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초등학교에 갈 나이가 된 우리 아이. 다 컸다곤 하지만, 내 아이가 과연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도 알아서 잘할 수 있을까 걱정되는 마음이 든다. 옆집 철수는 사립 학교에 들어갔다고 하고, 건너 집 영희는 국제 학교로 갔다던데, 우리 아이는 취학 통지서 대로만 입학해도 되는 걸까? 아직 글도, 셈도 서툰데 한글과 숫자는 어디까지 알고 들어가야 할까? 다른 집 아이들은 영어 조기 교육까지 받는다던데, 우리 아이는 이대로 괜찮을까? 자녀보다 부모에게 더 많이 생기는 궁금증과 불안, 『초등학교 입학준비 100일 +』 로 하루에 하나씩 지워가 본다.
독자들을 위해서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신재현 : 제주도 소재의 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사 신재현입니다. 전에는 서울에서 교직 생활을 했고 대학원에서 문예 창작을 전공해서 글 쓰는 초등 교사로 지내고 있어요.
공혜정 : 저는 초등학교 교사 공혜정입니다. 서울에서 교직 생활을 하다가 지금은 제주도에서 근무합니다. 최근에는 약 4년간 1학년 담임교사를 맡아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요즘은 초등학교 입학만 해도 선택지와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아졌죠?
신재현 : 네, 이번 책을 쓰면서 놀랐던 것이, 많은 학부모들이 우리나라에 있는 다양한 학교의 유형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정보 습득이 빠른 학부모들은 아이의 유형과 특성에 따라 어떤 학교를 다닐 것인지 미리 고민하는데, 그렇지 못한 학부모들은 취학 통지서대로 입학시키는 경우도 많아요. 정보의 비대칭으로 오는 문제죠. 선택지가 다양해 졌다는 것은, 선택권자들이 고려해야 할 것이 많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공혜정 :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다른 환경이고,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도록 돕기 위해서는 초등학교에 대해 미리 알고 준비하면 좋은 것들이 있어요. 예를 들면 '한글을 어디까지 떼고 들어가야 하는지'가 엄마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일 텐데요. 한글이 완벽할 필요는 없지만, 전혀 공부가 안된 상태로 들어가는 것도 안 되거든요. 적정 수준의 습득이 필요합니다. 수 개념도 마찬가지고요. 교육 소식에 빠삭한 학부모들은 이를 잘 준비 하시지만, 모든 학부모들이 그렇게 잘 준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초등학교 교사로서 많은 예비 학부모들을 만나실텐데요. 예비학부모들이 제일 궁금해 하는 점들은 무엇인가요?
신재현 : 초등학교에서 오래 근무했고 올해는 연구부장까지 맡으면서 많은 민원 전화를 받아요. 예비 학부모들이 궁금해 하시는 것들은 정말 다양한데, 그중 하나가 방과후 학교와 돌봄 교실인 것 같아요. 학교가 아이들을 늦은 시간까지 돌봐주기 바라는 맞벌이 부부들이 많거든요.
공혜정 : 학부모들이 초등학교를 자신이 어렸을 때 다니던 모습으로 기억하다가, 막상 아이가 입학 할 때쯤 되어서 새롭게 바뀐 초등 문물을 접하시니 낯설고 몰라서 궁금해 하시는 게 많은 것 같아요. 내라는 서류도 많고, 특히 정규 수업 외 활동은 개념조차 생소하니까요. 그 밖에도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어떤 준비물을 어떻게 챙겨줘야 하는지, 담임 선생님과 연락은 어떻게 주고받아야 하는지 등, 정말 여러 가지 부분을 궁금해 하시죠.
요즘은 온라인으로도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그런데도 이 책을 집필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신재현 : 물론 온라인상에서도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부정확한 정보들도 꽤 많아요. 개인적인 경험을 일반화시켜서 무분별하게 정보를 올리기도 하고요. 그래서 체계와 꼼꼼함을 갖춘 검증된 정보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들을 시기별로 차근차근, 자세히 정리하다 보니 책의 형태가 되었어요. 저는 학교에서 생활부장, 체육부장, 학년부장, 연구부장까지 다양한 업무를 맡아 본 경험이 있는데, 이런 독특한 경력으로 학부모들께 다양한 정보를 드릴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했고요.
공혜정 : 좀 더 이해하기 쉬운 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초등학교 1학년 담임 교사를 많이 해본 사람만 전달 할 수 있는 정보가 있다는 생각도 했고요. 유아 교육 전문가나 교수, 박사, 전문의 등 훌륭한 내용을 전달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이론과 현장이 다른 부분도 분명 있잖아요. 학부모들이 저처럼, 실제 교육 현장에서 직접 1학년 아이들을 만나고 가르치는 사람에게 묻고 싶은 것도 있을 테니까요.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 전과 후에 학부모들은 어떤 점이 가장 달라지게 되나요?
