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원 저자
어떤 사람을 모여들게 하고 싶은가? CD 없이도 음악에 접속할 수 있고, AI가 플레이리스트를 짜주는 시대에 카세트테이프 숍이 주목받는 이유는? 일단 소비자의 발길을 붙잡았다면, 그다음에는 또 어떻게 머물게 할 것인가? 넘쳐나는 재화와 서비스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브랜드들은 이제 ‘라이프스타일’이라는 화두를 꺼내든다.
블루보틀이 첫 번째 해외 지점을 연 도시, 비즈빔과 꼼데가르송이 탄생한 도시, 그 어떤 마이너한 취향도 하나의 비즈니스가 되는 도시. 바로 도쿄다. 번화가 한가운데에 있는 글로벌 브랜드부터 한갓진 골목길의 작은 편집숍까지, 도쿄의 크고 작은 브랜드들은 현대인의 모든 감각과 취향에 민첩하게 반응한다. 지금의 도쿄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그들만의 제안력으로 도쿄인의 삶에, 아니 도쿄에 스며든 브랜드들을 찾아 나선다. 오랜 경력의 브랜드 커뮤니케이터들이 꼼꼼하게 큐레이션한 브랜드들은 저마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빛난다. 라이프스타일의 성지 무지 호텔부터 카세트테이프 편집숍 왈츠, 최고의 컬래버레이션을 이끄는 편집숍 빔스……. 브랜드 전문가들과 함께 매력 넘치는 도쿄 여행을 떠나보자.
브랜드(숍)를 선정한 기준은 무엇이었는지?
최종 리스트가 나오기까지 70여 개의 브랜드가 거론되었고, 1차 원고까지 썼지만 최종 원고에는 제외된 사례도 6~7건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사례를 줄이고 줄이는 과정에서 선정 기준이 필요했고, 그 기준이 결국 책의 챕터 4개가 되었습니다. 기준은 아주 쉬운 한자어 하나로 표현이 가능한데요, 本, 合, 外, 好 이렇게 4가지입니다. 즉, 본질에 집중한 제안을 하고 있는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특별한 만남이 있는가? 생각의 관점을 바꿔주는 의외성이 있는가? 분명한 취향으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가? 이렇게 4개의 기준입니다.
스물네 개의 브랜드(숍)를 골랐는데, 이중 특히 기억에 남는 브랜드를 꼽아보자면?
개인적으로는 ‘왈츠’라는 카세트테이프 숍입니다. 어쩌면 本, 合, 外, 好 4개의 기준 모두를 갖춘 사례일지도 모르겠네요. 일단 이 공간에 들어갔을 때의 감흥이 아직도 강렬히 남아 있는데요. 잘 가꿔온 개인의 취향이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우수한 사례였습니다. 여기에서의 방점은 ‘잘 가꿔온’에 있습니다. 그냥 좋아서 하는 일을 비즈니스로 벌이는 것의 맹점은 무턱대고 자기 취향에만 기댄다는 것인데, 왈츠는 조금 달랐습니다. 오랜 시간 꾸준히 취향을 쌓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확보해 비즈니스로 만든 사례입니다. 매장 주인의 커리어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는 대형 레코드 숍 ‘웨이브’와 아마존 재팬을 거치며 왈츠가 본인의 ‘경력의 절정’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카세트테이프 매장을 냈다고 합니다. 이 매장이 개인 취향의 공간을 넘어서 전 세계 카세트테이프들이 모여드는 허브가 된 비결에는 취향을 전문성으로 키워온 시간이 있었던 것이죠. 결국 그런 면이 다른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혜선 저자
도쿄를 방문하게 되는 도쿄만의 매력은 무엇인지?
같은 기간에 방콕, 상해, 홍콩 등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자연스럽게 도쿄로 수렴이 되었습니다. 글쓴이들이 브랜딩, 마케팅을 주 업무로 하는 사람들이고 그런 관점에서 팁을 전하는 책이라 가급적 ‘변화’에 대해 좀 더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도시, 그리고 바쁜 일정들을 감안하여 잠깐을 방문하더라도 최대한 효율성 있는 여행이 될 수 있는 도시로 도쿄 만한 곳이 없었습니다. 특히 최근 도쿄의 도시 개발, 변화에 더 가속도가 붙어서 2~3달 만에 방문해도 새로 생긴 공간들이 여럿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이런 변화는 계속될 것이라 예상됐고, 이 시점을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브랜드 커뮤니케이터로서, 브랜드를 어떤 관점, 어떤 기준으로 바라보는지?
