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보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고퇴경. 그는 동영상을 통해 코믹한 표정과 몸짓, 힘 있고 역동적인 댄스와 개성 넘치는 편집을 보여줌으로서 전 세계 수천 만 구독자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 지난 2년여 동안 ‘파돌리기 춤’으로 시작하여 그가 제작한 동영상은 300여 편 정도이다. 구독자는 무려 200만 명에 이르고,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각종 SNS를 통해 업로드를 할 때마다 15만의 ‘좋아요’가 달리는 등 매번 전 세계 사람들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런 그가 새로운 장르에 도전해 또 한 번 사고를 친다.
그것이 바로 고퇴경의 첫 책 『퇴경아, 약 먹자』이다. 그의 SNS 페이지와 같은 제목의 이 책은 동영상으로는 알 수 없었던 고퇴경에 대한 모든 이야기가 담겼다. 또한 잡아두고 싶지만 순식간에 지나쳐버리고 마는 순간을 포착하는 크리에이터 고퇴경의 미세한 손놀림까지 낱낱이 보여주고 있다.
고퇴경 인기 동영상 모음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소화하는 영상을 찍는다. 찍는 시간이나 편집하는 시간 모두 오래 걸릴 것 같은데, 보통 만드는 데 얼마나 걸리나? 만드는 과정도 궁금하다.
촬영은 영상당 길면 3~4시간 정도 걸리는 편이다. 영상은 넉넉하게 잡아도 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많은 분이 궁금해 하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만드는 과정이나 편집 과정 또한 매우 단순하기 때문에 방법만 안다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 화면에 2명이 나오면 2번 찍고 3명이 나오면 3번 찍어서 합치는 방식이다.
‘게임 폐인’으로 살던 날을 책에 써 주셨다. 게임을 하지 말라는 부모와 게임하고 싶은 자식에게 조언해 주고 싶은 게 있는지?
하고 싶으면 해야지. 아무리 게임을 하지 말고 공부하라고 해도 정작 본인이 공부의 필요성을 깨닫지 못 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요즘 시대에 무조건적으로 게임을 하지 말라는 것은 너무 구시대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공부하랴, 학원 갔다 오랴. 집에서 쉬는 시간이 얼마나 된다고 그사이에 게임 좀 할 수도 있지 않나. 쉬어야 할 시간까지 배웠던 것 복습하고 몸에 좋은 운동하면서 보내게 하는 것은 부모의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과한 욕심!
반대로 게임을 하는 자식들의 입장에서는 과하면 안 된다. 놀 땐 놀더라도 할 땐 하자라는 게 내 생각이다. 실제로 나도 중학생 시절까지만 하더라도 게임에 푹 빠져 지냈지만 고등학교 3년 동안은 컴퓨터 게임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 내가 자제력이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한 번 빠지면 걷잡을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20살 이후에는 여가 시간이 매일 적어도 15시간씩은 있고 1년의 반이 방학이기 때문에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시간이 정말 많았다. 대한민국 대학의 특성상 들어가긴 힘들어도 나오긴 엄청 쉽지 않은가. 본인이 정말 게임에 소질이 있고 흥미가 있어서 이쪽으로 진지하게 생각이 있는 것인지 단순히 공부가 하기 싫고 게임이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인지를 한 번쯤은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언제까지나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 수는 없지. 게임만 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에게 이렇게 묻고 싶다. “너네 집 돈 많냐?”
유명해지면서 팬이 많이 생겼다. 팬들과 만나면서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해 준다면?
물론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가장 큰 에피소드이지만 해외에서 외국 분들이 알아봐 주실 때 기분이 상당히 오묘하다. 상상도 못 했던 일이기 때문에. 정말 세상이 많이 변했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내심 뿌듯하기도 하다. 동영상 잘 보고 있다고 쪽지를 남겨 주시거나 하는 등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날 알아 봐 주는 분들을 만날 때마다 기분이 좋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악성 댓글이 달리기도 할 텐데, 비난에 대처하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는가?
