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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꽃님 “가족에 대해 고민하다가 쓴 소설”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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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가족이 뭐 엄청 특별한 건 줄 알지? 가족이니까 사랑해야 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믿지 웃기지 마. 가족이니까 더 어려운 거야. (2018. 0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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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와 죽은 자 사이에 시공간을 건너뛰며 이어지는 편지 형식의 서사와 따뜻하고 아름다운 결말. 이 작품이 품은 감동이 독자들에게 온전히 건네질 수 있기를 기원한다.

- 심사평(김진경, 유영진, 윤성희, 이금이)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이 8회 수상작을 내놓았다. 1회 수상작인 『불량 가족 레시피』 부터 지난해 『나의 슈퍼히어로 뽑기맨』 까지, 십 대 독자들에게 폭넓은 읽을거리를 제공해 온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의 이번 수상작은 이꽃님 작가의 장편소설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이다.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두 은유가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2016년의 은유가 1년을 살아가는 동안 1982년의 은유는 20년의 세월을 살아간다. 그 속도의 차이는 두 사람의 관계를 다양하게 변화시키며 완벽하게 낯설었던 서로의 세계로 들어서게 한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이야기는 소설로도 영화로도,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어 왔지만, 이 작품의 고유한 힘, 소중한 사람을 영원히 잃어버린 사람들을 위로해 주는,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이 힘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라는 평을 받았다.

 

작가 이꽃님은 1989년 울산에서 태어나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했다. 201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메두사의 후예」로 등단했다. 지은 책으로는 청소년소설 『이름을 훔친 소년』 과 동화 『악당이 사는 집』 이 있다.

 

한 편의 영화 같았어요. 처음 이 스토리를 어떻게 생각하게 되셨는지 계기가 있는지 궁금해요.

 

정말 솔직히 말하면, 공원에서 산책을 하고 있는데 은유의 아빠가 딸에게 보낸 편지가 떠올랐어요. 정말 갑자기요. 정확히 말하자면 마음을 표현하는 게 서툰 아빠가 사춘기 딸에게 보내는 ‘진심’이었지요. 저도 모르게 편지를 웅얼거리면서 공원을 걷고 있었어요. 근데 어쩜 그렇게 가슴이 뭉클한지요. 그 순간 이건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편지가 그렇잖아요. 그냥 말로 듣는 것보다 훨씬 오랫동안 가슴에 남고 긴 잔상이 남아서 맴돌지요. 제가 느낀 감정을 다른 사람도 느꼈으면, 하는 마음이었어요. 사실 가족 이야기를 쓰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어요. 가족을 주제로 한 책은 이미 너무 좋은 작품들이 많잖아요. 그럼에도 쓰고 싶었던 건 아마도 ‘저’ 스스로를 위해서였던 것 같아요. 그때쯤 가족에 대한 고민이 많았거든요. 가족의 존재에 대한 고민이요. 글을 쓰면서 답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지요.


요즘 청소년들이 입시 때문에 소설을 잘 읽지 못하잖아요. 작가님은 청소년기에 책을 많이 읽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청소년기에 읽은 책 중 기억이 남는 책 혹은 청소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으시면 3권만 알려 주세요.

 

사실 저는 책을 많이 읽는 친구는 아니었어요. 공부는 더 하기 싫어했죠. 하루 종일 학교에 앉아 있는데 어쩜 그리 지루한지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조정래 선생님의 책을 읽었어요. 처음은  『태백산맥』이었는데, 그 재미에 빠져 『아리랑』 과 『한강』 까지 조정래 선생님의 책은 전부 읽었지요. 맹세하는데 정말 재미있어요. 국어와 역사 성적이 오른 것은 덤이고요. ‘하! 이제 본색을 드러내는구만. 잠잘 시간도 없는데 우리더러  『태백산맥』 을 읽으라고?’라며 투덜거리는 친구들의 모습이 눈에 훤하네요. 걱정 마세요. 그렇다고 청소년 여러분께 이 책들을 추천하는 건 아니에요.

 

음악도 취향이 있고, 영화도 취향이 있는 것처럼 책에도 취향이 있어요. 책을 좋아하지 않는 친구들은 아직 자신이 좋아하는 책 취향을 알지 못하는 것뿐이에요. 취향에 딱 맞는 책을 찾았을 때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얼마나 위로가 되고, 얼마나 자신을 즐겁게 만들어 주는지 그것만 깨달으면 되는데 말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제가 책을 추천해 볼게요.

