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디스토피아 SF가 현실에 그림자를 드리울 때
허구의 이야기들은 실제로 우리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고, 우리는 온전하게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그것들의 가능성과 위험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글 : 출판사 제공 사진 : 출판사 제공
2025.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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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 아이돌 스타들의 치열한 생존 전투를 그린 듀나의 연작소설. 적사병으로 디스토피아가 된 대한민국에 새로운 대중문화이자 사회 운영체제로 자리 잡은 살상 병기 아이돌의 세계를 그린다. 총 6편의 소설 「아퀼라의 그림자」, 「마지막 테스트」, 「캘리번」, 「아레나」, 「모두가 세니를 사랑했다」, 「글로우의 영광」이 수록되어 있다. 매력적인 등장인물, 정교하게 설계된 근미래 디스토피아, 낯선 설정과 친숙한 소재의 능수능란한 조화, 듀나 특유의 위트와 지성이 담긴 문장들을 통해, 데뷔 30년이란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새로운 이야기가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고 나누어야 할 화두로서 던져진다.

 




『아퀼라의 그림자』는 『이웃집 슈퍼히어로』에 실린 단편 「아퀼라의 그림자」에서 확장된 이야기라고 하셨어요. 각각의 소설이 서사적으로 촘촘하게 연결되는데요, 어떻게 이야기를 넓혀갔는지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그냥 단편 하나로 끝낼 계획이었습니다. 「아퀼라의 그림자」는 사실 그렇게 읽는 게 더 잘 먹히고요. 하지만 계속 단편 의뢰를 받고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르자 이 세계를 조금 더 확장해도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큰 계획 없이 게으르게 세계를 조금씩 넓혀갔어요. 마지막 단편 내용만 대충 정해놓고요. 

 

이야기에 아이돌 브이로그, 팬픽 등 덕질 요소들이 반영되어 있고, 인기 K팝 아이돌과 기획사와의 실제 사건이 연상되는 갈등이 다뤄지기도 해요. 작가님도 ‘덕질’을 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아이돌 세계를 그리기 위해 따로 취재를 하셨나요?

전 ‘잡덕’인데. 그래도 10년 넘게 레드벨벳 팬입니다. 그리고 함수(f(x)) 팬이고요. 대체로 SM 여성 그룹에 약한 구석이 있는 거 같습니다. 

취재는 하지 않았습니다. 해서도 안 되었고요. 결국 다른 세계를 다룬 다른 이야기이고, 그 세계의 자체 논리를 세우는 것이 더 중요했거든요. 실제 세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해도 이야기 속 세계가 실제 세계의 은유로만 존재해서는 안 되었습니다. 그러면 모든 게 망가져 버리니까요. 

 

팬픽은 기본적으로 팬심을 바탕으로 한 허구이지만 『아퀼라의 그림자』에서 팬픽은 더 큰 역할과 의미가 있습니다. 히어로가 팬픽 캐릭터를 따라 하기도 하고, 팬픽이 히어로의 계획을 예측하기도 하죠. 그런 식으로 현실과 허구의 경계가 무너지고, 그것이 다시 『아퀼라의 그림자』가 되면서 하나의 메타픽션이 되었습니다. 이 소설에서 팬픽을 이렇게 중요하게 다루신 이유가 무엇인지요?

이야기꾼으로서 원래부터 이야기라는 것의 기능과 존재 방식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이야기 자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점점 중요해졌습니다. 우린 소위 탈진실이라는 단어가 당연한 듯 쓰이는 시대를 살고 있으니까요. 지난 대선 결과도 아이돌판에나 있을 법한 망상적 스토리텔링의 산물이었지요. 그리고 그건 더 이상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허구의 이야기들은 실제로 우리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고, 우리는 온전하게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그것들의 가능성과 위험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팬픽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하라고 한다면, 전 허구의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팬픽을 몇 편 썼고 종종 읽기도 하지만 아이돌 팬픽은 작업을 위해 거의 의무감으로만 읽었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들은 제 취향이 아닌 거 같습니다. 일단 전 연애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읽지 않아요. 무엇보다 전 그렇게 열심히 사람들을 엮고 싶지 않습니다. 

