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다.
지코에게 2016년은 특별하다. 2011년 아이돌그룹 블락비로 데뷔해 5년 만에 비로소 최고의 프로듀서, 래퍼, 아티스트로 거듭난 원년이 됐다. 2017년이 가장 기대되는 아티스트로 지코가 손꼽히는 배경이다. 25년간 수많은 히트곡을 써낸 박근태 작곡가의 이야기이다.
“지코는 지금 보여주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 앞으로 보여줄 것이 훨씬 많은 뮤지션인 것 같다. 분명 앞으로도 새로운 음악적인 성장을 하나씩 펼쳐보일 영악한 뮤지션일 것이다.”
지코의 음악적 재능은 데뷔 초반부터 음악 관계자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대중에게 각인되기까지 적잖은 장애물과 맞서야 했다. 음악보다 소속사 갈등, 해외 활동 논란 등 주변 문제가 더 많이 부각됐다.
빛을 발하기 시작한 시점은 2015년 Mnet <쇼미더미니4> 출연이었다. 프로듀서로 등장해 「말해 Yes or No」, 「보이즈 앤 걸스Boys And Girls」, 「유레카」 등으로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그리고 2016년부터 본격적인 질주가 펼쳐졌다. 1월에 발매한 「너는 나 나는 너」와 「사랑이었다」는 상승기류를 탄 지코의 영향력을 대변했다. 그동안 단단하고, 센 힙합과 180도 다른 감성에도 사람들은 열광했다.
가온차트에 따르면 지코는 2016년 상반기 디지털차트 100에서 7곡을 진입시켰다. 지코의 7곡 스트리밍 횟수를 모두 합치면 2억 4,459만 8,000여 건이다. 그 사이 음악, 태도, 스타일링 등 지코가 하는 모든 것에 ‘크리에이티브’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그는 트렌드를 이끄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2017년의 지코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그동안 잘 닦아놓은 길을 따라 속도를 높이는 일만 남았다. 블락비, 솔로, 여러 아티스트와 협업, 그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기 위해 지코는 오늘도 작업실을 떠나지 않고 있다.
2016년은 1월부터 쉼 없이 달렸다. 작년은 지코에게 어떤 해였나.
정말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사는 건 변함없었다. 하지만 노력한 만큼의 무언가를 많은 분들에게 보상받았던 무척 성취감 있는 한 해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자면.
‘멜론뮤직어워드’에서 세 개 부문 수상한 것과 ‘2016 MAMA’ 에서 ‘올해의 남자 가수상’을 받은 것이다.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고 뿌듯했다.
무엇보다 뮤지션으로서 한 단계 도약한 느낌인데 본인은 어떤 생각인지.
‘지코’라는 캐릭터를 아티스트로 인식시키는 기회를 잘 활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안주하기에는 이르다. 스스로 뮤지션으로 도약을 했다고 자부하기에는 아직도 부족한 점이 너무 많다.
사실 <쇼미더머니4> 전까지만 해도 아이돌 이미지가 강했다.
항상 팀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나의 의미와 아이덴티티가 확실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개인적인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나에 대한 평가절하가 많았기 때문에 <쇼미더머니>는 그것을 뒤집을 수 있는 기회였고, 그 기회를 나름대로 지혜롭게 잘 활용한 것 같다.
편견을 부수고 나서도 마냥 즐겁지는 않을 것 같다. 가령 창작의 부담감이라든지.
편견이라는 것은 다수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을 때 오히려 더 생겨나는 것 같다. 그래서 요즘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 내 창작물을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객관적으로 접근하려고 노력 중이다.
창작하면서 벽에 부딪히고 고갈되는 느낌도 많이 받았을 텐데.
사실 항상 고민되는 부분이다. 창작은 엄청난 행복과 성취감, 포만감을 준다. 하지만 때로는 가장 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창작을 통해 어떻게 하면 내가 더 새로워질 수 있을까 늘 고민한다. 매 순간 아이디어와의 싸움이다.
국내 음악의 트렌드를 이끄는 이미지가 강한데 이러한 얘기를 들으면 어떤가.
나를 인정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생겼다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감사하다. 내가 만드는 음악, 진행하는 콘텐츠들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에 매우 감사하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감사와 동시에 부담감 또한 느껴진다.
주로 어디서 영감을 받나.
주위 모든 사람들과의 대화, 좋은 글귀나 독서에서 많이 얻는다.
큰 시장의 흐름을 좇을지, 나만의 색을 만들지, 그 사이에서 고뇌가 클 수도 있는데.
물론 큰 시장의 흐름을 읽지만 그것 때문에 계획 중인 방향을 전부 틀어버릴 정도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
요즘 아이돌 음악, 힙합 음악 트렌드에 대한 견해가 있다면.
딱히 견해가 있지는 않다. 오히려 최대한 견해를 갖기 않으려고 노력한다. 요즘에는 연구하기에 앞서 청자의 입장으로 즐기며 듣는 편이다. 도모 제네시스라는 아티스트와 앤더스 팩의 앨범을 즐겨 듣고 있다.
지코의 음악, 패션, 라이프스타일을 정의하자면.
시기별 나의 감성을 간접적으로 표현해주는 수단인 것 같다.
강하고 무거운 음악, 가볍고 말랑말랑한 음악, 올해 매우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그렇다. 나 스스로 음악에 대한 편식을 갖고 있지 않다. 어느 하나에 갇혀 있지 않고 가능하면 다양한 장르를 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지금도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고 있다.
지코는 언제나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며 자유분방한 모습이다. 화려한 조명이 꺼진 뒤에도 그러한가.
집에 들어오면 공허해져서 한숨 쉬는 일이 많다. 지코는 당당하지만 우지호(본명)는…. 잘났든 못났든 그래도 공인이라서 마음 놓고 여유를 만끽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그 순간을 체험할 때마다 조금씩 공허해지곤 한다. 감사함과 행복함 사이에 이유 모를 괴리감이 있다.
많은 아이돌이 뮤지션으로 한 단계 도약하길 꿈꾼다. 자신을 롤모델로 삼고 있는 이들에게 조언해준다면.
무언가에 대해 열정을 가지고 공부하며 몰두하는 건 참 아름다운 모습이다. 여러 분야에 아낌없는 도전을 펼치는 것도 좋지만, 그 전에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게 무엇인지 빨리 깨달았으면 한다. 그것을 먼저 아는 게 더욱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2017년은 어떻게 보내고 싶나.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내 음악을 들어주는 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지코라는 뮤지션이 음악을 통해 해석되고 기억되고 싶다. 나뿐만 아니라 내 주변 사람들에게도 좋은 소식이 많은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훗날 지코는 사람들에게 어떤 존재로 기억되고 싶나.
언더와 오버 시장(언더그라운드와 메이저 음악시장)의 경계를 허물어놓은 뮤지션 하면 1순위로 떠오르는 인물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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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트렌드 2017김헌식,장서윤,권석정 등저 | 마리북스
경쟁력은 곧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세상을 따라가지 못하면 곧 생존 경쟁에서 탈락하고 말 것이다. 이런 불안감이 우리를 트렌드라는 세 글자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한다.
심재걸(SPOTV STAR 선임기자)
경력 9년 차로 <스포츠경향> <스포츠서울미디어> <빌보드코리아> 등 지면과 온라인, 음악전문 매체를 두루 거쳤다. 주로 대중음악을 담당하며 K-POP, 가요 시장을 취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