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을 꿈꾼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이들은 왜 출판사를 차렸나?’, ‘왜 이 책을 첫 책으로 기획했나?’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된 기획이니만큼 여러 출판사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듣고 싶었어요.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4.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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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에세이 『어쩌면 너의 이야기』 송현정 작가가 출판사 열 곳의 첫 책을 통한 출판 이야기를 펼친다. ‘이들은 왜 출판사를 차렸나?’ ‘왜 이 책을 첫 책으로 기획했나?’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해, 최근 5년 동안 출판사를 창업한 대표 10명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기록했다. 출판업에 새롭게 뛰어든 출판인들의 열정과 신념, 출판계의 오래 몸담은 후 독립한 스타 편집자들의 이야기가 한 곳에 담겨 있다.



출판사 설립 과정과 출판사의 첫 책을 한데 엮은 인터뷰 주제가 흥미로워요. 왜 『출판사의 첫 책』인가요?

관람객보다 스태프의 수가 더 많았던 어느 북마켓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어요. 희망을 품고 잔뜩 챙겨 갔던 책을 그대로 싣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옆자리에 앉은 출판사 대표님께 물었죠. ‘왜 출판사를 차리신 건가요? 매년 성인 독서율이 최저치를 경신하는 와중에도 멈추지 않고 새 책을 궁리하는 마음은 뭘까요?’ 허심탄회한 제 질문에 대표님의 눈빛이 반짝였어요. 대답 대신 “이 기획 재미있겠는데요!” 하는 못 말리는 반응이 돌아왔죠. 저는 더욱 궁금해질 수밖에 없었어요. 대관절 이들은 어떤 세상에 사는 걸까? 어떤 연유로 출판사를 차리고 책을 내는 걸까? 그렇게 이 책이 시작됐어요.


『출판사의 첫 책』에는 출판사 대표 열 분의 인터뷰가 실려 있어요. 각양각색의 인터뷰를 보니 인터뷰이 선정 기준이 궁금해졌어요.

‘이들은 왜 출판사를 차렸나?’, ‘왜 이 책을 첫 책으로 기획했나?’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된 기획이니만큼 여러 출판사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듣고 싶었어요. 다양한 이력을 가지고 출판업에 새롭게 뛰어든 이들이 차린 출판사와, 출판계에서 오랜 기간 내공을 쌓은 베테랑 스타 편집자가 독립한 이야기를 담았어요. 출판사의 시작과 성장을 생생히 듣고 싶어서 시의성을 고려하여 5년 안에 설립되고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출판사라는 기준을 두었습니다.


그렇게 만난 출판사 대표들은 어떻던가요?

인터뷰를 모아 놓고 보니 말 그대로 ‘각양각색’이었어요. 불문학을 전공한 번역가가 프랑스 문학 번역이 하고 싶어 차린 ‘레모’, 4년간 무가지를 내 오던 출판공동체가 단체의 지속과 확장을 위해 차린 ‘출판공동체 편않’, 퇴사한 편집자가 엄마의 역사를 책에 담기 위해 차린 ‘딸세포’, 작가이자 예술 강사가 자신이 새롭게 만든 장르를 이어 가기 위해 차린 ‘출판사 핌’, 바다를 사랑하는 마음이 넘쳐 바다 환경운동의 일환으로 차린 ‘한바랄’.


이 다섯 곳의 출판사 대표는 「열정과 신념으로 뛰어든 출판이라는 세계」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좌충우돌 출판기를 들려주셨어요. 우여곡절을 거듭하는 에피소드를 따라가느라 숨이 턱에 닿을 즈음 「독립을 선언한 베테랑 편집자들」을 만나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었고요.


‘돌고래’의 김희진 대표는 출판사를 차리고 이전과는 정반대의 태도로 출판에 임하고 있지만 그 근본은 책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이었어요. ‘이야기장수’의 이연실 대표는 주어진 이야기를 가장 값진 순간에 대중에게 내보이기 위해 임프린트 출범과 동시에 시작한 전력 질주를 멈추지 않고 있고요. ‘호랑이꿈’의 신혜영 대표에게 그림책은 의식주와 동급인 삶의 기본 요소였어요. ‘에디토리얼’의 최지영 대표는 시장을 멀리 내다보고 노련하게 페이스 조절을 할 줄 아는 베테랑이시죠. 마지막으로 ‘골든래빗’의 최현우 대표는 작아진 출판시장을 기획력으로 돌파할 수 있다는 신념을 실천하고 계셨어요.


모두 합해 100년이 넘는 경력을 지닌 이분들의 장래 희망은 하나같이 나이가 들어서도 책과 함께하는 거였어요. 호호백발이 되어서도 책 곁에 있을 이분들의 모습이 당연하게 여겨져요.


