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희 작가 “어떡하죠? 고양이 저만 없어요?!”
이 책은 어쩌면 고양이를 위한 마법의 주술서가 되지 않을까 하면서요. 하지만 이곳은 현실 세계!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저는 ‘운명 같은 고양이와의 묘연을 꿈꾸는’ 사람 쪽인 것 같습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1.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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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식당』『괜찮아, 우리 모두 처음이야!』 등 우리들의 일상 속 걱정을 위로하고 다독여 주었던 이주희 작가가 이번엔 고양이를 반려가족으로 맞고 싶은 아이의 고민거리를 들고 새롭게 찾아왔다. ‘나만 없어. 고양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돌던 시기, 고양이와 함께 살고 싶다는 막연한 바람으로 “나도 고양이랑 살고 싶다!”를 외치고 다니던 작가. “고양이랑 같이 살면 되잖아. 뭐가 문제야?” 하고 되돌아온 질문에, ‘그래 뭐가 문제일까? 고양이랑 함께 살기에 괜찮은 환경인데도 선뜻 고양이랑 함께 살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렇게 하나씩 따져 보니, 어느새 그림책 『어떡하지?! 고양이』가  만들어졌다. 



작가님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매일 끼니를 먹듯이 그리고, 쓰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별다른 일이 없는 것 같은 일상 속에 꼬깃꼬깃 숨어 있는 이야기와 감정을 찾아내 그림과 글로 모아 둡니다. 그런 덕에 그동안 여러 어린이책의 그림을 그리고 그림책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 작업을 하면서 다시 한 번 깨달은 것은 저는 정말 걱정이 많은 사람이라는 거예요. 그동안 제가 지은 책의 아이들이 모두 걱정이 많더라고요. 하지만 저와 달리 아이들은 걱정을 내려놓고 씩씩하게 나아갑니다. 저도 책 속의 아이들처럼 해 보려고요.

어떻게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를 만드는 작가가 되셨는지 궁금해요.

어릴 때부터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면서 막연히 나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림 그리는 것이 좋아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했고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책에 그림을 그리는 동안 점점 더 커진 마음들을 꼭꼭 뭉쳐서 그림책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야기를 처음 만들 때는 꼭 아이들은 염두에 두지는 않습니다. 어느 작가님이 “나는 내 마음속에 사는 어린이들을 위해서 쓴다.”라고 하셨는데 작업은 늘 저로부터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어느 지점부터는 아이들은 이 이야기를 어떻게 보고 느낄지 궁금해서 찾아가 물어봅니다. 어쩔 수 없이 저는 이미 훌쩍 큰 어른이기 때문에 지금 어린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되지요.    

고양이와 살고 싶다는 작가님의 막연한 바람과 고민에서 이 책이 만들어지게 되었다고 들었는데요. 결국 고양이와 함께 살기로 결정하셨는지 궁금해요.

『어떡하지?! 고양이』의 첫 더미를 2년 전에 만들고 책이 되는 동안에도 저는 여전히 고양이와 살기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작업하는 동안 책 출간과 함께 저희 집에 고양이가 오면 정말 멋진 해피엔딩일 거라고 생각하곤 했습니다. 이 책은 어쩌면 고양이를 위한 마법의 주술서가 되지 않을까 하면서요. 하지만 이곳은 현실 세계!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저는 ‘운명 같은 고양이와의 묘연을 꿈꾸는’ 사람 쪽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을 만드시면서 반려동물에 대해 작가님의 시선에도 변화가 생기셨는지요. 

뉴스에서 인간의 잘못으로 피해 받는 동물들을 보면 분개하긴 했지만 사실 귀엽고 예쁜 동물들에게만 관심이 있었습니다. 고양이와 같이 사는 삶에 대해서 생각하고 알아 갈수록 동물을 대하는 저의 태도가 얼마나 편협하고 이기적인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안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관습적으로 애완동물로 접근하는 생각들도 여전히 남아 있어서 스스로 깜짝 놀랄 때가 많았습니다. 동물은 이럴 것이다 하며 함부로 넘겨짚는 생각도 주의하려고 합니다. 동물도 나와 똑같은 하나의 생명체로 보려고 합니다. 