 

1. 『메신저』  - 마커스 주삭 : 꿀잼 보장
2. 『앵무새 죽이기』  - 하퍼 리 : 꿀감동 보장
3. 『느낌으로 아는 것들』 -  호어스트 에버스 : 하루에 지쳐, 책 읽기 힘들어하는 너를 위해.

이 세 권 중에 취향에 맞는 게 한 권은 있어야 할 텐데!

 

그렇다면, 책 읽기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좀 더 구체적으로는 청소년기에 책 읽기가 중요한 이유는요?


생각하게 하니까요. 답을 알려 주니까요. 네, 귀에 딱지가 앉게 들었겠지만 책은 생각하게 만들어요.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고민에 대한 답이 들어 있어요. 물론 수학공식처럼 딱 떨어지는 답은 없어요. 하지만 분명 여러분에게 확실한 길을, 답을 알려 줄 거예요. 한두 개쯤은 ‘지식인’이 여러분을 도와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여러분의 삶에 있는 수천 개의 질문에 대해 답을 줄 수 있는 건 결국 책밖에 없어요. 숨겨진 진실을 얘기해 볼게요. 세상에 몇몇 사람들은 여러분이 생각하지 않길 원해요. 그저 멍하니 웃고, 시간을 때우면서 돈을 쓰기만 바라죠. 바보 같은 일이에요. 그대로 있다간 여러분은 기계처럼 움직이는 사람밖에 되지 않을 거예요. 사람은 절대 기계가 될 수 없어요. 여러분은 기계가 아니에요. 그러니 생각하세요. 무엇을 해야 할지 답을 찾으세요. 부디.

 

작가가 되는 데 영향을 미친 인물 혹은 책이 있는지요? 있다면 누구, 어떤 책인지?


작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 건 고등학교 때였어요. 『태백산맥』 같은 글을 쓰는 작가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죠. 하지만 입 밖에 내지는 못했어요. 내가 감히? 얼씨구!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작가라는 꿈을 가슴에 품고도 더 깊은 곳에 꽁꽁 감추고 숨겨 놓은 채 ‘꿈 없는 아이’로 살았어요. 성인이 되고 『어린왕자』 를 읽었는데 갑자기 눈물이 막 흐르더라고요. “왜 그래야 하느냐”는 어린왕자의 물음에 가슴이 콱 막히는 것 같았어요. 목마름을 가라앉혀 주는 알약을 먹지 말고 샘을 찾아가라는 말에 용기를 얻은 것 같아요. 저 스스로가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왜 망설이고 있을까. 그냥 확 저질러 버리기로 한 거죠. 10년 해 보고 안 되면 말자. 내가 죽기 전에 돌이켜 생각했을 때, 그 10년이 아깝지는 않을 테니.

 

과거의 사람과 편지를 할 수 있다면 누구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가요?


저희 엄마요. 어린 시절의 엄마와 편지를 쓰고 싶어요. 엄마에게 어떤 고민이 있었는지, 엄마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 어떤 하루를 보내면서 살았는지. 그리고 제가 알고 있는 엄마의 미래에 대해 다 말해 줄 거예요.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아이들을 낳을 건지도요. 그 애들이 얼마나 말을 안 듣는지 싹 다 알려 줘야겠죠. 그러고 나서 그럼에도 우리 엄마가 되어 달라고 부탁해 볼래요.


미래에서 편지가 온다면 결코 묻고 싶지 않은 것, 그리고 꼭 이야기해 주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저를 포함해 제가 아는 사람들의 죽음에 대해서는 절대 묻지 않을 거예요. 미래의 불행에 대해 알고 나면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의 삶은 엉망진창으로 변할 것 같아요.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과거도 한때는 미래였다는 말을 꼭 해 주고 싶어요. 당신이 살고 있는 미래도 언젠가는 과거가 될 거라고. 그러니 부끄럽지 않은 현재를 살라고.

 

가족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고 은유 덕분에 그 답을 찾았다고 했습니다. 가족이란?


이것에 대한 답을 책 속의 한 부분으로 대신할게요. “넌 가족이 뭐 엄청 특별한 건 줄 알지? 가족이니까 사랑해야 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믿지 웃기지 마. 가족이니까 더 어려운 거야. 머리로 이해가 안 돼도 이해해야 하고…… 최소한 너도 노력이라는 걸 하라고. 가족이라고 해서 네가 원하는 모습대로 네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란 뜻이야. 어쩌면 가족이라는 존재는 더 많이 더 자주 이해해야 하는 사람들일지도 모르지.”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이꽃님 저 | 문학동네
두 은유는 그들에게 어떤 기적이 찾아왔는지 알게 되고, 두 은유의 편지가 먼 시간을 건너 서로에게 도착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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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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