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재미를 느낀 때는 언제부터였나요?
초등학교 2학년 때였습니다. 한글을 늦게 익혀서 2학년이 되어서야 더듬더듬 글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 무렵엔 집에 있는 책들은 닥치는 대로 읽었는데 그 중에 ‘세계위인전기’가 있었습니다. 또래보다 늦된 초등학교 2학년 아이는 위인전기 속 등장인물들의 이야기에 매료됐습니다. 그 후로 독서에 재미를 느껴 부모님이 사두신 책들을 모조리 읽어나갔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유독 미국의 야구 선수 ‘베이브 루스’의 위인전기가 좋아서 그것만 열 번은 넘게 읽은 듯합니다.
독서는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재미있으니까요. 세상에 재미있는 일을 하는 것만큼 가치 있는 순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저자님의 관심사는 무엇이며 그 관심사와 관계하여 읽을 계획인 책이 있나요?
요즘은 곤충에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군락을 이뤄 살아가는 개미나 벌 등의 사회성 곤충을 알아가는데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곤충 한 마리 한 마리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거대한 사회를 이룩해 나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 아주 흥미진진한 소설처럼 보입니다. 최근의 제 관심사와 관련해서 <초유기체>라는 책을 읽을 계획입니다. 사회성 곤충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들여다보는 이 책은 그 두께만큼이나 큰 재미를 선사한답니다.
저자님의 최근작과 관련하여, 독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최근에 『고시원 기담』 이라는 장편소설을 출간했습니다. 추리, 스릴러, 호러, SF 등 다양한 장르가 뒤섞여 있는 소설입니다. 소설의 제일 첫 번째 가치는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독자 여러분께서 제 소설 속에서 그런 재미를 찾으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명사의 추천
11/22/63
스티븐 킹 저/이은선 역 | 황금가지
최근 몇 년간 출간된 스티븐 킹의 소설들 중 가장 돋보이고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시간여행을 하게 된 주인공이 케네디 암살을 막는다는 설정 자체도 재미있지만 스티븐 킹이 풀어놓는 입담 자체가 무척 매력적입니다.
모모
미하엘 엔데 저 | 비룡소
어린 시절 저를 사로잡았던 책입니다. 더벅머리 꼬마 소녀 모모가 펼치는 모험을 따라가다 보면 그야말로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몇 번이나 다시 읽은 책이기도 합니다. 모모가 가진 귀 기울여 듣는 능력을 닮고 싶어 무척이나 노력했던 기억이 나네요. 결국 모모와는 정반대의 어른이 되고 말았지만 지금도 『모모』를 생각하면 가슴이 뜁니다.
밀레니엄 시리즈
스티그 라르손, 다비드 라게르크란츠 저/임호경 역 | 문학동네
서늘한 북유럽에서 찾아온 이 뜨거운 스릴러 시리즈는 소설만이 전할 수 있는 궁극의 재미를 보여줍니다. 일을 그만두고 방황하던 무렵에 이 시리즈를 밤새워 읽고 즐거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소설이 전하는 이야기 자체도 재미있지만 두 주인공의 캐릭터도 무척 매력적입니다.
검은 집
기시 유스케 저 | 창해(새우와 고래)
활자로도 공포를 선사할 수 있다는 사실일 알게 해준 작품입니다. 당시로서는 생소했던 '사이코패스'에 대해 다루면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작품이기도 합니다. 속도감 있는 전개와 세밀한 묘사도 일품입니다. 인간의 마음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없다는 것을 무시무시한 이야기로 잘 풀어냈습니다.
칼의 노래
김훈 저 | 문학동네
주어와 동사만 가지고도 힘있는 문장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흥미로운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 작품입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문장 하나하나가 살아서 숨쉬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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