책에 미처 싣지 못한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인터뷰 전 자료조사를 많이 하려고 노력했는데요. 출판사 대표님들이 대체로 책 뒤에 숨어 계시다 보니 이분들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어요. 출판사명을 넣고 검색한 결과를 샅샅이 뒤지고 출판사가 운영하는 SNS 채널을 정독하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었죠.


그런데 이야기장수 이연실 대표님은 달랐어요. ‘출판계에 보기 드문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유명한 편집자’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지만 ‘이연실’ 이름 석 자만으로도 찾을 수 있는 정보가 넘쳤어요. 이분이 등장하는 인터뷰 기사, 방송 출연분, 유튜브와 팟캐스트를 섭렵하고 쓰신 책까지 읽고 나니 굳이 나까지 나서지 않아도 되겠다 싶을 정도였죠. (웃음)


대표님께 질문지를 보내 드리고 조금 긴장한 채로 지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이연실 대표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제가 보낸 질문지와 함께 ‘해야만 할 이유가 분명한 인터뷰가 있어서 고민하다 응했는데, 질문지가 너무 아름답잖아! 얼른 만나고 싶다.’라는 메모가 게시된 거예요. 보자마자 짜릿함을 느꼈는데 이것이 성덕(성공한 덕후)의 기분이겠구나 싶었어요. 순식간에 친밀감이 부풀며 제 마음대로 대표님과 절친한 사이가 되었죠. 덕분에 직접 만나 뵈었을 때도 편안했고요. 그때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는 사라지고 없지만 캡처한 이미지는 제 스마트폰 사진첩에 고이 보관되어 있답니다.


이 책을 읽게 될 독자를 상상해 보셨나요?

이 책을 집어 든 분이라면 아마 책을 무척 사랑하는 독자이시겠죠? 『출판사의 첫 책』으로 그분들께 읽는 즐거움을 보태드리고 싶어요. 저는 인터뷰 때마다 책의 가치를 훌쩍 넘는 별책부록을 얻은 기분이었거든요. 만약 출판 관계자나 출판사를 차릴 준비를 하고 계신 분이 이 책을 읽는다면 이 책이 고민을 나눌 든든한 동료, 현실적 조언을 건네는 선배 역할을 해 줄 거라 믿어요. 출판업에 관한 팁이 가득 담겨 있어요.


작가님께서 직접 『출판사의 첫 책』을 홍보해 주세요.

출판사 대표들이 늘어놓은 출판의 과정이 제게는 고난으로 느껴졌어요. 그런데 모든 인터뷰가 책 만드는 기쁨으로 점철되더라고요. 모두 진심으로 이 일을 사랑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고 독자로서 든든했어요. 인터뷰할 때마다 ‘이 출판사와 평생을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열 번의 인터뷰를 하며 매번 사랑에 빠진 셈이죠.


에디토리얼 최지영 대표께서 “일인 출판사의 책은 대표 한 사람의 기획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출판사의 도서 목록에 대표의 견해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라고 하셨어요. 정말 그래요. 인터뷰하며 출판사 대표와 출판사의 첫 책이 서로 닮아 있다고 느꼈는데, 책마다 출판사 대표의 DNA가 흐르고 있기 때문일 거예요. 『출판사의 첫 책』에서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했다면 반드시 출판사의 이름을 기억해 두세요. 여생을 함께할 결이 맞는 인연을 만나신 거니까요.


서문에서 스스로를 ‘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 독자’라 칭하며 책 짓는 사람들과 이들을 꼭 닮은 살가운 책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셨어요.

『출판사의 첫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도움 주신 분들을 하나하나 꼽다가 그 감사가 책에까지 닿고 말았어요. (웃음) 매월 육천 종이 넘는 신간 도서가 발행된다고 해요. 평생을 읽어도 못다 읽을 책 앞에서 독자는 막강한 선택권을 가진 소비자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손님은 왕이다!’ 하면서요. 그런데 책 한 권 한 권이 누군가의 신념으로 만들어 낸 결과라는 것을 알고는 내가 한참 잘못 생각하고 있었구나, 깨달았어요. 출판사 대표의 결정이 아니었다면 결코 만날 수 없었을 이야기가 있는 거죠.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고 나니 감사한 마음이 더욱 커져서 더 이상 받아먹기만 하는 독자로 남을 수는 없다, 책의 세계에 보탬이 되는 독자가 되어야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답니다.



*송현정

동화에세이 『어쩌면 너의 이야기』에 작품을 수록하며 작가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인터뷰 및 기록 전문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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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