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애매해도 빵은 맛있으니까』는 누구나 인정하는 빵순이인 작가가 자신이 빵으로부터 얻었던 위로의 순간들을 글과 그림으로 전한다. 스스로를 한 덩이의 빵이라고 생각한다는 작가는 종종 자신이 지금 빵이 되기 위해 어떤 시기를 지니고 있는지 생각한다고 한다. 어딘가 미숙한 나는 아직 반죽인 상태일지도, 너무 힘든 시기의 나는 맛있는 빵이 되기 위해 뜨거운 오븐 속에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맛있는 빵이 되기 위해서 매순간 정성을 들일 뿐이다.
부드러운 마들렌이 되지 못했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거친 공갈빵이든 공주같은 크로와상이든 자기만의 맛과 매력이 있으니까. 가장 나다운 멋스럽고 맛있는 빵이 되면 그만이다. 가끔은 재료를 잘못 넣는 실수를 할 때도 있겠지만 예상하지 못한 레시피가 더욱 특별한 맛을 낼 수도 있으니 걱정하지 말자.
자타공인 빵순이의 빵 묘사는 특별하다. 따끈하고 폭신, 쫄깃한 식감부터 고소하고 달달한 향기까지 책을 읽고 있으면 ‘책빵(책을 읽으며 빵을 먹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인생은 애매해도 빵은 맛있으니까』는 그런 독자들을 위해 깐깐한 입맛의 소유자인 작가가 알려주는 맛있는 샌드위치, 수프 레시피와 함께 귀여운 일러스트로 맛있는 빵집을 소개하는 ‘빵지 순례 지도’까지 알차게 담았다.
책 속에 정말 많은 종류의 빵이 등장하고, ‘빵순이의 빵집 지도’까지 있을 정도로 빵에 대한 애정이 돋보이는데, 특별히 빵을 좋아하시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을까요?
아이러니하게도 다이어트를 했던 게 빵을 좋아하는 계기가 됐어요. 운동과 식이조절을 병행하며 과자를 끊었는데 군것질을 못하는 게 굉장한 스트레스로 다가오더라고요. 과자의 대체 식품을 고민하다 접하게 된 게 ‘사워도우 빵’이에요. 처음 먹었을 때는 달콤한 디저트나 과자에 길들여진 제 입맛에 밋밋하고 맛없게 느껴졌어요. 그러나 몇 번 먹다 보니 씹을수록 구수한 맛은 계속해서 생각날 만큼 여운이 깊었어요. 이후 과자 대신 다양한 빵을 찾아 먹게 되면서 빵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어요.
작가님이 가장 좋아하는 빵은 무엇인가요?
가장 좋아하는 빵 1순위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 이 질문은 대답하기가 제일 어려워요. 그럼에도 꼭 한 가지를 꼽으라면 요즘 좋아하는 빵은 소금 빵이에요. 담백한 맛은 물리지 않아서 자리에서 서너 개쯤은 거뜬히 먹게 만드는 끌림이 있어요. 물론 가장 좋아하는 빵은 시기에 따라 바뀌어요. 어떤 때는 진한 치즈케이크나 부드러운 식빵을 뜯어먹고 싶은 충동이 일기도 하니까요. 때마다 가장 먹고 싶은 빵이 있으면 최상의 맛을 구현한 빵을 찾아 먹어요. 그게 빵순이가 일상생활에서 빵을 즐기는 방법이에요.
작가님께서는 빵을 통해 마음의 위로를 많이 받았다고 하셨는데, 속상한 일이 있거나 지친 하루를 보낸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빵은 무엇인가요?
