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의 정년이 빨라지고, 청년도 취업하기 힘든 대한민국에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 재취업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 같은 일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주부들은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본다. ‘나도 창업 한 번 해볼까?’ 주부들은 창업이라고 하면, 프랜차이즈 업종을 떠올리거나 남들 눈에 고상해 보이는 디저트 카페, 꽃집, 공방 등을 떠올리지만 사실 창업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프랜차이즈 업종은 본사의 횡포에 휘둘리는 게 현실이며, 고상해 보이는 업종은 사실 막노동과 다름없다. 게다가 주부의 창업은 가사와 육아가 어느 정도 병행할 수 있을 정도의 일이어야 가능하다. 이 책 『초크아트, 분필로 꿈을 그리는 여자』는 공방 창업의 허와 실, 그리고 제대로 창업을 준비하는 방법과 9년 차 저자의 베테랑 운영 노하우를 담았다.
그리고 육아. 워킹맘이 힘든 이유는 육아 콤플렉스 때문이다. 아이 소풍 날, 김밥 전문점 표 김밥을 정성스럽게 세팅하고, 예쁜 포크를 꽂아 최대한 ‘엄마표 김밥처럼 보이게 하기’ 내공을 지닌 저자는, 저자에게 최적화한 가장 효율적인 육아를 하고 있다. ‘우리 엄마 정말 멋져요!’라는 말을 들은 엄마라면, 반은 성공했다고 감히 말해도 될까? 저자의 육아 노하우가 이 시대의 워킹맘들에게 즐거운 육아 비법이 되길 희망한다.
『초크아트, 분필로 꿈을 그리는 여자』 를 출간하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의 책인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초크아트는 제가 9년간 사귀어 온 친구이자 사업 아이템이지요. 9년간 그림을 그리고 수강생들에게 교육을 해오면서 저는 ‘세상에서 나만큼 내 직업에 자부심과 사랑이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거야’라고 할 정도로 이 일에 열정을 쏟고 있어요.
보통 그림 그리는 직업은 어릴 적부터 미술을 배웠거나 미술 전공을 했을 거라 생각하겠지만 저는 대학에서도 전혀 다른 공부를 했고 20대 중후반을 직장에서 마케팅을 하며 보냈어요. 제 책에는 서른 살부터 시작한 초크아트를 1인 창업으로 시작하고 운영해온 경험과 노하우, 그 사이에 두 아이를 출산하고 육아와 사업을 병행하며 겪는 워킹맘으로서의 이야기가 주로 담겨있어요. 어떻게 그것들을 다 해낼 수가 있냐고 묻곤 하시는데 힘들고 포기하고 싶어도 내가 벌려놓은 것들이 모두 내가 원해서 시작한 것들이라고 생각하면 버티게 되더라고요.
요즘 카페나 가게에서 종종 초크아트가 보이는데요. 초크아트는 어떤 직업이며, 초크아트를 시작한 작가님의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분필과 흡사한 오일 파스텔을 재료로 칠판에 그린 듯한 느낌의 그림과 글씨를 표현하는 것이 바로 초크아트입니다. 주로 우리가 커피 마시러 가면 카페에서 볼 수 있는 칠판 스타일의 메뉴판이나 벽화에 쓰이지요. 저는 20대 후반 직장을 다니면서 고민했습니다. ‘나중에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할 수 있는 멋진 여자의 프리한 직업‘을 꿈꾸고 있었고 마침 회사 근처에서 초크아트를 배울 기회가 있었어요. 경제적으로는 주부로 살면서도 당당하게 내가 번 돈으로 아이들, 부모님 용돈도 드리고 또 아직은 생소하지만 이 분야에서 내가 전문가가 되어 보겠다는 꿈을 가지고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특히 초크아트 그림이 너무나 예뻐서 볼 때마다 감탄하며 홀딱 빠지게 된 것도 계기지요.
요새 다양한 직업의 공방 창업을 꿈꾸는 분들이 많은데요. 공방 창업에 현실은 어떠하고 다양하게 그림 작업을 하시고 계신데요. 작가님의 비즈니스 경험담을 듣고 싶습니다.
