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트를 먹는 순간은 대개 어떤 사이에 자리한다. 동튼 새벽과 아침 사이의 바쁜 출근길이나 식사와 식사 사이, 혹은 느지막하게 일어난 주말의 아침과 점심 사이. 가볍게 끼니를 넘길 수 있고, 제법 맛도 있지만 토스트를 먹고 든든한 식사를 했다는 기분을 느끼기란 쉽지 않다. 과연 토스트도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을까?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손쉬운 요리 레시피를 엮은 ‘쿠킹앳홈’의 첫 번째 시리즈, 『토스트』 의 저자 밀리의 쿠킹클래스에서 그 질문의 답을 찾았다.
지난 1월 26일, 연희동에 위치한 밀리 저자의 작업실에서 토스트스 쿠킹클래스가 열렸다. 밀리 저자는 호주 멜버른의 윌리엄 앵글리스에서 커머셜 쿡커리디플로마 과정을 이수하고 특급호텔 조리사를 거쳐 유명 푸드스타일리스트 ‘리 블레이록’과 사진가 ‘브렌드 파커 존스’의 어시스턴트로 경력을 쌓았다. 현재는 다양한 국내 잡지 및 브랜드와 협업하며 푸드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오랜 꿈이었던 음악가의 길을 정리하고 무작정 요리를 배우고자 멜버른으로 날아간 그녀는 수많은 요리를 만들며 성공과 실패를 맛보았다고 한다. 대표적인 메뉴 중 하나가 바로 토스트.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일수록 근사한 맛을 내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그녀는 책을 펴내며 “아이러니하게도 요리 학교 시절 수없이 실패했던 애증의 토스트가 책의 주인공입니다”라고 썼다. 반복된 실패의 맞은편에는 자연스레 성공의 데이터가 함께 축적됐을 터. 『토스트』 는 그 성공의 흔적이 담긴 책으로, 토스트에 활용할 수 있는 빵, 버터, 잼, 스프레드 등의 종류 설명부터 초급에서 고급까지 따라할 수 있는 76가지의 토스트 레시피가 담겨있다.
이날 쿠킹클래스에서 준비한 메뉴는 두 가지의 식빵 토스트와 두 가지의 바게트 토스트였다. 밀리 저자가 공개한 네 가지의 토스트 레시피를 소개한다.
허니버터토스트
난이도 별 하나로, 간편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토스트다. 요리에 자신이 없는 사람도 뚝딱 만들 수 있을 만큼 쉬운 동시에 꿀의 달콤함과 버터의 짭짤함이 조화로워 누구나 좋아할만 하다.
[재료]
우유식빵 5cm 1쪽, 가염버터 50g, 꿀 30g
[만드는 법]
1. 5cm 두께로 자른 통식빵을 위에서부터 2.5cm 정도까지만 칼집을 내 총 6등분 한다.
2. 토스트기에 3분 정도 굽는다.
3. 큰 숟가락을 이용해 버터를 럭비공 모양으로 움푹 떠 식빵 위에 올린다.
4. 적당량의 꿀을 뿌리고 기호에 따라 생크림과 과일 토핑으로 장식한다.
* 밀리 저자의 tip
- 버터를 바르지 않고 빵을 구워야 더 오랫동안 바삭하게 먹을 수 있다.
- 뜨거운 물에 숟가락을 담가두면 버터가 더 예쁘게 떠진다.
- 고급 꿀은 향이 강해 맛을 해치므로 잡화꿀을 사용하는 게 좋다.
닭가슴살포도토스트
설탕의 단맛은 기분을 좋게 하지만, 설탕 섭취가 많아지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게 사실. 밀리 저자는 설탕을 대체할 재료로 ‘씨없는 포도’를 자주 활용한다고 한다. 토스트 위에 포도를 올리면 시럽이나 생크림 없이도 달콤하고 맛있는 토스트를 즐길 수 있다. 구운 닭가슴살을 곁들인 이 토스트는 건강하고 가벼운 한끼 식사로도 충분하다.
[재료]
식빵 1.5cm, 닭가슴살, 소금과 후추 약간, 올리브유 약간, 포도 7-8알, 샐러리 1줄, 호두 2~3알, 와인식초드레싱(올리브유 40ml, 레드와인식초 20ml, 다진마늘 5g, 설탕 5g, 소금과 후추 약간)
[만드는 법]
1. 그릇에 와인식초드레싱 재료를 모두 넣고 한데 섞는다.
2. 닭가슴살은 세로로 깊게 칼집 내어 펴고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한다.
3.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닭가슴살을 한 면당 3-4분씩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4. 포도를 반으로 자르고 샐러리는 0.5cm 두께로 반달썰기 한다. 호두는 손으로 굵게 부러뜨린다.
5. 빵을 토스터기에 넣고 3분 정도 굽는다.
6. 빵 위에 구운 닭가슴살과 포도, 샐러리, 호두를 올리고 와인식초드레싱을 골고루 뿌린다.
