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모습이 전부는 아니야!”
첫 표지부터 마지막 장까지, 줄 맞춰 포개어진 네모난 창문. 실제로 뚫린 이 창문을 통해 독자는 집 안의 상황, 즉 다음 장에 펼쳐질 그림의 일부를 먼저 마주하게 된다. 서둘러 책장을 넘겨 집 안에서 '진짜' 일어나고 있는 일을 확인하고 싶겠지만, 잠시 숨을 고르고 한 호흡 쉬어가기를 추천한다. 문을 벌컥 열기 전에 주변을 구석구석 살펴봐야 이 책을 제대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창문 주변은 물론이거니와 창문 왼쪽 장의 그림까지 꼼꼼히 확인해 보자. 창문 왼편에 있는 동물은 우리보다 한 발 가까이서 창문 너머 집 안의 풍경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창문이 뚫린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무슨 말인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소한 소품, 동물의 표정 하나하나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 문밖으로 삐져나온 뱀의 꼬리에 감긴 붕대, 거꾸로 쓰인 현관의 숫자, 입맛을 다시고 있는 고양이. 이 모든 것들이 집 안의 '진짜' 상황을 추측할 수 있는 힌트가 된다.
창문 주변의 그림을 충분히 감상했다면, 떨리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겨 보시라! 상상을 뛰어넘는 반전이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고, 뛰어난 관찰력 덕에 예측이 적중할 수도 있다. 셜록 홈스가 된 기분으로 추리를 거듭하다 보면, 분명 알고 있지만 자주 까먹는 무언가가 여러분을 간지럽힐지 모른다. 열네 개의 창문을 모두 지나 뒤표지를 덮는 순간, 그 '무언가'의 정체를 깨닫게 해주는 문장이 등장한다.
“보이는 모습이 전부는 아니야!”
우리 모두 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타인을, 사회를, 세상을 편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진 않은지 항상 경계해야 한다는 것을. 하지만 어쩐지 나이를 먹을수록 작고 견고한 나만의 창틀을 짜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곤 한다. 이 창틀이 나를 보호해 줄 것이라 착각하면서.
『집 안에 무슨 일이?』가 어른의 창틀에 균열을 일으키기를 바란다. 『집 안에 무슨 일이?』가 아직 창틀을 짜지 않은 아이에게 넓은 시야를 잃지 않는 힘이 되기를 바란다. 『집 안에 무슨 일이?』가 내 안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곰곰이 살피는 마음의 눈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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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초롬 (도서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