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판타지 소설 『혜수, 해수』는 원치 않게 무당이 된 여고생 혜수, 신장으로 혜수와 엮이게 된 저승사자 해수의 성장기를 담고 있다. 이름마저 닮은 두 인물 혜수와 해수의 앞에 끝없이 나타나는 빌런들. 둘은 어떻게 힘을 합쳐 그들과 싸워나갈까? 2021년 출간된 『혜수, 해수 1-영혼 포식자』를 시작으로 어느새 4년 동안 『혜수, 해수』의 세계관을 만들고 확장하고 있는 임정연 소설가에게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혜수, 해수』 시리즈를 소개해 주세요.
『혜수, 해수』는 여고생 무당과 저승사자가 주인공인 청소년 판타지 소설입니다. 여고생 무당이 '강혜수'이고, 700살이 넘었지만 고등학생 외모를 한 저승사자가 '정해수'입니다. 두 사람은 무장과 신장으로 연결되어 어려운 사건들에 휘말리게 됩니다. 하지만 나이 차이가 700살이 넘게 나다 보니 처음에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요. 그러다 점차 서로를 이해하게 되면서 힘을 합쳐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것이 『혜수, 해수』의 주된 이야기입니다. 『혜수, 해수』에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들어주는 조연들이 나옵니다. 강혜수의 친구들은 혜수의 일상을 같이하며 현실을 보여주는 역할을 해요. 그리고 판타지 소설이다 보니 강혜수와 함께 싸우는 동료들이 있습니다. 그 동료들을 만날 때마다 혜수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게 되고요. 또 정해수에게는 함께 생활하는 저승사자들이 있어요. 저승사자들은 해수의 일상을 함께하며 저승 세계를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런 조연들이 『혜수, 해수』 이야기를 더 다양하고 풍부하게 만들어줘요.
『혜수, 해수』에는 미각을 공유한다는 독특한 설정이 있습니다. 여기서 파생되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많았는데 여러 감각 중에서 미각을 공유해야겠다고 설정한 이유가 있으실까요?
책을 보시면 정확하게는 두 인물이 미각뿐 아니라 다른 감각 또한 공유합니다. 강혜수가 새끼손가락을 깨물면 정해수가 감각을 느끼고 혜수에게로 온다는 설정이 있습니다. 보통 새끼손가락이 약속을 뜻하잖아요. 강혜수가 새끼손가락을 깨무는 걸 정해수가 알려면 감각을 공유해야 하잖아요. 여기에서 출발해서 커피 맛과 향이 궁금해서 마셔달라고 부탁하는 해수의 에피소드나 또는 강혜수가 정해수에게 매운 음식으로 협박하는 에피소드들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설정해놓고 보니 생각을 공유하는 것보다 더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많이 만들어지더라고요.
최근 출간된 『혜수, 해수』 4권에서는 큰 변화가 생깁니다. 혜수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입학합니다. 새로운 배경에서 새로운 신분을 가진 캐릭터를 그리면서 중점적으로 생각하셨던 게 있을까요?
주인공의 성장이죠. 스토리가 전개되다 보면 이야기가 성장을 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혜수가 고3인데 공부 안 하고 계속 돌아다니는 것이 현실감이 많이 떨어지더라고요. 3권까지는 고3이었기 때문에 이번 권부터 과감하게 고등학교 생활을 끝내고 대학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대학생이 되면서 혜수 앞에 새롭고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강혜수와 친구들도 성장을 해요. 소설의 공간적 배경이 달라지면서 학교 외에도 친구들하고 갈 수 있는 장소들을 소재로 많이 쓸 수가 있게 되었어요.
4권에 등장하는 빌런은 네크로맨서입니다. 앞선 시리즈에 나온 구미호나 뱀파이어에 비해서는 다소 낯선 캐릭터인데, 이 캐릭터는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나요?
네크로맨서는 여러 판타지 작품에서 다양한 형태로 등장합니다. 『혜수, 해수』의 네크로맨서는 플루트로 혼령을 조종하는 힘이 있어요. 그러고 보니 인간이 빌런으로 등장하는 것은 4권이 처음이네요. 그래도 그냥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 영적인 능력을 가진 인간입니다. 4권의 네크로맨서는 미모의 플루트 연주자로 굉장히 매력적인 인물입니다. 작품에서 이야기가 재미있으려면 빌런이 멋있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미모의 플루트 연주자로 네크로맨서가 그려지게 되었습니다. 4권의 네크로멘서는 3권까지의 빌런들과 다르게 에필로그에 등장하는 의문의 인물의 하수인으로, 죽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등장할 예정입니다.
해수가 혜수와 부딪치면서 인간적인 감정과 감각을 느끼게 되는 것이 이 작품의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무감하던 캐릭터가 점점 인간화되는 과정을 그리는 게 굉장히 섬세한 작업 같습니다. 작가님께서는 이런 변화에서 어떤 부분에 특히 신경을 쓰시나요?
저는 밸런스를 가장 많이 신경 쓰고 있습니다. 말씀대로 정해수가 인간적인 감정과 감각을 느끼는 것이 이 작품의 매력 중 하나거든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캐릭터가 너무 흔들리면 안 되죠. 그렇다고 변화에 너무 의존해서도 안 되고요. 그래서 밸런스를 맞추는 부분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저승사자가 너무 인간적인 감각에 흔들리고 인간적인 감정을 느끼게 되면 저승사자로서의 차갑고 정적인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거든요. 하지만 강혜수를 통해서 인간적인 감정과 감각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자신이 살아보지 못한 세계를 접했어요. 그 세계에 호기심이 들어요. 하지만 작가로서 너무 많은 호기심을 들게 해서 정해수의 정체성이 사라져서도 안 되죠. 그래서 그 부분에서 밸런스를 맞추는 것에 가장 많이 신경을 썼고 조금은 어렵더라고요.
이 책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소설인 만큼 인물들이 대화를 할 때나 단어를 선택하는 부분에서 성인 대상으로 하는 소설에 비해 더 주의를 기울인다거나 아니면 더 신경을 쓰는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신경 쓰는 것은 ‘독자들에게 제 나이를 들키지 말자’입니다. 글을 쓰다 보면 저도 모르게 제 생각이나 말투, 행동이 나오거든요. 그래서 작품 속에서 캐릭터가 할 만한 말과 행동, 환경을 보여주려고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혜수뿐 아니라 이 책에 등장하는 혜수의 친구들은 저마다의 고민을 가지고 있습니다. 청소년 독자들도 이 고민에 많이 공감할 것 같아요. 이런 고민을 실제 하고 있을 청소년 독자들에게 조언을 건네신다면요?
정말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얘기해 주고 싶어요. 크고 거창한 일이 아니라도 좋아요.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다 보면 작고 사소한 일도 크고 거창한 일이 될 수 있거든요. 그리고 어떤 일을 하든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다는 얘기도 해주고 싶어요. 『혜수, 해수』에서도 캐릭터들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한다고 해서 모든 게 좋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혜수와 친구들도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중간에 어렵고 힘든 일들과 마주치게 됩니다. 하지만 그것을 극복하고 나아가게 되죠. 그때 그 일을 피하거나 포기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없을 거예요. 『혜수, 해수』 속 인물들의 실패와 극복이 앞으로 청소년 독자들의 도전에 함께할 수 있는 동반자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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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tigerabc
202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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