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소셜 정치 데이터 플랫폼 옥소폴리틱스의 지향점과 역할조직으로 일하는 방식을 담아낸 『옥소 플레이북』이 출간되었다. 유호현 대표가 실리콘밸리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며 겪었던 기업 문화와 옥소폴리틱스를 운영하며 겪었던 경험을 통해 독자들이 역할조직에서 일하는 방식을 세밀하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프로세스와 사례, 구성원 인터뷰 및 시행착오의 경험을 통해 깨달은 인사이트와 함께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모든 기업이 옥소폴리틱스보다 나은 기업 문화를 가지길 바란다는 유호현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이 독자들에게 새로운 기업 문화를 만드는 데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작가님과 옥소폴리틱스를 처음 만나는 분들을 위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옥소폴리틱스 대표 유호현입니다. 저는 실리콘밸리 기업인 트위터와 에어비앤비에서 7년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했습니다. 그 때 배운 권위에 의존하지 않고 데이터에 기반해 의사 결정을 하는 시스템을 한국 정치에 소개하고 싶어 옥소폴리틱스라는 커뮤니티 기반 정치 데이터 플랫폼 회사를 창업해 올해로 3년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옥소 플레이북』이라는 제목이 특이합니다. 이 책의 제목은 어떻게 정해졌나요? 책을 쓰시게 된 동기도 궁금합니다.
실리콘밸리에서 팀, 회사, 서비스 등의 운영 규칙을 직원들끼리 정해서 공유하는 문서를 'Playbook'이라고 합니다. 옥소폴리틱스는 '역할조직'이라는 생소한 개념을 한국에 소개하는 회사이기도 합니다. 기존의 한국 회사의 문화와 달라서 당황하시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요, 그런 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원들을 위한 문서를 썼고, 그 책을 일반 독자들도 보실 수 있도록 확장하여 책으로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예전부터 새로운 일하는 방식인 '역할조직에 대해 말씀해 오셨습니다. 역할조직은 어떤 개념인지, 옥소폴리틱스를 통해 발전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 말씀 바랍니다.
역할조직은 의사 결정을 위계에 따라서 하지 않고 역할에 따라서 하는 조직입니다. 모든 결정을 대표가 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 결정은 디자이너가, 엔지니어링 결정은 엔지니어가 하는 구조입니다. 각 역할이 많은 의견을 나누지만 최종 결정은 해당 역할을 맡은 사람이 하고 책임을 지는 구조입니다.
역할조직 아래 근무하는 직원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긍정적인 반응도 있겠지만, 적응을 잘 하지 못하거나 부정적인 반응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대표가 윗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역할조직에서 CEO는 경영 역할을 맡은 직장 동료이고 윗사람이 아닙니다. 그런데 CEO의 말을 너무 무게 있게 받아들이는 거예요. 제가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하면, 제가 바란 반응은 "오케이, 참고할게요" 정도였는데 "그러면 어떻게 고쳐야 할까요?"라는 불만 섞인 반문이 돌아올 때도 있었습니다. 흔히 대표가 '깠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래서 참고하되 설명도 안 하고 무시해도 되는 '약한 의견'과 함께 입장을 이해하고 토론하고 새로운 대안을 생각하는 '강한 의견'으로 의견의 무게를 나누었습니다. 그러한 시스템 덕분에 많은 분들이 더 쉽게 적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역할조직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기업 문화와는 많이 다르다 보니, 실제 적용하는 과정에서 여러 이슈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옥소폴리틱스에서 역할조직을 운영하면서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역할조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워라벨도 아니고 자유로운 근무 시간도 아닙니다. 역할조직은 자신이 역할을 다하고 자신의 성과에 책임을 지면 무제한의 자유가 주어지지만 역할을 못 할 때에는 떠날 수밖에 없는 조직입니다. 프로 축구 선수를 생각해보면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팀에서 자기 역할을 잘 하면 좋은 대우와 많은 자유가 주어지지만, 그렇지 않으면 방출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모두가 회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일하는 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MZ세대의 대두, 기업 환경의 변화 등 다양한 이슈로 기업 문화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기업들에게 역할조직을 도입할 수 있을까요?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기업들은 어떤 곳일까요?
역할조직은 회사에 충성하기보다 스스로의 열정으로 자신의 목표를 향해 가는 MZ세대와 그 이후의 세대를 최대한 활용하는데 매우 적합한 기업 문화입니다. 자신의 역할을 이해하고, 자신의 브랜딩을 하면, 성과를 약속할 수 있고, 약속에 책임을 짐으로서 보상을 받는 프로들을 최대한 활용하여 실리콘밸리가 이루고 있는 혁신과 발전을 참고한다면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기업 문화에 대해 고민하는 많은 분들께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역할조직을 도입하기보다는 역할조직을 이해하고 우리 회사에 가장 좋은 문화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고민을 시작할 수 있는 책이 되었으면 합니다. 모든 기업이 역할조직이 될 필요도 없고 되어서도 안 됩니다. 상명 하달식의 문화가 어울리는 회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의 문제는 거의 하나의 의사 결정 구조가 모든 회사에 일률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권위주의적 의사 결정은 일반적인 회사 문화가 아니라 다양한 기업들의 다양한 문화 중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역할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로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주고 개인 성과 평가를 위주로 운영을 하는 것 또한 여러 다양성 중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회사를 위한 최고의 문화는 무엇일까를 고민해야지, 어떤 문화를 도입할까를 고민하는 것은 왜곡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호현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엔지니어. 연세대학교 인문학부에서 영어영문학과 문헌정보학을 전공하고, 문헌정보학 석사를 마쳤다. 텍사스주립대학에서 정보학 박사 과정 중 트위터에서 이메일을 받고 면접 끝에 입사하게 되었다. 트위터에 입사 후 초보 엔지니어에게도 자율성을 부여하는 문화가 놀랍고 이해가 가지 않아 몇 년간 그 근본 원리와 기업 문화에 대해 연구했다. 새로운 도전을 찾아 트위터 퇴사 후 에어비앤비에 입사했으며, 더 자유분방하면서도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일하는 시스템에 매료되어 기업 문화에 대한 연구를 이어갔다. |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