 

『아퀼라의 그림자』에는 히어로들, 운영팀, 악당 등 많은 인물이 등장합니다. 주요 인물은 몇으로 꼽을 수 있겠지만, 이 중 작가님께서 가장 애정을 느끼는 캐릭터가 있을까요? 역시 등장인물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1세대 아이돌 ‘세니’일까요? 만약, 그렇다면 세니는 실제 아이돌 중 누군가를 모델로 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전 제가 만든 캐릭터에 애정을 주면서 작업하지는 않습니다. 그건 저에게 너무 이상하게 느껴져요. 많은 로맨스 소설 작가들이 자신이 사랑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고 진짜로 애정을 쏟아붓는데… 저기요. 그건 너무 근친상간적이 아닌가요. 전 캐릭터들에게 나쁜 부모는 될 수 있는데 변태 부모는 못 되겠습니다. 

그와 별도로 세니를 사랑받는 존재로 그리는 건 중요했습니다. 그래야 이야기가 되니까요. 하지만 여기서 세니는 대부분 다른 사람들의 추억을 통해 그려지니, 실제로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죠. 

구체적인 특정 아이돌을 모델로 삼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면 작업을 할 수가 없어요. 제 이야기에 들어오려면 다들 어느 정도 듀나 캐릭터스러워야 하는데요. 외모 레퍼런스도 거의 쓰지 않았습니다. 특히 세니는 제가 얼굴을 몰라야 했어요. 각자의 세니가 따로 있으니까요.

 

「캘리번」이라는 작품을 읽은 한 독자 리뷰를 보면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 웰스의 『우주전쟁』,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와 같은 고전의 흔적이 엿보인다는 말이 있어요. 결국 이 연작소설 전체에 해당이 되는데요, 혹시 이를 의도하셨는지요?

모든 소설은 과거 작품들의 레퍼런스에 기반을 두고 있고 장르 소설은 더욱 그렇지요. 이건 그렇게 특별한 무언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웰스의 존재를 무시하고 시간여행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요?) 하지만 포의 「붉은 죽음의 가면」의 프로스페로를 『템페스트』의 프로스페로와 연결 지으면서 약간의 재미는 느꼈던 거 같습니다. 그러는 동안 단편 하나가 나왔으니 그 재미는 생산적이기도 했어요.

 

『아퀼라의 그림자』를 집필하시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요?

위에서 이미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쓰는 이야기가 실제 세계의 은유로만 존재하는 걸 막는 것이었어요. 최근에 현실 세계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이 제가 쓴 이야기들에 수상쩍을 정도로 가까워지고 있다면 더더욱 그래야 했고요. 제가 성공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소설의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모르겠네요. NJZ 파이팅?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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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슈퍼히어로

<김보영> 편/<김보영>,<좌백>,<듀나>,<진산>,<김이환>,<dcdc>,<김수륜>,<이수현>,<이서영> 공저

출판사 | 황금가지

템페스트

<윌리엄 셰익스피어> 저/<이경식> 역

출판사 | 문학동네

우주전쟁

<허버트 조지 웰스> 저/<임종기> 역

출판사 | 책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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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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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셰익스피어