심신이 지치거나, 무력감이 덮쳐올 때는 딸기 케이크를 먹어요. 상큼한 딸기와 크림의 조화로운 맛은 바람 빠진 풍선에 공기를 채워주듯 가라앉은 기분을 들뜨게 만들고, 달콤한 맛에 기운을 차릴 수 있는 에너지를 얻어요. 마음이 허하거나 속상할 때는 샌드위치와 수프의 조합을 추천 드리고 싶어요. 치즈와 여러 채소가 어우러진 샌드위치는 입맛이 없을 때 든든한 식사가 되어줄 거예요. 거기에 더해서 헛헛한 속을 채워줄 수프가 있다면 얼어버린 마음을 한결 따뜻하게 녹여줄 거고요. 정성스럽게 구워진 빵을 먹는 건 제 자신을 위로하는 하나의 방법이에요. 이렇듯 우리는 대단하지 않은 것에서 위로를 받아요. 위로가 꼭 거창하거나 대단할 필요는 없어요. 딸기 케이크와 샌드위치, 수프 정도의 온기와 맛이면 충분한 위로가 된다고 생각해요.
힘든 일이 생겼을 때 마음을 다스리는 작가님만의 방법을 소개해주세요.
마음이 힘들거나 지칠 때 일부러 몸을 움직이는 편이에요.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기 힘들더라도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구겨진 침구를 정리해요. 때로는 따뜻한 차를 마시거나 책을 읽기도 하고요. 힘들어서 의욕이 들지 않는 순간에도 삶의 루틴이 깨지지 않도록 노력해요. 마음이 힘들다고 해서 생활을 포기하거나 방치해둘 수는 없으니까요. 마음의 어려움은 이해해주되 생활적인 부분을 부지런히 꾸려나가는 규칙적인 생활은 지켜나가야 해요. 몸을 움직이다 보면 복잡했던 마음이 정돈되고, 문제 상황에 대한 거리 두기가 가능해지면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선 또한 가질 수 있어요.
‘빵 감정단’이란 별명이 있을 만큼 많은 빵을 드셔 오셨고, 남다른 입맛을 가지고 계시다고 들었는데요.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좋은 빵이란 어떤 빵인가요?
제가 좋아하는 빵집이나 카페의 사장님들은 자신이 운영하는 공간과 직접 만든 빵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분들이 많으세요. 단순히 수익을 내기 위해 빵을 만드는 게 아니라 빵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즐거운 분들이에요. 맛있게 구워진 빵을 대접하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이들이 만든 빵이 좋은 빵이라고 생각해요. 그 정성스러운 맛은 먹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어요.
빵을 먹는 작가님만의 루틴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저는 하루에 한 끼는 빵식을 하기 때문에 전날 밤에 다음날 먹을 빵 메뉴를 정해둬요. 그날그날의 기분과 입맛에 따라 어떤 날은 샌드위치를, 또 어떤 날은 구움과자나 케이크류를 먹기도 해요. 먹고 싶은 빵이 있을 때는 그 빵을 제일 맛있게 만드는 곳으로 정평이 나있는 빵집을 찾아보고 정보를 정리해둬요. 이렇게 하나 둘 맛있는 빵 맛을 찾아 여러 곳을 다니다 보니 저만의 빵집 지도를 확장해나갈 수 있었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함께 먹으면 좋을 빵을 추천해주세요.
책을 한 장 한 장 읽어 내려가면서 제일 먼저 머릿속을 스치는 빵이 누구나 한 가지쯤은 있을 거예요. 그 빵이 지금 내 기분과 컨디션에 딱 알맞은 빵이에요.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돌거나 꼭 먹어야지, 결심이 선 빵이 있다면 당장 빵집으로 가서 그 빵을 집어 드세요. 이 빵을 먹으면서 책을 읽으면 딱 어울릴 거야, 생각되는 여러분의 판단이 제일 정확할 테니까요.
*라비니야 일상의 소소한 순간을 포착하고 사유하는 것을 즐기며 새로운 공간을 여행하는 취미가 있다. 빵과 책, 사랑하는 사람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는 웹툰 원고를 각색하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쓰고 싶은 글을 짬을 내 부지런히 쓴다. 지은 책으로는 『나는 나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어』가 있다. ▶ 인스타그램 : @rabiniya_cally ▶ 브런치 : @dbs1260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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