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직관을 믿어야 하는 이유
초등학교 시기 아이에게는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도록 해주는 것이라 중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직관 교육’입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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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4차 산업혁명, 사물인터넷(IoT) 등이 부각되면서, 자녀를 둔 학부모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심지어 10~20년 뒤에는 직업의 상당수가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한 연구팀은 '2033년까지 현재 일자리의 46%가 사라질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도 '2027년에는 구내 일자리의 52%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초등 직관 수업』 의 저자 김선호는, 이런 세태 속에서 우리 아이들을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존재로 키우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직관 교육’이라고 강조한다. 그중에서도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직관을 의식화해서 필요에 따라 꺼내 쓰는 ‘전략적 직관’을 교육해야 한다고 말한다.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는 새로운 교육이라고 하면 흔히 ‘코딩 및 메이커 교육’을 떠올리는데, 선생님께서 ‘직관 교육’을 강조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코딩 및 메이커 교육’ 모두 외형적으로는 기술적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빠른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한 교육입니다. 미래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새 시대에 필요한 능력이라고 말하는 것 중 하나도 ‘유연성’입니다. 코딩 및 메이커 교육은 기술적 변화에 대한 유연성을 키우는 방편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연성’은 기술에만 국한되어서는 안 됩니다. 빠른 사고의 전환, 심리적 개방성, 사회 시스템에 대한 대응 방식 등 모든 면에서 필요하지요. 이 모든 것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은 ‘직관’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직관은 논리보다 앞서기 때문에 매우 빠르게 상황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상황 판단을 빠르게 한다는 것은 그만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제가 ‘직관 교육’을 강조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초등학교 시기의 발달 과업은 무엇이며 ‘직관 교육’은 그것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요?

 

이제 초등 시기의 추구해야 할 단 하나의 발달 과업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대가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사춘기가 초등으로 앞당겨지고, 선행학습에 따른 인지 능력에 과부하가 걸리고, 선별되지 않은 정보의 노출에 의한 다양성이 난무하는 시기입니다. 이런 급변하는 시기에는 ‘내가 지금 여기에 있다’는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러한 견지에서 초등학교 시기 아이에게는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도록 해주는 것이라 중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직관 교육’입니다. 직관은 잘 정리된 상황에서 발휘되는 능력이 아닙니다. 혼란스럽고, 정리가 안 된 듯 보이는 상황임에도 섬광처럼 본질을 보는 능력입니다. ‘자기 인지’를 위한 교육 중 직관에 버금가는 것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책 속에 ‘전략적 직관’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 개념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보통 직관을 ‘육감六感’이라고 하죠. 여섯 번째 감각이라고들 이야기하는데, 윌리엄 더건은 이것을 ‘전략적 직관’이라는 개념으로 세분화해 ‘제7의 감각’이라고 명명합니다. 일반적인 직관은 누구나 다 사용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다 사용한다는 말은 철학적으로 표현하자면 ‘선험적으로 사용한다’는 뜻입니다. 선험적으로 사용한다는 말을 다시 풀이하면, ‘어떤 판단도, 의식도 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지요. 반면 ‘전략적 직관’이란,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직관을 의식화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의식화해서 자신에게 어떤 목표나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을 때, 직관을 마음대로 가져다 쓰는 그런 개념입니다. 다분히 의식적인 측면이 포함된 개념이지요.

 

 ‘전략적 직관’의 활용법이 있다면, 예를 들어주세요.

 

가령 아이들에게 도화지 한 장을 주고, “점을 세 개 찍어라”, “직선을 다섯 개 그려라”, “큰 동그라미든 작은 동그라미든 여섯 개를 그려라”라고 하면, 아이들은 생각나는 대로 한 장의 도화지에 이런 도형들을 늘어놓습니다. 이렇게 아무 연관성 없이 놓여 있는 점과 선과 원을 두고 한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이 재료들을 가지고 강아지를 그려보세요.” 애초부터 강아지를 그려보라고 하면 아이들은 점-선-면을 이용해서 바로 강아지를 그립니다. 하지만 일상의 문제들은 그렇게 주어지지 않습니다. 다양한 재료를 가지고 뜻밖의 해결점을 찾아내야 합니다. 따라서 뜻밖의 해결을 요하는 문제를 제시하는 거지요. 이처럼 흩어져 있는 대상은 논리성이 결여되어 있음에도, 아이들은 연결점을 찾아내서 문제 해결을 해냅니다.

 

본문 중에 효율적인 직관 교육을 위해서는 ‘부모의 안정 욕구 제거’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그렇게 실천하려고 하면 잘되지 않는데요, 안정 욕구를 다스릴 수 있는 구체적 실천법 등, 지침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안정 욕구’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부모의 지나친 안정 욕구가 자녀에게 강요되는 경우입니다. 자신의 욕망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타인의 욕망으로 살아가는 아이는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부모의 아바타로 사는 것이지요. ‘안정 욕구’는 다스리는 것이 아닙니다. 버리는 겁니다. 그렇지 않은 이상 계속 고개를 들지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부모 먼저 자신의 욕구가 무엇인지 성찰해야 합니다. 그것이 명확해져야 자녀에게 그 욕구를 강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메타 인지’입니다. ‘마치 위에서 내 자신을 바라보는 듯한’ 시선을 유지하는 것이지요.

 

어렵게 들리실 수도 있지만, 내 자신을 성찰하는 과정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하던 일을 잠시 멈추는 시간을 의식적으로 가지는 것이지요. 그렇게 잠시 멈춘 순간에 우리는 자기 자신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자녀에게 자신의 욕망을 덧씌울까를 염려하시기 전에, 타인의 욕망에 묶여 있던 자신의 실타래를 먼저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그 과정이 이루어지면 자연스레 자녀를 묶어놓았던 안정 욕구를 놓아줄 수 있게 될 겁니다.

 

예비 초등생 학부모는 준비해야 할 게 무척 많습니다. 초등교사 입장에서 예비 초등생에게 부모들이 꼭 챙겨줘야 할 한 가지를 꼽는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예비 초등생들에게 꼭 챙겨줘야 할 한 가지는 무엇보다도 ‘기대감’입니다. 사실 초등학교 입학 직전 아이들은 긴장합니다. 낯선 곳에 대한 긴장이지요. 학교의 정형화된 교실들, 나란히 줄 맞춰진 책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경직되기에 충분하지요. 또 부모나 가까운 가족에게서 학교 생활에 대한 충고를 듣기도 합니다. 모두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이 빠져 있습니다. 바로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감’입니다. 그러므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에게 이렇게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학교에 가면 친구들이랑 많이 웃고, 또 친구들을 많이 웃기고 오렴.”

 

학교에 가서 많이 웃고 웃길 수 있다는 기대감 하나를 가슴에 품고 입학하는 것이 행복한 6년을 준비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초등학생 및 그 학부모들을 위해 준비하고 계신 저서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초등학생의 ‘자존감’에 대한 저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2월 말이면 탈고가 끝날 예정입니다. 단순히 내 자신을 존중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넘어, 그 이면에 내재한 자신의 ‘존재감’ 인식에서부터 출발하는 여정에 대한 소개입니다. 그간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만 했지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초등 아이들의 자존감에 대한 해부학’이라고 하면 될 듯싶습니다. 저는 이를 ‘초등 자존감의 비밀’이라고 이름 붙여보았습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초등 직관 수업김선호 저 | 항해
언제까지 자녀에게 지식 쌓기에 급급한 암기식 교육을 시켜야 할지 회의를 느끼지만, 대안이 보이지 않으니 기존의 교육 방식을 무작정 버릴 수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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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