요즘 SNS만 봐도 여성들이 선호하는 예쁜 수공예들이 정말 많죠, 또 손재주 있는 분들이 많아서 본업이 있으면서도 부업으로 그 재주를 살리는 분들도 많고요. 우리는 보통 완성품만 보기 때문에 그것들을 만드는 과정이 어려운지 모르고 예뻐 보이기만 하지만 현실적으로 공방에서 무언가를 창작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아요. 도구나 기계를 사용하기도 하고 여자의 힘으로는 물리적으로 힘든 부분도 많죠. 이건 배우는 과정에서는 잘 모르다가 직접 사업으로 시작해보면 현실로 다가오게 돼요. 손으로 직접 만들다 보니 하루에 만들 수 있는 양은 한계가 있고 생각했던 것만큼 판매로 이어지지 않으면 쉽게 포기하고 1~2년 안에 폐업하는 것이 바로 공방 사업이에요. 마치 수면 위 백조처럼 겉에서 볼 땐 우아해 보이지만 수면 아래서는 죽어라 만들고 그리고 창작하느라 체력손실도 크고 힘들죠. 그래도 버티고 살아남는 분들은 다 내가 만드는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나 열정이 있는 분들, 그리고 홍보, 마케팅방법을 잘 알고 접근하는 분들 같아요. 비즈니스 마인드가 없으면 아무리 내가 잘 그리고 만든다 해도 그저 혼자 좋아서 하는 훌륭한 취미밖에 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수도권 내에서 의뢰받은 그림들은 완성 한 후에 직접 차에 싣고 클라이언트의 매장을 방문해서 매장에 설치까지 해드리고 있어요. 사실 그 작업이 몸이 굉장히 힘든 작업이라 택배로 보내드려서 직접 설치하시게끔 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하는 이유는 현장 사진도 남길 수 있고 또 직접 클라이언트를 만나 뵙고 그림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다 보면 친분이 생겨 주변에 저를 소개해주시기도 하고 재의뢰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요.
초크아트 창업을 하신지가 무려 9년 정도 되셨는데요. 당시에는 국내에서 생소한 직업 이었을 것 같은데요. 여성으로서의 흔치 않는 분야의 창업을 도전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시작하실 때 어떤 어려움들이 있었을까요?
초크아트가 뭐야?라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고 사실 지금도 종종 받아요. 어떤 분은 “아, 나 그거 알아. 초콜릿으로 작품 만드는 거?” 하기도 하죠. 초코 choco 가 아니고 초크 chalk 라고요! 사람들에게 일일이 내가 하는 일이 무언지 설명한다는 게 어떨 땐 참 귀찮기도 하고 스트레스 받기도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분야이다 보니 문화센터나 교육기관 등에서 수업을 하려고 할 때 비인기 강좌였죠. 또 미술을 안 배운 사람이 접하기 어려울 거라는 편견 때문에 수강생 모집도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저는 어릴 적부터 남들이 다 하는 평범한 것을 싫어하고 주목받는 것을 좋아했던 성격이라 그랬는지 그저 초크아트 그림의 매력에 빠져있었어요. 나름 이 분야를 경쟁자가 적은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했고 상업공간에 꼭 필요한 아이템이기 때문에 다른 공예에 비해 반짝하고 사라질 것 같지 않았어요.
신문방송학과를 전공하셨는데요. 본래의 그림을 잘 그리셨나요? 호주까지 가셔서 자격을 취득하시고 그림의 기본적인 소질이 없으면 배우기 어렵지 않을까요?
초등학교 때 미술 학원을 다니면서 좋아했고 약간의 손재주가 있는 정도였어요. 학창시절부터 20대를 보내는 동안 그림을 해 본적도, 그림을 직업으로 삼을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한창 광고의 매력에 빠져서 편입까지 해가며 신문방송학과에 다녔지만 저도 전공을 살리는 운 좋은 사람은 아니었어요. 직장에 다니면서 내가 가진 성향과 적성에 맞는 일을 찾고자 고민하다가 초크아트를 알게 된 것이죠. 미술전공을 안 하고 그림을 가르친다는 것이 처음에는 좀 창피하기도 하고 기죽기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짧은 기간이나마 초크아트의 원조 격인 호주 ‘모니크 캐논 초크아트스쿨’에 등록해서 강사 코스를 배우기도 했고요.
