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들어오는 깔끔한 방에서 늦은 점심을 요리할 때의 나른한 사운드트랙, 또는 평일 오후 3시 한산한 카페의 배경음악, 벤의 첫 정규앨범
「Love recipe」의 편안한 기타 반주는 벤의 맑은 목소리를 강조하고, 계단처럼 올라가는 선율이 기분 좋은 긴장을 준다. 사운드의 빈 공간과 예쁜 멜로디의 이 만남이
다른 곡들에 비해 힘이 들어간 타이틀곡 「열애중」에서도 벤의 보컬은 듣는 이의 감상을 침해하지 않는 선을 유지한다. 뛰어난 가창력과 맑은 음색의 이 배합은 그동안의 여러 OST 작업으로 다진 노련함일 것이다. 곡 자체는 다소 전형적인 구성이지만 투명한 가창 덕분에 기승전결이 뚜렷한 선율이 깔끔하게 전해진다. 고음 위주로 감정을 마음껏 터트리는 「BAT」에서도 절묘한 거리감으로 곡의 맛깔을 충분히 살린다.
감상을 강요하는 농도 짙은 정념이나 귀를 현혹하는 복잡한 기교, 그런 장치 없이도 노래를 잘 부를 수 있음을 벤은 항상 보여 왔다. 벤의 그 장기가 잘 드러난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