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살리는 말이 있고 사람을 죽이는 말이 있다.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힘과 용기를 북돋워 주는 말이 있고 절망과 고통을 안겨주는 말이 있다. 다른 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게 해주는 말이 있고 좋았던 관계를 깨뜨리는 말이 있다. 사람들에게 존경 받는 존재가 되게 해주는 말이 있고 비호감과 경멸의 대상이 되게 하는 말이 있다. 인생의 디딤돌이 되어주는 말이 있고 인생의 걸림돌이 되는 말이 있다. 당신은 어떤 말을 선택하겠는가?
『정신과 의사에게 배우는 자존감 대화법』의 저자인 문지현 선생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일하면서 ‘말’의 중요성에 대해 절감해왔다. 그는 마음의 병이 ‘말’의 문제, ‘언어’의 문제와 놀랍도록 긴밀히 연결돼 있음을, 말의 회복ㆍ언어의 회복이 마음속 병의 치유로 이어질 수 있음을 오랜 상담과 정신과적 치료 과정을 통해 절실히 깨달았다. 이 책은 그러한 고민과 노력, 풍부한 경험의 값진 결과물이다. 말의 문제, 혹은 마음의 문제로 고민스러워하고 힘들어하는 독자라면 따뜻하고 유능한 정신과 의사를 만나 상담하듯 이 책을 정독하기를 권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났을 때 문제가 단번에 해결되지는 않을지라도 문제 해결의 작은 실마리와 행복의 열쇠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먼저 자기 자신과 소통해야 해요.
‘마음속 말’이 왜 중요한가요? 선생님은 인간관계 향상과 인생의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마음속 말’을 잘 다스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하셨는데, 이 점에 대해 좀 더 설명해주시겠어요?
‘나무’에 빗대어 설명해 보려고요. 한번 생각해보세요. 거칠고 척박한 자갈밭에서 좋은 나무가 자랄 수 있을까요? 또, 병들고 약한 나무에 좋은 열매가 맺힐 수 있을까요? 아마 거의 불가능할 겁니다. 좋은 열매를 얻고 싶다면 좋은 땅에 좋은 나무의 씨앗을 뿌리고 정성껏 키워야 하듯 ‘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말’이 입에서 나온 열매라면 ‘생각’은 말의 열매를 맺게 하는 나무이며, ‘마음’은 생각의 씨앗이 떨어져 싹을 틔우고 나무로 자라게 하는 토양인 셈이지요.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은 물론 상대방을 이롭게 하고 세워주는 아름다운 말, 치유와 회복의 말을 내기 위해 가벼운 몇 가지 스킬을 익히는 일이 아닌 ‘마음 밭’을 가꾸고 ‘생각의 나무’를 돌보는 일에 집중해야 해요.
분노를 풀기 위해 분노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매우 좋지 않은 방법이며 반드시 피해야 할 일이라고 하셨는데, 왜 그런가요?
역시 비유를 들어 쉽게 설명해볼게요. 여러분이 자전거를 탄다고 가정해보세요. 열심히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신나게 달리다가 자전거를 멈추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마음속으로 자전거를 멈추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발로는 여전히 열심히 자전거 페달을 밟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자전거는 멈추지 않고 계속 씽씽 달리겠지요? 분노를 다스리는 일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분노를 멈추고 싶다면 분노의 말부터 멈추어야 하지요.
아무리 독한 말도 입 밖에 내지 않고 마음속으로만 하면 괜찮지 않을까요?
마음 밭에 순하고 착한 말의 씨앗, 즉 생각을 심으면 그것이 그 사람을 이롭게 합니다. 반대로, 독하고 악한 말의 씨앗을 심으면 그것이 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요. 마음속에 품은 말에 독이 들어 있으면 그 말이 자신을 품은 사람을 상하게 해요. 반대로, 마음속에 품은 말에 꿀과 향기가 들어 있으면 그 말이 자신을 품은 사람을 이롭게 하고 향내 나게 합니다. 입에 독을 품고도 안전한 동물은 아마 독사밖에 없지 않을까요?
