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윤 선생님은 평소 학교 상담에서 "친구가 자기 하고 싶은대로만 해요", "엄마가 친구에게 끌려다니지 말래요", "내 장난에 친구가 기분 나빠해요" 등 고민 질문을 많이 받는다. 누구나 좋은 친구가 되고 싶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을 때가 있다. 그래서 작가는 실제 학교 현장과 상담을 통해 만난 친구들의 고민을 풀어 주기 위해 『배려하면서도 할 말은 하는 친구가 되고 싶어』를 기획했다. 마음이 여려서 남에게 늘 맞춰 주는 아이, 싫어도 겉으로 잘 표현하지 않는 아이, 친구가 등을 돌려서 어려워하는 아이 등 친구 고민과 갈등은 보통 관계에 균형이 기울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마치 균형 있게 자전거를 타듯 친구 관계가 동등하고 건강해지는 말하기와 실천을 소개한다.
『배려하면서도 할 말은 하는 친구가 되고 싶어』는 먼저 제목이 와닿았어요. 남을 배려하는 것도 좋지만 내 중심을 잡는 것도 중요하다고 들려서요. 어떻게 이런 제목의 책을 쓰신 건가요?
교실 속 친구들을 관찰하다 보면 착하고 똑똑한 아이지만 친구들이 함부로 대하는 경우가 있어요. 자녀가 친구에게 끌려다닌다며 걱정하시는 양육자와 상담도 여러 번 했고요. 카페나 블로그 등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가진 친구와 양육자가 많다는 것을 알았지요. 이런 일들은 싫을 때도 자기 의견을 말하지 못하고 친구 말에 다 따라주어서 관계의 균형이 깨진 거라고 볼 수 있어요. 배려하는 태도를 가지면서도 소중한 자신을 지킬 줄도 알아야 한다고 조언과 용기를 주고 싶어서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요즘 어린이 친구 관계나 말하기에 관한 책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이런 부분에 있어 실제 어린이들이 가장 고민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친구와 놀고 싶은데 다가가는 방법을 몰라서 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아요. 같이 놀자고 먼저 제안하는 것을 어렵게 느끼거나, 무리한 요구를 하는 친구에게 거절을 못 해서 힘들어하기도 하고요. 몸을 툭툭 치거나 놀리는 친구에게 단호하게 말하지 못해 괴로워하기도 하지요. 이처럼 제가 본 여러 어린이들의 고민을 반영해 '이럴 땐 이렇게 말하자'는 예시를 책에 모두 담았어요. "단짝이 되고 싶어, 넌 어때?"(친구 사귀기), "내 의견도 들어줄래?"(당당히 말하기), "다음에 같이 하자"(부드럽게 거절하기), "싫어! 하지 마!"(단호하게 거절하기) 등 친구 사이에 꼭 말할 줄 알아야 하는 것들로요.
책 속에 나오는 친구 관계 고민이 저도 어릴 때 경험한 것들이라 공감이 되었어요. 모두 실제 이야기인가요?
제가 아이들 사이에서 갈등을 중재했던 일, 아이들이 편지나 일기에 쓴 고민, 동료 선생님이 경험해서 공유해 주신 사례도 있어요. 육아 카페나 교사 커뮤니티에 올라온 고민 상담과 답변도 참고했고요. 최대한 여러 이야기를 듣고 고민을 해결해 주고 싶었어요. 제가 어릴 때 직접 겪었던 일도 있어요! '내가 그때로 돌아간다면 이렇게 당당하게 말할 거야'라는 생각이 드는 예시도 넣었지요. 어릴 적 저는 친구들이 놀리고 함부로 대해도 그냥 웃고 넘기는 학생이었어요. 친구들이 괴롭힌 것까지는 아니지만, 저를 점점 무시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시기가 있었어요. 한편으로는 나보다 기가 약하다고 생각한 아이에게 제멋대로 대하다가 친구가 돌아섰던 적도 한 번 있고요. 이런 여러 일들을 겪으며 제가 알게 된 것은 오랫동안 좋은 친구로 남기 위해서는 서로 동등한 관계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거였어요. 배려도 하지만 할 말은 해야 하는 거지요. 책 속 이야기와 비슷한 고민을 겪는 친구들이 공감하고 도움이 되길 바라요.