지금 저에게 상담 오시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미술 안 배웠는데 가능한가요?’예요. 물론 기초적인 스케치 능력이 있으신 분들은 빨리 습득하시는 것도 있지만 반복해서 따라 그리기를 연습하고 저처럼 이 분야에 매력을 느낀 분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봐요.
많은 워킹맘들과 경력단절 여성분들 또한 자기 일을 꿈꾸잖아요. 꿈꾸는 많은 분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과 어떤 분들에게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어떤 사람에게 꿈이란 것은 능동적으로 살게 하고 희망을 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꿈을 갖는다는 것이 곧 사치이고 부담스럽기만 한 분들도 분명 있죠. 그래서 꿈을 갖는 시기는 모든 사람에게 다른 것 같아요. 특히 주부들은 결혼하자마자 또는 출산하자마자 어떤 다른 꿈을 가질 틈도 없이 바쁘게 현실에 적응해야 하죠. 그런 시기를 겪는 후배 경단녀들에게 빨리 하고 싶은 일을 찾으라고 하고 싶지는 않아요. 저도 아이를 키워봐서 알지만 출산, 육아가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러다가 문득 ‘나’를 찾고 싶은 순간이 올 거예요. 누구도 대신 살아주지 않는 내 인생을 살고 싶다면 시간을 쪼개서 내가 하고싶은 분야를 공부하고 그쪽의 경험을 조금씩 쌓아야 해요. 그렇게 조금씩 내공을 쌓아둔다면 내가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망설임 없이 시작 할 수 있거든요.
경력단절 없이 꾸준히 일을 놓지 않고 해오는 분들에게는 그저 ‘지금 잘하고 있어!’ 가 최고의 응원인 것 같고요. 얼마 전 제 책을 읽고 자극을 받았다는 30대 여성분이 공방에 오셔서 수강등록까지 하시는 걸 보고 저는 정말 책 내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단 제 책의 가치로 삼던 ‘한 사람에게라도, 한 줄만이라도 공감이 되길’에 벌써 성공했구나 싶었고 그분처럼 잠시 나를 놓고 OO 엄마로 살고 있는 많은 여성분들의 가슴속에 숨어있는 열정에 조금이라도 ‘꿈틀’ 대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작가님의 행보가 궁금합니다.
작가가 직업이 아니다 보니 책을 한 권 내는 데까지 정말 힘들었어요. 두 아이의 엄마로 살면서 지금 하고 있는 직업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란데 언제 원고까지 쓰나 싶었고 그러다 보니 잠을 더 줄이고 새벽시간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죠. 여자들은 이렇게 하고 싶은 일로 성공하려면 방해되는 것들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제 아이들은 이제 조금씩 더 엄마의 케어가 필요한 것이 적어질 것이고 저는 저만의 시간이 더 생기겠죠. 저는 앞으로도 30년 정도 더 초크아티스트 로서 살아갈 생각이고 기회가 된다면 이 책의 메시지를 많은 분들 앞에서 생생하게 전달하는 강연의 꿈도 가지고 있답니다. 또 현재 운영 중인 유튜브 ‘바니엄마 TV'도 꾸준히 할 것이고, 제가 해 볼 수 있는 모든 것들에 호기심을 가지고 도전해 보고 싶어요. 곧 마흔이 되지만 30대에 준비했던 것들을 40대에 더 활짝 펼쳐 보이고 싶습니다.
김소현
세종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다가 결혼과 동시에 ‘초크 아티스트’라는 다소 생소한 직업을 갖게 되었다. 현재 초등학생, 유치원생 두 아이를 키우는 10년 차 워킹맘이자, ‘위즈 초크아트’ 공방을 운영 중인 9년 차 베테랑 1인 사업가이다.
-
초크아트, 분필로 꿈을 그리는 여자김소현 저 | 슬로디미디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워킹맘에게 바치는 위로이자, 주부 창업 노하우, 공방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을 담은 책이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