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꽤나 괜찮은 하루
내 시선에서는 오늘 하루가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더 넓은 시선으로 보면 꽤 괜찮은 하루일 수 있으니까요.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4.11.28
작게
크게


제목에서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이 책, 『우체부 구구 씨의 기막힌 하루』는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우체부 구구 씨의 하루를 담은 그림책이다. 언뜻 보면 평범한 우체부의 일상을 이야기 하는 책인가 보다 싶겠지만, 우리는 제목에 들어간 ‘기막힌’이라는 단어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구구 씨의 ‘기막힌’ 하루는 대체 어떤 하루일까? 이 책을 쓰고 그린 그림책 작가 박스타에게 그 이야기를 들어보자.

 


출간을 축하드립니다『우체부 구구 씨의 기막힌 하루』는 작가님이 쓰고 그린  그림책인데요소감이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그림책 작가 박스타입니다. 저를 이렇게 소개할 수 있다는 사실에 정말 뿌듯하고 감회가 새로워요. 인생의 두 번째 직업으로 그림책 작가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고, 그 결과 『우체부 구구 씨의 기막힌 하루』가 탄생하게 되었어요. 이 책은 저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어, 제 자신이 대견하게까지 느껴져요. 이렇게 꿈을 이루고 첫 그림책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다니, 정말 정말 기뻐요.

 

 책의 가장  매력은 무엇보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등장인물들이 아닐까 싶습니다주인공 구구 씨를 비롯하여  캐릭터들을 구상하게  계기나 과정이 궁금해요혹시 작가님이나 지인들의 모습이 모티브가 되었을까요?  

이전에는 그림을 그려본 적이 많지 않았고, 캐릭터를 만들어서 이야기를 이어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거울을 보며 직접 자세를 취해 보고, 그것을 참고해 캐릭터를 그리곤 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구구는 저를 많이 닮았습니다. 특히 입술이 저를 많이 닮았고요. 구구의 성격도 저를 닮은 것 같아요. 제가 KT&G 상상마당의 그림책 워크샵에서 그림책을 배웠는데, 그곳에는 정말 그림을 잘 그리는 분들이 많아서 처음에는 위축되기도 했어요. 오래도록 그림을 그려온 분들과 비교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저는 오로지 이 과정을 완주하겠다는 생각으로 밤낮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런 환경 속에서 탄생한 이야기라서, 주인공 구구도 성실함으로 인정받는 캐릭터가 된 것 같아요. 아마도 제 마음속에 꾸준히 노력하며 성실하게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이 투영된 걸지도 몰라요. 짹PD는 워크샵 기간 동안 포기하지 않고 달려갈 수 있도록 잘 이끌어주신 매니저님들을 모델로 삼아 만든 캐릭터입니다. 카메라 안에 주인공들의 삶을 잘 담아내고, 어디든 함께 해주는 존재로서 없어서는 안 될 또 다른 주인공이지요.

 

마음처럼 되는 일이 없어서 온종일 고군분투하는 구구 씨의 모습에서 언뜻 바쁘고 지친 일상을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떠올리게도 합니다지친 구구 씨를 다시 일으킨  고객들과 동료들의 진심 어린 응원이었는데요작가님께서는  책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으셨나요?   

누구에게나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 또한 그랬고, 구구 씨도 그랬어요. 뭐든지 척척 잘 해내는 ‘우수 우체부’로 인정받고 싶은 구구의 마음과 달리 하루가 꼬여버리지만, 이를 통해 구구가 가진 다양한 모습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내가 보는 나와 남이 보는 나, 그리고 내가 원하는 방식의 인정을 받지 않더라도 다양한 형태의 인정을 이미 받고 있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내 시선에서는 오늘 하루가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더 넓은 시선으로 보면 꽤 괜찮은 하루일 수 있으니까요.

