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애니미즘』
오쿠노 카츠미, 시미즈 다카시 저/차은정, 김수경 역 | 포도밭출판사
이번 글에서 소개할 책들은 모두 내 책장에 있지만 내가 아직 읽지는 않은, 그렇지만 당연히 읽고 싶고 애정하는 책들이다. 『오늘날의 애니미즘』을 산 이유는 정말로 우리에게(그리고 특히 나에게) 나무나 돌 같은 것들과 연결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솔직히 내가 왜 아직도 이 책을 안 읽었는지 나 자신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냥 그렇게 모르겠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정말 애니미즘이 아니면 안 될 것만 같다.
클레멘트 그린버그 저/조주연 역 | 경성대학교출판부
최근에는 미술 분야의 책들을 많이 읽었다. 매체 개념에 관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책들을 읽었는데 결국은 그린버그를 한 번은 읽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샀다. 잠깐 훑어보았는데 글을 참 잘 쓴다는 것이 곧바로 느껴졌고, 그래서인지 이 사람이 하는 말이라면 무슨 말이라도 믿고 싶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러면 안 되겠지만.
호리 다쓰오 저/안민희 역 | 북노마드
이 책은 (이제 막) 지난 겨울 강릉에 여행을 가서 샀다.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에서 마침 <벌집의 정령>을 상영하고 있어서 그 영화를 본 뒤 근처의 독립 서점에 들렀다. 밤이었고, 눈이 펑펑 오고 있었고, 술도 함께 파는 서점이어서 위스키도 한 잔 마셨다. 서점에 왔으니 책도 한 권 사야지 싶어서 이런저런 책들을 보다가 이 책이 갑자기 눈에 들어왔다. 이유는 모른다. 책을 펼치고 잠깐 훑어봤는데, ‘날 읽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나선형 상상력 – 헤이세이 일본 문학의 문제군』
후쿠시마 료타 저/안지영 역 | 리시올
『인간의 제로는 뼈』를 읽고 마이조 오타로에 완전히 빠져버렸는데 이 책에 마이조 오타로를 다룬 글이 있다고 해서 바로 샀다. 아직 안 읽은 이유는 마이조 오타로 책들을 먼저 읽고 나서 이 책을 읽으려고 했는데 절판된 마이조 오타로 책들을 아직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운성 저 | 미디어버스
사실 이 책은 내 책장에 있지는 않다. 하지만 오고 있는 중이다…… 나는 일반적으로 하나의 형식이란 주체로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령 은유라는 형식은 소위 말하는 ‘가능충’이다. 이 친구는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대상이 동등하게 교환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형식으로서의 아이러니는 대책없는 상황 속에서도 아무튼 좋은 점이 있다고 우기고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는 친구다. 유운성 평론가가 이 책에서 소개하는 친구는 ‘자유간접화법’이다(왜 나는 진작 이 친구에게 말을 걸어보지 않았을까!). 한시라도 빨리 이 친구가 무슨 생각을 하며 지내는지 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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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보원
시와 평론 등의 글을 쓴다. 시집 『완벽한 개업 축하 시』, 산문집 『에세이의 준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