* 밀리 저자의 tip
- 와인식초드레싱은 냉장고에서 30분~1시간 정도 숙성시키면 더 맛있다.
- 닭가슴살은 제일 두툼한 부분 반대편에 칼집을 넣고 책처럼 편다.
- 포도가 없다면 사과, 천도복숭아 등으로 대체해도 좋다. 식감이 물컹한 과일보다 아삭한 과일이 잘 어울린다.
당근샐러드반미
당근샐러드가 듬뿍 들어간 반미는 밀리 저자가 아끼는 레시피 중 하나라고 한다. 단골손님으로 들르던 바에서 사이드메뉴로 나오는 당근샐러드 맛에 반해 개발한 메뉴라고. 상큼한 당근샐러드가 담백한 반미 바게트와 만나니 색다른 음식이 되었다. 쿠킹클래스에 참가한 한 독자는 “당근의 향이 강하지 않아 당근을 좋아하지 않는데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평범한 반미 샌드위치보다 훨씬 신선하고 이국적인 맛이 난다.
[재료]
반미바게트 1개, 당근 ⅓개, 고수 4줄기, 코리앤더씨 3g, 올리브유 30ml, 라임즙 ?개분, 피시소스 10ml, 새우 4-5마리, 설탕, 후추, 소금 약간씩
[만드는 법]
1. 반미바게트 가운데 부분에 칼집을 낸 뒤 180℃로 예열한 오븐에서 2분간 굽는다.
2. 당근을 강판에 잘게 간다.
3. 고수를 곱게 다지고 코리앤더씨는 절구에 빻아둔다.
4. 당근, 고수, 코리앤더씨, 올리브유, 라임즙, 피쉬소스, 설탕, 소금, 후추를 한데 넣어 샐러드를 만든다.
5. 소금과 후추를 뿌린 새우를 팬에 굽는다.
6. 반미바게트 사이에 당근샐러드를 듬뿍 채우고 위에 구운 새우와 고수잎을 토핑한다.
* 밀리 저자의 tip
- 반미바게트는 인터넷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 당근샐러드를 미리 만들어 30분 정도 냉장고에 넣어두면 더 맛있다. 소금으로 인해 생긴 물기는 따라버리고 당근샐러드만 빵에 채운다.
크로크붐붐
쿠킹클래스에서 가장 높은 난이도를 자랑했던 토스트로 크로크무슈에 볼로네제소스와 치즈를 듬뿍 올려 묵직하고 든든한 맛이 느껴진다. 토스트라기보다 일품 양식요리를 먹는 느낌. 치즈가 많이 들어가 자칫 느끼할 수 있는 맛을 새콤한 볼로네제소스가 적당히 잡아 준다.
[재료]
2cm 두께로 어슷 썬 바게트 2쪽, 버터 10g, 홀그레인머스타드 10g, 샌드위치햄 2장, 그뤼에르치즈 20g, 체다치즈 20g, 볼로네제소스 100g, 치즈소스(버터 20g, 박력분 15g, 우유 100ml, 그뤼에르 치즈 20g, 체다치즈 20g, 소금과 후추 약간)
[만드는 법]
1. 냄비에 버터를 녹이고, 버터가 보글보글하게 끓으면 박력분을 넣어 계속 젓는다.
2. 1에 우유를 조금씩 나누어 부으며 거품기로 계속 젓는다. 젓다 보면 우유가 덩어리지는데 이때 추가로 우유를 조금 부으면 풀어지며 소스화가 된다.
3. 걸죽해지면 불을 끄고 그뤼에르와 체다치즈를 넣어 잔열로 치즈를 녹인다. 소금, 후추로 간을 한다.
4. 바게트 한 면에 버터를 바르고 그 위에 홀그레인머스터드, 3의 치즈소스, 샌드위치햄, 그뤼에르와 체다치즈를 갈아 올린 뒤 다른 바게트로 덮는다.
5. 토스트기 또는 팬에 4의 바게트를 올려 치즈가 녹을 정도로만 굽는다.
6. 5에 3의 치즈소스를 한번 더 바르고 그 위에 다시 치즈를 갈아 올린 뒤 200℃로 예열한 오븐에서 3~4분간 굽는다.
7. 볼로네제소스를 바게트 위에 얹는다.
* 밀리 저자의 tip
- 시판 파스타 소스에 다진 소고기를 넣어 익히면 손쉽게 볼로네제소스를 만들 수 있다.
- 치즈 소스를 만들 때는 자리를 뜨지 않고 계속 저어주어야 한다.
- 치즈에 간이 되어 있으므로 기호에 따라 소금간은 생략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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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트밀리 저 | 테이스트북스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토스트, 그리고 특별한 날에 먹을 수 있는 스페셜한 토스트 등 총 76가지( ∝) 레시피를 담았습니다. 토스트를 조금 남다르게 즐겨보세요.
성소영
쓸수록 선명해지는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