 

구구 씨의 하루를 더욱 다이내믹하고 생동감 있게 보여주기 위해 신경 쓰시거나 고민한 부분이 있으신가요

아침부터 밤까지 시간의 변화를 그림책에서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하늘의 색 변화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특히, 느릿느릿 마을의 왕달팽 씨에게 편지를 전하는 부분에서는 시간이 지체되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하늘의 색이 확 변하도록 표현했어요. 또한, 구구의 표정에 감정을 담아내기 위해 여러 번 그리며 고민했어요. 거울 보면서 머리를 쥐어짜기도 하고, 울기 직전의 표정을 지어가면서요.

 


 ‘우체부 구구 씨의 기막힌 하루’ 라는 제목이 무척 재미있습니다특별히 ‘기막힌이라는 단어를  이유가 있으시나요또다른 제목 후보들은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구구의 하루가 기대와 다르게 잘 안 풀리잖아요. 하지만 제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나 괜찮은 하루였다는 점이었어요. 그래서 제목에 이중적인 의미를 가진 단어를 넣고 싶었어요. 여러 단어를 고민하다가 '기막히다'라는 표현이 떠올랐는데, 잘 맞더라고요. '기막히게 좋다'처럼 아주 좋을 때도 쓰이고, '아, 기막히다'처럼 어이없을 때도 쓰이니까요. 이 두 가지 의미가 구구 씨의 마음을 잘 표현한다고 생각했어요. 제목은 이야기의 진행 과정에 따라 몇 번 바뀌었어요. '우수 우체부 구구', '우체부 구구 씨', '우체부 구구 씨의 기가막힌 하루' 같은 후보들이 있었죠. 이야기가 어느 정도 완성된 후에는 지금의 제목으로 정해졌습니다.

 

이야기 속에는 구구  말고 왕달팽 토순 달랑게  조연들도 많이 등장하는데요이중에서 작가님이 특히 좋아하는 캐릭터가 있다면요혹시  속에  담지 못한 조연들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저는 개인적으로 왕달팽 씨가 가장 마음에 들어요. 상추가 주식이자 집인 왕달팽 씨의 아빠는 늘 집을 갉아먹고 이사를 하죠. 더 이상 먹으면 안 된다고 하면서도 계속 과자를 집어먹는 제 모습과 비슷해서 그럴지도 몰라요. 왕달팽 씨의 아빠는 다른 달팽이들보다 덩치가 더 클 거예요. 이야기 속에 나오는 캐릭터들마다 직업이 있어요. 구구가 마을을 날아갈 때에 그들이 운영하는 가게들이 보여지는데요. 책 안에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캐릭터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볼 수 있는 QR코드가 숨겨져 있으니, 휴대폰으로 찍어서 보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건 저만 알고 있는 건데요. 구구가 집에 돌아가서도 바로 쉬지 않고 오늘을 정리하고 내일을 준비하거든요. 사실 구구처럼 짹PD도 방송에 나갈 영상을 편집하느라 늦게까지 퇴근을 못한다는 설정이 있었어요. 구구 씨의 퇴근 후 일상은 책의 뒷면지에 그려져 있지만, 짹PD의 이야기는 아쉽게 담지 못했어요.

 

인생  그림책이 출간되었으니이제 작가님의  번째 번째 그림책도 만나볼  있겠지요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혹시 구구 씨의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 봐도 될까요

구구가 저를 닮았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요, 저도 구구 씨처럼 성실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싶은 목표가 있습니다. 구구 씨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지금 두 번째 책을 쓰고 있어서 또 1년 동안 열심히 그리고 쓰게 될 것 같아요.

미리 계획하는 성격이라 구구 씨의 다음 이야기도 대략적으로 구상을 해 두었어요. 많은 분들이 구구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봐주시고, 그다음 이야기도 궁금해해 주신다면 정말 감사할 것 같아요. 이번 이야기는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책을 읽어주는 어른들, 지치고 고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많은 구구 씨들에게도 응원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해요. 세상의 모든 구구 씨들,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1의 댓글
User Avatar

현진이

2024.11.28

박스타를 응원 합니다. :)
답글
1
0
Writer Avatar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