원래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물론 순간적으로 봤을 때 아무렇지 않을 수는 없지만 금방 또 잊어버리고 괜찮아지는 편이다. 원래는 말없이 삭제하거나 차단해 버렸는데 그렇게 하니까 삭제한다고 악플을 남기더라. 그래서 그냥 무시하기로 했다. 보다 보니 점점 적응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딱히 이유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그냥 이유 없는 악플이 대부분이다 보니 더욱더 쉽게 무감각해지는 것 같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것을 여기서 실감했다.
약학대학을 나와 전문대학원에도 진학했다. 크리에이터로 사는 삶과 약학 연구자로 사는 삶의 균형은 어떻게 잡는가? 기타 다른 일 간의 균형도 궁금하다.
시간을 딱딱 나눠 놓고 구분했다. 대학원 일과가 오후 6시까지이기 때문에 6시 이후에 집에 돌아와서 영상 제작에 몰두하는 형식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석사 과정이 거의 다 끝났기 때문에 이전보다는 조금 더 영상 제작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체계적으로 뭔가를 나눠 놓기 보다는 그때그때 하고 싶은 것들을 하는 편이다. 게임과 편집 프로그램과 쇼핑 창을 동시에 띄워 놓고 기분에 따라 계속 바꿔 가면서 한다. 원래 밖에 돌아다니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음주가무와도 친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는 편이라 스케줄 자체가 거의 없다. 이쪽 일에 특화된 성격인 것 같다.
1인 영상으로 유명해졌는데, 나중에 다른 사람과도 콜라보레이션을 하거나 영상 팀을 꾸려 진행할 생각이 있는지?
그럴 생각은 항상 가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크레이에터 간의 교류가 상당히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나는 아무래도 지방에 살다 보니 이런 쪽의 기회가 거의 없는 편이다. 이상하게도 지방에서 활동을 하는 친구는 지금까지 거의 못 본 것 같다. 또한 내가 춤을 추는 영상을 기본으로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춤을 잘 추는 것이 아니다 보니 막상 다른 분들과 같이 춤을 출 수도 없는 특이한 상황이기도 하다. 영상 팀까지는 아니더라도 촬영만이라도 같이 도와 가며 할 친구가 있다면 훨씬 더 다양한 영상들을 찍을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항상 있다.
1인 크리에이터가 많아지고 있다. 앞으로 영상 등 콘텐츠를 제작하려는 크리에이터에게 조언을 해 주신다면.
확실히 처음 영상을 찍기 시작했을 때와 비교하면 영상 제작을 하는 친구들은 많아진 것 같다. 2년 정도 제작을 하면서 느낀 것은 이게 정말 영상 제작에 흥미가 있지 않다면 하기가 힘들겠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크리에이터들이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2~3편 많게는 5편까지의 영상을 제작하기도 하는데 이 모든 것들을 기획하고, 촬영, 편집까지 하는 데 드는 시간을 따지면 일주일 대부분의 시간들을 여기에 투자해야 하다 보니 애정 없이는 정말 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리고 초반에 반응이 크게 없으면 일을 그만 두시는 분들도 많은데 꾸준함이 가장 큰 무기인 것 같다. 유튜브의 특성상 꾸준히 영상을 올리게 된다면 유입량이 늘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너무 초반에 쉽게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노력해서 안 되는 것은 없다는 말을 나는 믿는다.
내일 당장 삐뚜루빱빱족의 침공을 받아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한치의 후회 없는 인생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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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경아, 약 먹자고퇴경 저 | 넥서스BOOKS
그의 SNS 페이지와 같은 제목의 이 책은 동영상으로는 알 수 없었던 고퇴경에 대한 모든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또한 잡아두고 싶지만 순식간에 지나쳐버리고 마는 찰나적 순간들을 포착하여 담아 크리에이터 고퇴경의 미세한 손놀림까지 낱낱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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