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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시작 '이별'을 가르쳐 주는 동화, 『처음 만나는 이별』

『처음 만나는 이별』 정지아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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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삶의 과정 앞에 슬픔을 표현하는 법, 아픔을 함께 나누고 서로를 위로하는 법, 소중한 것을 기억하고 일상에 감사하는 법을 배우며 성장하는 것이다. 그렇게 이별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 된다. (2023.08.04)

정지아 작가

이별은 영원한 끝이 아니다. 새로운 시작이자 삶의 과정이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소중한 존재와의 이별 속에서 생애 처음 이별을 배워 가는 다섯 아이의 이야기. 처음이라 서툴지만 '이별'이라는 삶의 과정을 받아들이며 단단하게 자라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았다. 『처음 만나는 이별』 속에서 아이들이 마주한 죽음, 이별, 헤어짐은 그 대상도 상황도 모두 다르다. 소중한 존재와의 이별을 반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이별과 상실이 우리에게 슬픔과 고통만을 주는 것은 아니다. 피할 수 없는 삶의 과정 앞에 슬픔을 표현하는 법, 아픔을 함께 나누고 서로를 위로하는 법, 소중한 것을 기억하고 일상에 감사하는 법을 배우며 성장하는 것이다. 그렇게 이별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 된다.



이번 신간 초등 고학년 단편집 『처음 만나는 이별』에 실린 「할아버지와 은행나무」는 어떤 작품인가요?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수많은 만남과 이별을 경험합니다. 사람과만 만나고 헤어지는 것은 아니죠. 사람보다 더 가까운 반려동물이나 반려식물과도 만남과 이별을 경험합니다. 만남은 설레고 이별은 슬프지만, 기쁨도 슬픔도 우리가 경험해야 할 감정입니다. 이 작품을 통해 헤어져야 할 때, 잘 헤어지는 것도 우리가 꼭 배워야 할 일 중의 하나라는 것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처음 만나는 이별』, 「할아버지와 은행나무」 본문 중에서

『처음 만나는 이별』은 다양한 상황 속에서 생애 처음 이별을 마주하게 되는 아이들이 그 이별 속에서 한 뼘 성장해 가는 이야기인데요. 작가님이 생각하는 아픔을 통한 성장이란 어떤 모습일까요? 

제 친구 하나는 고등학교만 마치고 노동자가 되었어요.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셨고, 가족이라곤 늙은 할머니와 어린 동생뿐이었거든요. 친구는 어릴 때부터 부지런히 돈을 벌어 할머니를 보살피고 동생을 가르쳤어요. 어린 나이부터 지워진 짐이 힘들었을 거예요. 그럼에도 최선을 다하며 살아 온 그 친구는 저보다 훨씬 따뜻하고 책임감 강한 어른이 되었답니다. 때로 나만 괴로운 것 같을 때도 있을 거예요. 남들은 다 행복해 보이고요. 그러나 사람에게는 누구나 제 몫의 고통과 아픔이 있고, 최선을 다해 살다 보면 고통이 컸던 만큼 크고 넉넉한 사람이 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작가님의 기억 속에 처음 만난 이별은 어떤 것이었나요?

아주 어릴 때 집에서 키우던 '럭키'라는 진돗개가 있었어요. 아주 영리한 친구였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쥐약을 먹고 죽었어요.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집 뒤의 언덕을 몇 번이나 구르면서 죽음을 맞았는데, 그때 럭키와 눈이 마주쳤어요. 그때 그 친구의 눈빛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괜찮아'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 마지막 순간까지 남은 가족이 너무 힘들지 않기를 바랐던 것이 아닐까 싶어요. 럭키의 마음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나도 아무리 힘든 순간에도 럭키 같은 마음으로 남의 마음을 돌아보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해요.

성인 장편 소설과 단편 동화도 쓰고 계신데, 각각의 작업이 작가님에게는 어떻게 다른가요? 대상에 따라 작업 방식에도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요.

기본적인 것은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어른도 어린이도 같은 사람이니까요. 저는 어릴 때 어른들의 책도 봤어요. 어려운 책도 있었지만 제 수준에서 이해했고, 그러면서 어른이 되어 가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책을 쓸 때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달라는 출판사도 있지만, 저는 아이들의 힘을 믿습니다. 믿어주면 아이들은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판단할 겁니다. 어린 제가 그랬듯 말이죠.

지금 생애 처음 이별을 경험하고 있는 어린이 독자가 있다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신가요?

아프면 아파하고, 그리우면 그리워하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아무리 예쁜 꽃도 때가 되면 떨어져야 해요. 그래야 씨앗을 맺고 그 씨앗을 퍼뜨려서 내년에 더 많은 꽃을 피울 수 있으니까요. 단짝 친구와 멀어지게 됐다면 서로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었을 뿐일 겁니다. 영원히 멀어질 수도 있을 거고 다시 만나게 될 수도 있을 거예요. 우리는 왜 멀어지게 되었을까, 생각하다 보면 불쑥 자라 있는 자신을 느끼게 될지도 몰라요. 예고 없이 어떤 이별이 찾아왔다면 그냥 슬퍼하세요. 슬픔도, 아픔도 우리 인생의 소중한 자산이니까요.



*정지아

1965년 전라남도 구례에서 태어났으며,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박사 과정을 마쳤다. 1990년 『빨치산의 딸』을 출간했고 1996년 「고욤나무」로 조선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 당선되었다. 소설집 『행복』, 『봄빛』, 『숲의 대화』, 『자본주의의 적』 등이 있다. 이효석 문학상, 한무숙 문학상, 올해의 소설상, 노근리 평화문학상을 수상하였다. 그 밖에 저서로는 청소년 소설 『숙자 언니』, 『어둠의 숲에 떨어진 일곱 번째 눈물』, 『노구치 이야기』 들이 있다.




처음 만나는 이별
처음 만나는 이별
정지아,안오일,이선주,강효미,김기정 글 | 방현일 그림
스푼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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