브랜드는 유기적인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자기 정체성만으로 설명되는 시대는 아닌 것 같아요. 소셜(Social)로 브랜드가 만들어지고 기획되는 시대입니다. 브랜드가 해석되고, 정의되고, 수용되는 범위를 좀 더 유기적으로 구축해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물론 유기성을 갖기 전에 자기 정체성이 분명해야 된다는 건 당연한 전제가 될 것이고요. 지금은 브랜드가 다양한 관계 속에서 빛을 발하도록 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자기에게 유리한 컬래버레이션, 적절한 카테고리 확장, 고객을 팬으로 수용하고 발전시키는 것. 모두 오늘을 사는 브랜드들의 숙제입니다.
도쿄 안에서도 특히 애착이 가는 지역을 고른다면?
나카메구로. 이 지역은 도쿄에 도착하자마자, 혹은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그냥 특정한 목적지 없이 오랫동안 걷고 싶은 곳입니다. 도쿄는 산책하기도 좋은 도시라는 것을 새삼 느꼈는데요. 구글 맵을 켜고 바쁘게 특정 장소를 찾아 다니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그런 숙제를 접고 그냥 편안하게 걷는 것만으로도 영감을 주는 지역이 나카메구로였습니다. 벚나무가 즐비한 강가에 자리 잡은 작은 상점들, 거기에 진짜 라이프스타일이 숨어 있더라고요.
황지현 저자
책을 들고 도쿄를 여행하러 갈 이들에게 작은 팁을 준다면?
공간을 알기 위해서는 직접 그 공간에 들어서서 스스로 느끼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이 없습니다. 이 책의 세세한 정보들도 일종의 바이어스(bias)가 될 수 있습니다. 여행가기 전 책은 전체적으로 간단하게 훑어보고 동선을 정해, 일단 직접 공간을 만나보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체험하면서 이 책에는 없는 자기만의 생생한 감흥이 생겨나길 기대하면서요. 여행을 마무리한 후 이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찾아낸 맥락, 경험과 비교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브랜드, 편집숍의 흐름을 이야기한다면?
라이프스타일이 거의 동질화된 시대에는 카테고리에서 1등을 선점한 브랜드가 장악하지만, 지금처럼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화된 시대에는 브랜드 파워나 인지도가 아니라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기준으로 브랜드를 고릅니다. 스몰 브랜드들의 기회가 여기에 있습니다. 소비자 경험상 아쉬웠던 부분이나 빅 브랜드가 생각하지 못했거나 놓친 부분을 촘촘히 파고드는 것에서 브랜드의 새로운 관점이 생겨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편집숍들도 더더욱 자기 정체성이 중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어느 곳에나 다 있는 것을 들여놓는 구색 갖추기가 아니라 나의 정체성에서 시작된 큐레이션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정체성을 가장 완성도 있게 보여주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라이프스타일의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남성 편집숍이라 해도 아이들, 여성들도 즐길 수 있는 공간적 매력이 필요합니다. 결국은 일종의 ‘커뮤니티’가 될 수 있을 정도의 소속감을 줄 수 있어야 지속적으로 라이프스타일을 얘기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아이덴티티 기획, 브랜딩,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등을 두루 경험하면서 브랜드 기획자로, 브랜드 크리에이터로 살아왔습니다. 현재는 브랜드의 맥락을 설계하고 이를 매력적으로 표현하는 제이앤브랜드를 창업해 다양한 산업의 브랜딩 이슈들을 남다른 시각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맥락을 팔아라』, 『어바웃 브랜딩』, 『히트상품을 만드는 브랜딩 트렌드 30』 등의 브랜딩 서적을 꾸준히 써왔습니다.
*정혜선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에이전시 인터브랜드에서 브랜더로서의 기틀을 다지고, 브랜드란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스톤브랜드커뮤니케이션즈로 적을 옮겨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으로 고민의 폭을 넓혔고, 지금은 이마트 브랜드전략팀에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함께하는 브랜딩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황지현
브랜드 컨설팅 회사 브랜드메이저, 메타브랜딩, 그리고 SK텔레콤에서 브랜드를 만들고 키워왔습니다. 소문난 브랜드 덕후로, 마케터가 탐구해야 할 3대 브랜드로 애플, 도쿄 그리고 방탄소년단을 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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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라이프스타일정지원, 정혜선, 황지현 공저 | 미래의창
오랜 경력의 브랜드 커뮤니케이터들이 꼼꼼하게 큐레이션한 브랜드들은 저마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빛난다. 브랜드 전문가들과 함께 매력 넘치는 도쿄 여행을 떠나보자.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