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보원 작가의 책장
강보원 작가가 요즘 애정하는 『오늘날의 애니미즘』, 『예술과 문화』, 『늦여름』, 『나선형 상상력 – 헤이세이 일본 문학의 문제군』, 『물듦 – 상호감염의 미학』.
글 : 강보원
2025.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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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애니미즘』
오쿠노 카츠미, 시미즈 다카시 저/차은정, 김수경 역 | 포도밭출판사


이번 글에서 소개할 책들은 모두 내 책장에 있지만 내가 아직 읽지는 않은, 그렇지만 당연히 읽고 싶고 애정하는 책들이다. 『오늘날의 애니미즘』을 산 이유는 정말로 우리에게(그리고 특히 나에게) 나무나 돌 같은 것들과 연결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솔직히 내가 왜 아직도 이 책을 안 읽었는지 나 자신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냥 그렇게 모르겠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정말 애니미즘이 아니면 안 될 것만 같다.



 

『예술과 문화』

클레멘트 그린버그 저/조주연 역 | 경성대학교출판부


최근에는 미술 분야의 책들을 많이 읽었다. 매체 개념에 관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책들을 읽었는데 결국은 그린버그를 한 번은 읽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샀다. 잠깐 훑어보았는데 글을 참 잘 쓴다는 것이 곧바로 느껴졌고, 그래서인지 이 사람이 하는 말이라면 무슨 말이라도 믿고 싶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러면 안 되겠지만.

 


『늦여름』

호리 다쓰오 저/안민희 역 |  북노마드


이 책은 (이제 막) 지난 겨울 강릉에 여행을 가서 샀다.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에서 마침 <벌집의 정령>을 상영하고 있어서 그 영화를 본 뒤 근처의 독립 서점에 들렀다. 밤이었고, 눈이 펑펑 오고 있었고, 술도 함께 파는 서점이어서 위스키도 한 잔 마셨다. 서점에 왔으니 책도 한 권 사야지 싶어서 이런저런 책들을 보다가 이 책이 갑자기 눈에 들어왔다. 이유는 모른다. 책을 펼치고 잠깐 훑어봤는데, ‘날 읽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나선형 상상력 – 헤이세이 일본 문학의 문제군』

후쿠시마 료타 저/안지영 역 | 리시올


『인간의 제로는 뼈』를 읽고 마이조 오타로에 완전히 빠져버렸는데 이 책에 마이조 오타로를 다룬 글이 있다고 해서 바로 샀다. 아직 안 읽은 이유는 마이조 오타로 책들을 먼저 읽고 나서 이 책을 읽으려고 했는데 절판된 마이조 오타로 책들을 아직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듦 – 상호감염의 미학』

유운성 저 | 미디어버스


사실 이 책은 내 책장에 있지는 않다. 하지만 오고 있는 중이다…… 나는 일반적으로 하나의 형식이란 주체로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령 은유라는 형식은 소위 말하는 ‘가능충’이다. 이 친구는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대상이 동등하게 교환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형식으로서의 아이러니는 대책없는 상황 속에서도 아무튼 좋은 점이 있다고 우기고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는 친구다. 유운성 평론가가 이 책에서 소개하는 친구는 ‘자유간접화법’이다(왜 나는 진작 이 친구에게 말을 걸어보지 않았을까!). 한시라도 빨리 이 친구가 무슨 생각을 하며 지내는지 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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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애니미즘

<오쿠노 카츠미>,<시미즈 다카시> 저/<차은정>,<김수경> 역

출판사 | 포도밭출판사

예술과 문화

<클레먼트 그린버그> 저/<조주연> 역

출판사 | 경성대학교출판부

늦여름

<호리 다쓰오> 저/<안민희> 역

출판사 | 북노마드

물듦

<유운성>

출판사 | 미디어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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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보원

시와 평론 등의 글을 쓴다. 시집 『완벽한 개업 축하 시』, 산문집 『에세이의 준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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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노 카츠미

일본의 인류학자. 1962년 규슈 북서부의 사가현(佐賀?)에서 태어났으며, 1998년 히토쓰바시대학(一橋大?)에서 「재앙의 설명과 재앙에 대한 대처: 보르네오 섬 카리스 사회에서 정령, 독약, 흑마술(災いの?明と災いへの??─ボルネオ島カリス社?における精?, 毒?, 邪術)」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릿교대학(立?大?) 이문화커뮤니케이션 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대학 재학 중 멕시코 원주민 사회를 방문하고, 북아시아, 동남아시아, 멜라네시아, 유럽 등지를 떠돌아다닌 후 방글라데시에서 잠시 승려 생활을 했다. 보르네오 섬의 화전 경작민인 카리스 부족에 관한 박사학위 논문을 작성한 이래 지금까지 카리스 족과 더불어 수렵 채집민인 푸난 족에 관한 현지 연구를 계속해왔다. 그는 또한 다자연주의, 다종인류학에 기반한 일본 인류학의 새로운 전망을 모색하며 저술, 번역, 대중 세미나, 잡지 발간 등의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일본에서 존재론적 인류학을 대표하는 인류학자 중 한 사람이다. 주요 저서로는 『사람과 동물, 흥정의 민족지(人と動物, ?け引きの民族誌)』(2011), 『고마움도 미안함도 필요 없는 숲의 사람들과 살아가며 인류학자가 생각한 것(ありがとうもごめんなさいもいらない森の民と暮らして人類?者が考えたこと)』(2018), 『사물도 돌도 죽은 자도 살아있는 세계의 사람들에게 인류학자가 배운 것(モノも石も死者も生きている世界の民から人類?者が?わったこと)』(2020)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