신재현 :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순간부터 학부모는 학교를 믿어야 한다는 점 일겁니다. 학교에는 분명한 교칙과 학급 규칙이 있고, 모든 학생과 교사와 학부모는 이에 따라야 합니다. 유치원 시절에는 모든 것을 챙겨주시고 돌봐주셨다면 이제부터는 점차 그 역할을 자녀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셔야 합니다.
공혜정 : 본격적인 의무 교육의 시작이라는 점이 다르죠.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가장 다른 점은 초등학교는 의무 교육 기관이라는 점이에요.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출석'입니다. 결석하면 생활 기록부에 기록이 남고, 별 이유 없이 결석하면 안 된다는 점이 유치원과는 다르죠. 꼭 지켜야만 하는 엄격한 약속들이 생겨요. 이것을 반드시 배워가야 합니다.
교육자로서 초등학교 입학 관련하여 가장 아쉽거나 안타깝게 여기시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신재현 : 아이들이 바뀐 환경에 대한 아무런 면역 없이 입학할 때 안타까워요. 한 번 생각해 보세요. 며칠 전만 해도 유치원생이었던 아이가 40분 동안 가만히 앉아서 선생님의 수업을 들어야 한다면 얼마나 어려운 일이겠어요. 그래서 초등학교 1학년 1학기를 보면 학교에 가기 싫어서 교문 앞이나 교실 앞에서 울고 있는 아이들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럴 때, 가정에서 미리 40분 동안 앉아서 책을 보는 연습을 해보거나, 입학할 학교에 함께 가보는 등 자녀가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줄 방법들이 많거든요.
공혜정 : 학교에 민원을 요청할 때도 나름의 노하우가 있어요. 학교의 분위기나 시스템에 대해 잘 몰라서 정당하게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감정적인 갈등으로 번지는 일이 종종 있거든요. 이럴 때 차분하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해요. 아는 것과 준비해둔 것이 부족할수록 사건이 발생했을 때 불안해지고, '나는 내 아이를 아끼고 있는 거야'라는 방패 뒤에 숨게 되거든요. 이런 태도는 자녀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어요.
곧 초등학교 입학인 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게 이것만큼은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신재현 :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된 이상 자녀도 학생이라는 점을 인식하셔야 할 것 같아요. 너무 어린아이 취급을 하시고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주시려 하면 부모님도 힘드시고 아이도 자립심이 떨어지게 됩니다. 아이가 스스로 학교 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준비물과 과제 등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관심을 가지시고 확인만 해주시는 선에서 학부모 역할을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결국 준비물을 가지고 오지 않은 것도, 과제를 하지 않은 것도 학생 자신의 책임이라는 것을 학생이 스스로 인식해야 합니다.
공혜정 :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차근차근 준비하시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학교 입학한다고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어요. 아이에게 불필요하게 겁을 줄 필요도 없어요. 대부분의 아이들은 금세 잘 적응합니다. 또, 학교에서의 다양한 경험이 아이들에게 좋은 약이 됩니다. 약간의 실패와 좌절의 경험이 좋은 자극제가 되어 아이를 더 크게 성장하게 하는 발판이 되기도 해요. 따라서 실패할까 봐, 상처받을까 봐 미리 노심초사할 필요도 없습니다. 학교에 대한 설레는 마음, 학교 선생님을 믿는 마음, 그리고 약간의 한글 공부와 수학 공부 등을 준비해주세요. 지나친 부담감도 갖지 말고, 그렇다고 너무 손 놓지도 않는 적절한 준비와 긍정적인 마음이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책을 내신 소감과 이 책을 보실 독자님들께 한마디 부탁드려요.
신재현 : 저는 교사이기 이전에, 아들과 딸을 키우고 있는 부모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을 보시는 분들도 아마 저와 비슷한 공감대와 이해심을 가지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물론 자녀 입학을 앞두고 긴장되시겠지만, 저희와 함께 차근차근 준비하신다면, 어느덧 능숙한 학부모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이 예비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꼭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공혜정 : 교사로서 그리고 엄마로서 현장과 학부모의 자리에서 저 또한 늘 갈팡질팡 합니다. 양쪽의 입장을 모두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다른 학부모들은 저처럼 오래 헤매고 불안해하지 않기를 바라고 쓴 책입니다. 특히, 요즘의 초등학교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께는 생각지도 못한 정보들이 꽉 차 있는 책이 될 겁니다. 초등학교 입학에 대한 많은 궁금증이 해소되길 바랍니다.
*공혜정 경인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서울 공립초등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했다. 지금은 제주도에서 4년째 1학년 담임 교사를 맡아 귀여운 아이들을 만나고 있으며, 동시에 시끌벅적한 두 남매를 키워 초등학교에 보낸 학부모이기도 하다. *신재현 청주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독서와 글쓰기를 좋아해 국민대학교대학원에서 문예 창작을 전공하였다. 신춘문예를 통하여 동화 작가로 등단하였다. 제주도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글을 쓰는 작가로 살고 싶다는 생각에 제주도 이주를 단행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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