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현장은 전쟁터에 비견되곤 한다. 현장에서 하기에 따라, 방송 또한 죽고 산다. 살기 위해 장착해야 하는 게 '필살기'다. 방송에도 '필살기'가 있다. 『방송 필살기』는 제목대로 그걸 다룬다. 필살기는 비장의 무기다. 그러니 책으로 쓰긴 어렵다. 그런데 이렇게 시퍼렇게 날이 선 제목으로 썼다. 궁금하면 물어보는 수밖에 없다. 저자는 33년차 방송 ‘선수’다.
작가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원조 방송 ‘워너비’입니다. 2년 정도 <중앙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했지만, KBS 공채 기자로 다시 들어갔습니다. 방송을 하고 싶어서요. 1990년 1월 1일부터니 올해로 방송 33년차네요.
정치, 경제, 사회부와 워싱턴 특파원 등, 국내외 치열한 방송 ‘전장’을 거쳤죠. TV 경제 뉴스 앵커, TV 주간 매거진 앵커, 올림픽 현지 앵커,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 TV·라디오의 기명 코너 고정 출연 같은 특별한 ‘실전 경험’도 쌓았고요. 시사 제작 국장으로서 보도 부문 제작도 총괄했답니다. 대구방송 총국장 때는 초유의 재난 방송을 두 번이나 했습니다. 경주, 포항 지진이었죠. 이 모든 경험이 고스란히 필살기로 쌓였네요.
제목이 왜 굳이 ‘방송 필살기’인가요?
33년 전, 트라우마 때문입니다. 좁은 방송사 문을 겨우 비집고 들어왔을 때입니다. 떡 하니 '방송 기자' 계급장 하나 붙여주고 곧바로 방송 전장으로 떠밀더군요. 선배들요? 아무 말도 안 해줘요. 그런데 다들 하나둘씩 뭔가를 꺼내 들고 묵묵히 전장을 헤쳐나가고 있는 거예요. 비장의 방송스킬, '필살기'였어요. 알고 보니 선배들은 이미 ‘선수’들이었어요. 방송 ‘선수’들. 방송 ‘선수’들은, 필살기를 지닌 사람입니다. 없다면 방송 ‘선수’가 아닌 거죠. 문제는 ‘선수’ 아니면, 방송 전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겁니다. 필살기는 생존의 문제인 거죠.
필살기 앞에는 꼭 ‘비장(秘藏)의’란 수식어가 붙습니다. ‘숨겨둔’이란 뜻이죠. 그러니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죠.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고 했나요? 33년 팠습니다. 이제 알게 됐습니다. 비장(秘藏)만 해선 안 된다는 걸. 지금도 방송 전장엔, 생존 문제에 봉착한 ‘비(非)선수’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어떤 게 필살기죠?
시중엔 방송 관련 실무 서적이 넘쳐 납니다. 방송 문장론, 방송 기자 되기, 방송 취재법 등. 다들 중요하고, 훌륭합니다. 그러나 필살기는 결이 다릅니다.
▶ 속보 한 줄 들고, 1시간 생방 막기
▶ 무산소 등정(登頂)보다 숨 막히는 무원고 출연 비법
▶ ‘스튜디오 링’을 지배하는 자기 연출
▶ 중계차라는 ‘링 밖 방송’ 필승 스킬
▶ 예상과 계획이 틀어진 ‘배반의 취재 현장’서 살아남기
▶ ‘당최 졸리기만 하는’ 통계 수치 몇 개로, ‘술술 풀리는’ 현장 리포트 만들기
▶ 예고 없이 떨어진 1시간 프로그램 제작해내기
방송 전장의 필살기는 차고도 넘칩니다.
방송 ‘워너비’ 실력도 만만치 않다는 말씀이시네요? 그럼 ‘선수’와는 어느 정도 격차가 있나요?
한 2% 정도요.
2%면 겨우 한 수 차이 아닌가요?
방송 승부는 한 수 차이랍니다. 사실 세상의 승패가 알고 보면 다 한 수 차이죠. 한 수 차는 ‘넘사벽’의 다른 이름 아닐까요? ‘워너비’로 머물러서는 넘지 못할 4차원의 벽이라는 얘기입니다.
방송 ‘워너비’가 이 책을 꼭 읽어야만 하는 이유를 말씀하신다면?
이 책을 쓰면서, 골똘히 생각한 게 있어요. 누구를 위해 책을 쓰느냐, 생각해보니 5개 그룹이 나오더군요. 시종일관 이 그룹들을 의식하고 썼습니다. 맞춤 집필이라고 할까요?
『방송 필살기』가 필요한 5개 그룹이요? 궁금해지네요.
1번째 그룹) 전통 방송 워너비 : 방송 언론 전공 학생들이 제 1그룹이겠죠. 방송 현업에서는 학교에서는 모르는 비밀들이 많습니다. 그림이 뭔지, 출연과 리포트라는 방송 양식과 작동 메커니즘은 뭔지, 방송 제작은 뭔지,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구름 속을 걷듯 아득함만 가득할 거고요. 필살기는 이런 실전의 기초부터 다룹니다.
2번째 그룹) 방송 고시생 : 방송사가 원하는 능력은 무엇인지, 어렵게 들어가 부딪힌 방송 전장에서 써먹을 무기는 뭔지 궁금할테고요, ‘책상 물림’이 아닌, 실전에서 체화된 스킬에 목 마를 겁니다.
3번째 그룹) 모든 방송 워너비 : 앞서 거론한 ‘2% 부족’, 한 수 차의 넘사벽을 뛰어넘을 혜안이 필요하죠. 이 부분을 시종일관 생각하며 책을 썼습니다.
4번째 그룹) 현역 방송 기자 : 소총 한 자루 달랑 쥐여 주고 살아오라는 도제식 교육, 각자도생의 언론 생태계 때문이죠. 생존에 급급해 하지 않고, 여유 있는 '방송 선수'로 가기 위한 실존의 답을 찾게 될 것입니다.
5번째 그룹) 방송사 간부진과 언론학과 교수 : 종편 등 신생 방송사의 출현 이후, 기자 훈련은 이제 방송사의 현안입니다. 대학에서는 방송 실전에 대한 학생들의 갈증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방송 선수'를 배양하는 양대 기관의 니즈에 따라, 방송 필살기는 나침반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이현주 2년 정도 <중앙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했지만, 방송을 하고 싶어서 KBS 공채 기자로 다시 들어갔다. 1990년 1월 1일부터 올해로 방송 33년차다. |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