어떻게 하면 상대방에게 상처 주지 않으면서도 분명하게 제 의사를 전달할 수 있을까요?
긍정표현을 사용해보세요. 같은 내용도 부정적인 표현을 써서 전달하거나 책망하듯 말하면 반감만 사기 쉽습니다. “화내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대신 “당신은 웃는 모습이 훨씬 아름다워요!”라고 말해보세요.
월간지 <좋은 생각>에 실린 일화를 하나 소개해드릴게요.
한 세차장에 “주의를 따르지 않은 파손은 책임지지 않습니다”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었어요. 그런데도 사이드미러를 접지 않아 파손되는 차들이 종종 있었지요. 한데, 이 경고문을 “고객의 소중한 차를 지켜드리고 싶습니다. 안내에 따라주세요”로 바꾸자 놀랍게도 파손이 반으로 줄었다고 해요. 이것이 바로 ‘긍정적인 말’의 힘이랍니다.
좋은 소문은 더디게 퍼지는 데 반해 나쁜 소문은 왜 그렇게 빨리 퍼져나가는 걸까요?
‘3대 33의 법칙’을 들어보셨나요? 일본의 경영 컨설턴트이자 베스트셀러가 된 저서 『유쾌한 고민 상담소』의 저자 간다 마사노리의 연구 결과인데요. 그에 따르면, 나쁜 소식이 7배 더 빨리, 11배 더 멀리 퍼져나간다고 해요. 좋은 소식은 평균 3명에게 전달되는 데 반해 나쁜 소식은 33명에게 전달된다고도 하고요. 그러면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세상에 널리 퍼져 있는 나쁜 소식을 하나하나 없애려고 노력하는 것도 좋겠지만, 지금 당장 자신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말들을 걸러내는 시도부터 하면 좋겠어요. 마음 밭을 잘 가꾸고, 혀를 잘 다스려 자신의 입에서 막말이 나가지 않게 하는 훈련. 혼잣말로라도 함부로 말하지 않는 연습을요.
어떻게 하면 감정을 폭발하지 않고, 차분히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요?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 전에 먼저 자기 자신과 소통해야 해요. 친근하고 다정하게 말을 걸어야 하죠. ‘네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뭐지?’, ‘네가 정말 기대하는 게 뭐지?’, ‘네가 꼭 전달해야 할 내용은 또 뭐지?’라고. 그 질문들에 솔직히 답하는 동안 마음이 정화되고,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도 알게 돼요. 이 상태에서 다른 사람과 대화하고 소통하면 자연스럽게 순한 말이 입에서 나가고 소통이 잘 이루어진답니다.
소통을 잘하기 위해, 더 나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을 한 가지만 꼽아보라고 한다면, 선생님은 무엇을 꼽으시겠어요?
‘듣기’예요.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고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하니까요. 하나 더 꼽는다면, ‘상호성의 원리’예요. 감정에 전염성이 있듯 대화에도 전염성이 있지요. 내가 먼저 긍정적인 말을 하면 상대방도 그 말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아 대화의 질이 높아지고 관계가 발전하죠. 반대로, 상대방에게 욕을 하거나 비난을 하면 상대방도 더 거친 욕과 비난으로 맞받아칠 거예요. 그런 식으로 악순환이 반복되다 보면 인간관계도 망가지고 인생도 꼬이기에 십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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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에게 배우는 자존감 대화법문지현 저 | 사람과나무사이
이 책에서 저자는 대화와 소통에 관한 43가지 딜레마적인 상황들을 제시하고, 그 상황들에 관한 날카로운 통찰과 따뜻한 조언, 풍부한 상담사례를 담아 마치 독자를 직접 내담자로 만나 심리 상담하듯 이야기를 풀어간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이책
2017.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