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없는 남자들] 남자와 여자, 그 깊은 간극에 흐르는 비밀스러운 선율
9년 만에 새롭게 태동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세계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2.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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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누군가를 완전히 이해한다는 게 과연 가능할까요? 설령 그 사람을 깊이 사랑한다 해도.”

무라카미 하루키가 단편소설을 묶은 소설집을 출간하는 것은 2005년 『도쿄 기담집』 이후 9년 만이다. 그사이 하루키 월드의 집대성으로 평가되는 대작 『1Q84』를 비롯한 장편소설 집필에 몰두해왔던 그는, 2013년 직접 선별한 영미권 단편소설 모음집 『그리워서』의 번역 작업중에 문득 ‘장편을 쓰는 것도 지쳤으니 이제 슬슬 단편들을 써보는 게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 후 그해 말부터 이듬해 봄에 걸쳐 발표한 단편소설 다섯 편과 단행본 출간에 맞춰 새로 쓴 표제작 「여자 없는 남자들」이 모여 이번 소설집이 완성되었고, 이번 한국어 판본에는 『그리워서』에 실렸던 오리지널 단편 「사랑하는 잠자」가 특별히 추가되었다.

제목처럼 ‘여자 없는 남자들’을 모티프로 삼은 이번 소설집에는 말 그대로 연인이나 아내로서의 여성이 부재하거나 상실된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여자 없는 남자들』은 방황하는 청춘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하루키 소설이 현실과 맞닿아 보편적인 소재를 진부하지 않게 풀어냈다는 면에서, 이번 소설집은 기존의 팬들은 물론 보다 폭넓은 연령대 독자들의 공감을 끌어내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여자 없는 남자들
여자 없는 남자들
무라카미 하루키 저 | 양윤옥 역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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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1949년 교토에서 태어나 와세다대학교 문학부를 졸업했다.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군조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했고, 1982년 장편소설 『양을 쫓는 모험』으로 노마문예신인상을, 1985년에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로 다니자키 준이치로상을 수상했다. 1987년 『상실의 시대』(원제: 노르웨이의 숲)를 발표, 유례없는 베스트셀러 선풍과 함께 하루키 신드롬을 일으키며 세계적인 작가로 떠올랐다. 1994년 『태엽 감는 새』로 요미우리문학상을 수상했고, 2005년 『해변의 카프카』가 아시아 작가의 작품으로는 드물게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그 밖에도 『스푸트니크의 연인』 『댄스 댄스 댄스』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먼 북소리』 『이윽고 슬픈 외국어』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1Q84』 『기사단장 죽이기』 등 많은 소설과 에세이가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2006년에는 엘프리데 옐리네크와 해럴드 핀터 등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바 있는 프란츠 카프카상을 수상했고, 2009년에는 이스라엘 최고의 문학상인 예루살렘상을, 2011년에는 스페인 카탈루냐 국제상을 수상했다. 또한 2012년 고바야시 히데오상, 2014년 독일 벨트문학상, 2016년 덴마크 안데르센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