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저, 컬러 시리즈 전작의 아쉬움을 희석하다
얼터너티브 시대에 태어난 팝 펑크 밴드가 13번째 정규 앨범에 와서 펑크의 깃발을 반쯤 내리고 팝의 기를 더 높이 걸었으나 그들의 위트 넘치는 음악은 변함없다.
글ㆍ사진 이즘
2019.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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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꺼낸 지 두 달도 안 돼 새 앨범이 나왔다. 은 위저를 대표하는 ‘컬러 시리즈’의 재기발랄함을 무기로 이벤트성 커버 앨범이었던 전 작의 아쉬움을 희석한다. 처럼 조금은 무겁고 진중한 음반을 선보일 때도 있었지만, 컬러 시리즈답게 3년 만에 나온 신보도 밝은 기운이 가득하다. 이러한 분위기에 보태 장점인 간결한 멜로디와 쉬운 곡 진행도 꾸준히 이어온 밴드의 간판이다.

 

무겁지 않은 사운드와 리듬 악기인 드럼이 도드라진 전체적인 분위기는 첫 곡 「Can’t knock the hustle」부터 나타난다. 명반으로 꼽히는 부터 까지는 걸걸한 기타 톤을 분출했지만, 을 거치면서 이는 확연히 줄었다. 「The prince who wanted everything」과 「Zombie bastards」, 기타의 청감상 위치가 뒤에 있는 「I’m just being honest」 등이 그나마 익숙한 소리를 들려준다. 

 

대신 그 자린 「California snow」가 채웠다. 의 대곡 「The greatest man that ever lived」에서 살짝 시도한 힙합과 거친 음색의 신스가 합쳐져 펑크와는 다른 거침을 보여준다. 「Too many thoughts in my head」에서는 랩을, 피닉스의 「Lovelife」을 닮은 「Byzantine」에서는 보사노바를, 「High as a kite」에서는 발라드를 담으며 실험성과 다양성을 담았다.

 

이렇게 요즘 사운드와 화합하는 기성 밴드 위저는 「Byzantine」의 가사에서 로큰롤이 죽지 않음을 외친 닐 영으로 과대 포장된 예술의 신비주의를 논하고, 마이클 잭슨의 ‘문워크’를 언급한다. 이는 1집의 「Buddy Holly」에서 로큰롤에 혁신을 부여한 버디 할리를 지질남으로 표현하며, 의 「Beach boys「에서 「Surfin’ U.S.A」로 알려진 비치 보이스를 노래했던 그들이 역사에 대한 존경과 동시에 젊은 뮤지션임을 내보인 개성적인 방식이다.

 

「The prince who wanted everything」은 「Purple rain」으로 유명한 프린스를 대입해 가사에 ‘funk rock riffs’와 그의 노래 「Little red corvette」를 암시한 ‘in red corvettes’를 넣었다. 리더인 리버스 쿼모는 이 곡이 처음부터 프린스에 관한 곡은 아니었으나, 그를 20살 때부터 좋아해 자연스레 헌정 아닌 헌정 곡을 만들고자 곡을 수정했다. 커버 앨범인 12집에서 원작의 위엄과 위저의 개성 둘 다 놓쳤다면, 이번에는 재치를 더해 팀을 살렸다. 

 

1994년 얼터너티브 시대에 태어난 신세대 팝 펑크 밴드가 13번째 정규 앨범에 와서 펑크의 깃발을 반쯤 내리고 팝의 기를 더 높이 걸어도 그들의 위트 넘치는 음악은 변함없다. 위저는 위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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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 #Pinkerton #California snow #Zombie basta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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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