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지구는 돈다 – 뮤지컬 <최후진술>
별을 노래하는 시인의 마음과, 별을 바라보는 과학자의 마음은 다른 것 같지만 결국 두 사람 모두 ‘별’을 선택했고, ‘별’을 사랑했다는 점에서 결코 다르지 않다.
글ㆍ사진 임수빈
2019.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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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상상으로 탄생한 이야기

 

갈릴레오 갈릴레이와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만나게 되면 무슨 일이 펼쳐질까? 이성을 대변 하는 과학자와 감성을 대변하는 예술가의 만남이라니. 뮤지컬  <최후진술> 은 듣기만 해도 흥미로운 이 두 사람의 만남을 무대 위로 옮겨 낸 작품이다.

 

지난 2017년 12월에 초연 된 이 작품은 초연 당시 관객들의 열띤 호응으로 인해 5개월만에 앵콜 공연을 올린 바 있다. 세 번째 시즌으로 관객들과 만나는 <최후진술> 은 개막과 동시에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세 번째 시즌에는 기존 캐스팅에 새로운 배우들이 대거 합류하며 신선한 에너지를 선 보일 예정이다.
 
뮤지컬  <최후진술> 은 뮤지컬 관객들 사이에서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이희준 작가, 박정아 작곡가가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하여 만든 창작 뮤지컬이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문장으로 역사에 길이 남은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를 시작으로 이야기는 전개 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사실에 새로운 상상을 곁들여 발칙하고 재기 발랄한 작품으로 재 탄생 시켰다. 1633년 지동설을 지지하여 이단이라는 명목으로 종교 재판을 받던 갈릴레이는, 결국 지동설을 부정하고 천동설을 지지하는 책을 저술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덕에 겨우 목숨을 구한다. 책을 쓰기 위해 여행길에 오른 갈릴레이는 우연처럼 운명처럼 셰익스피어를 만난다.

 

실제 갈릴레이와 셰익스피어는 1564년, 같은 해에 태어난 인물이다. 하지만 실제 두 사람이 만난 일은 없다. 작품은 동시대를 살았지만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두 사람이 일명 ‘황천길’에서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통해 다른 듯 같은 과학자와 예술가의 삶을 조명한다.

 

셰익스피어가 안내하는 황천길 여행 속에서 갈릴레이는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 천동설을 주장한 프톨레마이오스, 존 밀턴, 신 등 다양한 인물을 만난다. 다양한 인물들과의 만남을 통해 갈릴레이는 갈등한다. 삶을 이어 가고자 자신의 신념을 저버린 현재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삶에 대한 의지와 과학자로서의 양심과 신념 사이의 괴리에 괴로워한다.

 

뮤지컬 <최후진술> 은 단 두 명의 배우만 등장하는 2인극이다. 셰익스피어 역할의 배우는 메인 캐릭터인 셰익스피어를 시작으로 갈릴레이가 황천길에서 만나는 수 많은 인물을 연기한다. 1인 다역을 연기를 펼치며, 각기 다른 인물인 듯 표현해내는 배우의 연기는 몰입도를 높여준다. 다만, 지나치게 많은 인물이 등장하여 집중력을 다소 흐트러뜨리는 것은 사실이다. 갈릴레이와 셰익스피어 두 사람의 사상 신념을 보다 매끄럽게 그려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지만, 그 아쉬움은 다채로운 색깔을 가진 23곡의 넘버들이 채워준다.

 

별을 노래하는 시인의 마음과, 별을 바라보는 과학자의 마음은 다른 것 같지만 결국 두 사람 모두 ‘별’을 선택했고 ‘별’을 사랑했다는 점에서 결코 다르지 않다. 끈임 없이 고뇌하고 고민하며 자신이 옳다고 믿는 단 하나의 신념을 지키기 위한 삶을 살아간 위대한 두 인물이 주는 메시지는 무겁고 묵직하게 깊은 울림을 준다. 뮤지컬 <최후진술> 은 오는 6월 9일까지 예스24스테이지 2관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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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빈

현실과 몽상 그 중간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