영국 최고의 시인이자 극작가이다. 1564년 4월 23일 존(John) 셰익스피어와 메리 아든(Mary Arden) 사이에서 태어났다. 셰익스피어는 아름다운 숲과 계곡으로 둘러싸인 인구 2,000명 정도의 작은 마을 영국 잉글랜드 워릭셔주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에서 존 부부의 첫아들로, 8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고, 이곳에서 학교를 다녔다. 셰익스피어는 주로 성경과 고전을 통해 읽기와 쓰기를 배웠고, 라틴어 격언도 암송하곤 했다. 셰익스피어는 11살에 입학한 문법학교에서 문법, 논리학, 수사학, 문학 등을 배웠는데, 특히 성경과 더불어 오비디우스의 『변신』은 셰익스피어에게 상상력의 원천이 된다. 셰익스피어는 그리스어도 배웠지만 그리 신통하지는 않았다. 이 당시에 대학에서 교육받은 학식 있는 작가들을 ‘대학재사’라고 불렀는데, 셰익스피어는 이들과는 달리 대학 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타고난 언어 구사 능력과 무대예술에 대한 천부적인 감각, 다양한 경험, 인간에 대한 심오한 이해력은 그를 위대한 작가로 만드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그는 제대로 교육받지는 못했지만, 자연으로부터 모든 것을 배운 자연의 아들이자 천재였다. 1582년 앤 해서웨이와 결혼하여 딸과 쌍둥이 남매를 낳았다. 이후 런던으로 거주지를 옮겨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극작가로 성공했으며 희극 배우로도 활동했다. 후원자 사우샘프턴 백작의 도움으로 궁정에도 출입하며 엘리자베스 여왕과 제임스 1세에게 후대를 받아 1594년에는 궁내부장관 극단의 전속 극작가로 임명되었다. 그는 아버지에게 사업적 기질을 물려받았는지 재산 관리에도 능숙해 상당한 부동산을 구입하여 경제적으로도 여유로웠다. 수많은 희곡 중 셰익스피어를 대표하는 것이 바로 “셰익스피어 4대 비극”. 무어인 장군 오셀로가 이아고의 간계에 빠져 사랑하는 아내를 질투하고 살해하는 비극을 다룬 『오셀로』, 자신에 대한 딸들의 충성을 시험하다 비극을 맞는 『리어왕』, 권력을 향한 욕망으로 비극을 초래하는 『맥베스』, 그리고 마지막이 이 4대 비극 중 가장 앞서 쓰였다는 『햄릿』이다.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 클로디어스에게 복수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비극을 그렸다. 인간을 들여다보는 깊이 있는 시선은 셰익스피어가 쓴 작품들에 길고긴 생명을 부여한다. 끊임없는 재해석이 그 방증이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셰익스피어가 그려낸 인물들을 파고들고 해석하는데, 문학에서 찾아낼 수 있는 모든 가치를 그의 작품에서 엿볼 수 있다. 1590년 대 초반에 셰익스피어가 집필한 『타이터스 안드로니커스』, 『헨리 6세』, 『리처드 3세』 등이 런던의 무대에서 상연되었다. 특히 『헨리 6세』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그에 대한 악의에 찬 비난도 없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학 교육도 받지 못한 작가 셰익스피어 작품의 인기는 더해갔다. 1623년 벤 존슨은 그리스와 로마의 극작가와 견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셰익스피어뿐이라고 호평하며, 그는 “어느 한 시대의 사람이 아니라, 모든 시대의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1668년 존 드라이든(John Dryden)은 셰익스피어를 “가장 크고 포괄적인 영혼”이라고 극찬했다. 1610년경 은퇴하여 고향으로 돌아온 셰익스피어는 대저택에서 편안한 여생을 보내다, 1616년 4월 23일 52세의 나이로 서거하여 성트리니티 교회에 안장되었다. 셰익스피어는 1590년에서 1613년에 이르기까지 세계 최고의 극작가로서, 대표 작품으로는 『공연한 소동』, 『12야(夜)』, 『자(尺)에는 자로』, 등의 희극과 『로미오와 줄리엣』, 『햄릿』, 『맥베스』, 『오셀로』, 『리어 왕』, 『줄리어스 시저』,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 등의 비극을 비롯해 『베니스의 상인』, 『한여름 밤의 꿈』, 『헨리 4세』, 등 10편의 비극(로마극 포함), 17편의 희극, 10편의 역사극, 『비너스와 아도니스』, 등의 시집 및 『소네트집』도 남겼다. 대부분의 작품이 살아생전 인기를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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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버트 조지 웰스

과학 소설(SF)로 유명한 영국의 소설가이자 문명 비평가이다. ‘타임머신’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작가로, 과학 소설의 창시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히고 있다. 또한 역사, 정치, 사회에 대한 여러 장르에도 다양한 작품을 남겼다. 1866년 영국 켄트주에서 태어났다. 부모의 이혼과 아버지의 파산으로 학업을 그만두고 포목점과 약국의 수습 점원으로 일하며 생계를 꾸렸다. 미드허스트 문법학교의 보조 교사로 채용된 데 이어 사우스켄싱턴 과학사범학교에 국비 장학생으로 입학하며 뒤늦게 학업에 정진하지만 생물학과 동물학 외의 다른 과목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해 과정 도중 학교를 떠난다. 이후 다시 공부를 시작해 런던대학을 졸업한 후 유니버시티 코레스폰던스 칼리지에서 생물학 강사로 재직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한다. 학창 시절 『사이언스 스쿨 저널』에 연재한 단편소설 「크로닉 아르고 호」를 퇴고하여 『타임머신』으로 출간하였다. 『타임머신』의 큰 성공 이후 『모로 박사의 섬』, 『투명 인간』, 『우주 전쟁』, 『세계사 대계』 등을 연이어 발표하며 ‘SF의 창시자’로 자리매김하였다. 이와 동시에 정치학과 사회문제 분야까지 두루 아우르는 글을 저술했으며 당대 최고의 지식인 중 한 사람으로 꼽혔다. 다양한 주제와 장르를 다룬 200여 권에 달하는 저서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