위해 남들보다 먼저, 더 많이, 움직이고 공부해라. 그런데 그렇게 하면 목표는 너무 멀리 있다고 여겨지고 가다가 금방 지치기 마련이에요. 요즘은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도 각종 정보가 넘쳐나기 때문에 시작하기도 전에 지레짐작으로 혹은 질려서 포기하는 경우도 많아요. 이런 부분을 상당히 안타깝게 생각했습니다. 희수가 처음부터 반드시 프로야구 선수가 될 거라며 피나는 노력을 하며 분투하는 이야기였다면 다른 스포츠를 다룬 이야기들과 비슷했으리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는 청소년들에게 그런 비장함을 강요하고 싶지 않아요. 청소년 시기는 여러 선택지와 가능성, 그리고 주저하지 않는 시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자. 일단 해보자. 끝을 정해놓지 말고 가보자. 그렇게 끝까지 가서 성공이라고 생각하면 좋은 거고, 실패라고 생각되어도 반드시 뭔가 남는 게 있다. 그리고 성공이든 실패든 끝에서는 어떠한 새로운 길이 열린다. 저는 이번 작품을 통해 그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작가님의 열렬한 팬으로서 다음 작품이 기다려집니다. 구상 중이신 소설이 있다면 살짝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저의 열렬한 팬이라니 반갑습니다! 소설에 대한 구상은 매일매일 여러 가지를 합니다. 약간의 밑작업 같은 건데요. 마치 농부처럼 조금씩 씨를 뿌리고 싹을 틔우다 서로 접을 붙이기도 하고 뽑아버리기도 하는 게 일상입니다. 그러다 묘목으로 자라면 옮겨 심어 크게 키우는 것이지요. 예전에 어느 분께서 저는 글 속에 저만의 스타일이 드러나지 않는 게 장점이라고 하시더군요. 작품마다 전부 다른 사람이 쓴 것처럼 다르다고요. 최고의 칭찬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많은 이야기를 다양한 각도로 다룰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지금 집필하고 있는 작품은 시를 쓰려는 소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좋은 시 선생님을 만나 서로 교류하고 점차 성장하지만, 곧 소녀의 삶을 뒤흔들만한 일이 발생합니다. 다만 제가 시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한 내적 감정이나 디테일한 정서를 표현하는 데 애를 먹는 중입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스케일이 큰 SF 작품도 쓰고 싶습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너의 모든 공이 좋아!
출판사 | 다른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varshni
2025.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