책에 '경계 존중'이라는 내용이 중요하게 나오는데요. 무슨 뜻인지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건강한 친구 관계를 만들려면 '경계 존중'을 실천하는 게 아주 중요해요. '경계'는 누구나 존중받아야 하는 신체적, 물리적, 언어적, 정서적인 개인 영역을 뜻해요. '경계 존중'을 가르쳐 주었을 때 아이들은 서로의 몸, 물건을 만지는 것 등에 더 신중해져요. 이런 일을 하고 싶을 때는 친구에게 먼저 동의를 구하는 법도 익히게 되고요. 친구가 나만의 영역을 침해해서 마음이 불편해지면 '안 돼', '하지 마'라고 당당히 거절할 줄도 알게 돼요. '경계 존중'은 이렇게 서로의 영역을 인정해 주는 거예요. 이렇게 되면 친구들 간에 잦은 싸움도 줄어들고, 서로 존중하는 관계를 만들 수 있어요. 나아가 학교 폭력을 예방하고. 어른이 되어도 서로를 배려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된답니다.
자녀가 인기 많은 친구나 성격이 강한 친구에게 휩쓸리지 않고 자기 중심을 가졌으면 하시는 양육자가 많아요. 조언을 해 주신다면요?
선배 선생님이 해 주신 말을 활용해 제가 반 아이들에게 늘 전하는 말이 있어요. '싫은 건 싫다고 상대에게 당당히 말할 줄 알아야 한다. 마음이 힘들면 주변에 도움을 구하면 된다. 마음이 불편해지고 싸우는 게 싫어서 가만히 있으면 관계의 균형은 돌아오지 않는다'라고요. 양육자도 '친구가 계속 너를 함부로 대한다면 싫다고 말해야 해. 엄마 아빠는 항상 네 편이야. 엄마 아빠를 믿고 당당해져'라고 자주 말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양육자의 지지와 응원이 아이들 마음에 든든한 베이스캠프가 되어 줄 거예요.
제가 아는 한 양육자는 자꾸 때리고 놀리는 친구에게 할 말을 역할놀이로 연습해서 아이가 다음 날 학교에 가서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어요. 그러면서 친구 관계가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갈등이 두려워서 싫다고 말하지 못하는 아이, 순하고 착해서 친구에게 휩쓸리는 아이가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아요.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고 아이가 친구 관계에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게 시간을 두고 지켜봐 주세요. 책에 여러 가지 말하기 사례가 나와 있으니 함께 연습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초등 시기 친구 관계를 맺을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 무엇일지 작가님의 생각을 들려주세요.
나를 먼저 존중하고 사랑해야 다른 친구와도 건강한 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거예요. 나 자신보다 친구와의 관계를 더 우위에 놓는 초등학생들이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나를 소중히 여기고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나 자신과의 좋은 관계가 먼저라고 말하고 싶어요. 지금 친구 관계로 힘들어하고 있다면 마음을 조금 편안히 가지고 거기에 너무 집중하지 말라고도 조언해 드려요.
지금은 교실 속 친구 관계가 전부 같지만, 전체로 보면 그건 앞으로 내가 겪을 수많은 관계 중에서 점처럼 작은 부분일 뿐이거든요. 1년이면 자연스럽게 지나가니까 인기 있다고 너무 들뜰 것도 없고, 인기 없다고 속상해할 것도 없지요. 친구도 중요하지만 가장 소중한 건 나 자신이에요! 친구들과 적당히 지내면서 '이것 또한 지나가겠지', '다음에는 마음이 더 잘 맞는 친구 만날 수 있을 거야', '친구가 나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내가 소중하다는 건 변하지 않아'라고 조금 가볍게 생각해도 괜찮아요.
친구 관계가 고민인 친구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씀 부탁드려요.
저는 어른이 돼서 맺는 관계보다 어릴 적 친구 관계가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좁은 교실 안에서 정해진 친구들과 하루 종일 지내는데, 한 번 사이가 틀어지면 그것만큼 불편한 게 없잖아요. 혹시 올해 같이 다닐 친구가 생기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고민도 늘 했고요. 그래서 여러분이 교실에서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기 위해서 노력하는 거,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고 정말 많이 애쓰고 있는 거라고 칭찬하고 격려해 주고 싶어요.
*김시윤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다. 서울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국어교육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아이들의 마음과 관계에 관심이 많아서 아이들이 자신을 신뢰하고 존중하며 고민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어린이책을 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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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