이주희 작가의 책상

이 책을 보고 무작정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어 하는 아이와 대화하게 되었다는 부모님들이 많았어요. 특히 생각이 양쪽 페이지로 계속 이어지는 장면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야기 구성에서 가장 신경 쓰신 부분은 어떤 건가요?

아이들이 보는 애니메이션이나 책, 장난감이나 옷 같은 생활용품에도 동물 캐릭터가 많이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 그렇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아이들이 이렇게 접한 동물의 모습만 보고 동물과 살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저 역시 고양이랑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때 이미지로서의 고양이와 혼동하는 것은 아닐까 경계했습니다. 이미지로서의 동물과 실제 동물은 하나부터 열까지 아주 다를 것입니다. 전혀 다른 세계이지요. 『어떡하지?! 고양이』에서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예쁘고 좋은 부분만이 아니라 복잡한 현실의 문제들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에 따른 책임감에 대해서도요. 진지하고 치열한 걱정들이지만 아이들과 같이 이야기해 볼 수 있도록 재미있고 유쾌하게 풀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같이 이야기하다 보면 답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요.

동물과 사는 일에 대한 다른 이야기도 기획하고 계신 것이 있을까요? 아니면 다음 책은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나요?

이번에는 동물이 아닌 나 자신과 사는 일에 대한 그림책을 작업하고 있습니다. 고양이와 사는 것도 어렵지만 나 자신과 사는 일도 무척 어려운 것 같습니다. 게다가 나와 사는 일은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림을 그린 책 『정연우의 칼을 찾아 주세요』 화가의 말에 “저도 잃어버린 것이 있어요. 그것을 찾으러 가 보려고 해요. 꼭 찾아서 여러분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요.”라고 썼는데 그 이야기입니다.

마지막으로, 고양이가 생기면 숙제를 찢어도 괜찮고 밥도 챙겨 줄 수 있고 목욕도 시켜줄 수 있다고 장담하는 어린이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거실 한쪽에는 커다란 피아노가 있어요. 이 피아노를 살 때 단단히 다짐했지요. 피아노를 사게 되면 한 시간씩 일찍 일어나서 연습도 하고 하루도 안 빼놓고 열심히 쳐야지, 하고요. 그런데 피아노 뚜껑을 언제 열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마음먹은 것을 지키는 일은 정말 쉽지 않아요. 더욱이 한 생명과 함께 살아가는 것은 피아노를 치는 것보다 내일 숙제를 해 가는 것보다 훨씬 어려울 거예요. 그렇지만 저도 고양이가 생기면 그림을 찢어도 괜찮고 밥도 잘 챙겨 줄 거고 물론 목욕도 깨끗하게 시켜 줄 거예요. 정말이에요.




*이주희

세상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그림으로 보여줄 수 있어서 행복한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지금까지 그림책 『괜찮아, 우리 모두 처음이야!』, 『고민 식당』, 『무엇이 보이니?』, 『껌딱지 독립기』를 쓰고 그렸고, 동화책 『우리 반은 못 말려!』, 『나는 3학년 2반 7번 애벌레』, 『마법의 빨간 부적』, 『아무 말 대잔치』, 『착한 지방은 억울해』, 『독서전쟁 : 세종대왕 VS 링컨』, 『사진일기 쓰기』, 『손으로 따라 그려 봐 : 그래프』, 『열 살에 꿈꾸면 좋을 것들』, 『위대한 천재 위대한 탄생』, 『정연우의 칼을 찾아 주세요』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어떡하지?! 고양이
어떡하지?! 고양이
이주희 글그림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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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