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 물, 벽돌
제시카 재클리 저/김진희 역 | 21세기북스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P2P 소액대출 웹사이트인 키바의 공동 창립자 제시카 재클리의 기업가적 여정을 담았다. 키바는 최소대출액 25달러의 저소득층 대상 소액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크로파이낸스 비영리 단체이다. 문맹이거나 여성, 장애인이라는 차별적 조건으로 은행권에서 대출받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은행의 역할을 대신한다. 빈곤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인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키바의 창립과 성공 등 인생 전체를 진솔하게 풀어낸다. 더불어 자신이 만난 기업가들, 즉 양계업자, 염소몰이꾼, 상점 주인, 미용사, 재단사 등 최빈민층 출신의 성공 사례를 생생하게 전하며 진정한 기업가 정신이란 무엇인지 되짚는다. 세계적 석학 제프리 삭스가 서문을 맡았고, 세스 고딘, 아리아나 허핑턴 등 주요 오피니언 리더의 호평을 받았다.
시인의 밥상
공지영 저 | 한겨레출판
배가 끊긴 거문도에서 먹었던 바다가 와락 밀려드는 거 같았던 해초비빔밥. 지리산에서 먹었던 식물성 그 자체였던 호박찜과 호박국, 깻잎을 넣은 밥과 늙은오이무침은 공지영 작가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일 년을 버들치 시인, 지리산 친구들과 함께 지리산에서 거제로, 전주와 거문도로, 서울과 평창으로 다니며 먹은 밥상을 산문으로 옮겼다. 늙어간다는 게 때론 아름다운 일이라는 것, 좋은 것이 있으면 나눈다는 것, 이 거대한 도시에서 나를 눈물 나게 하는 건 결국 소박함이라는 것, 결핍을 경험하지 못한 채움에는 기쁨이 없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와 함께 밥 먹는 즐거움을 알려 준다.
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
천명관 저 | 예담
『나의 삼촌 브루스 리』 이후 4년 만의 소설이다. 이번에는 뒷골목 건달들의 한바탕 소동을 다룬 블랙코미디를 선보인다. 인천 뒷골목의 노회한 조폭 두목을 중심으로 인생의 한방을 찾아 헤매는 사내들의 지질하면서도 우스꽝스런 이야기는 영화처럼 입체적이다. 서사를 이끌어가는 작가 특유의 능청스러운 입담도 여전하다. 무엇보다 대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사내들의 거친 입말과 구라가 파도를 탄 듯 아슬아슬하게 술렁거린다. 농담인지 진담인지, 정말 멍청한 건지 아니면 멍청한 척하는 것인지 모르게 이어지는 대화는 소설 제목처럼 '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라고 정의 내리는 순간, 남자의 세상이 얼마나 허술하고 어설픈 욕망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새삼 확인하게 만든다.
기네스 세계기록 2017
기네스 세계기록 저 | 이덴슬리벨(EAT&SLEEPWELL)
60주년을 넘긴 역사를 자랑하는 '기네스 세계기록'은 성경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가까운 일본, 중국은 물론이고 23개 언어로 세계 100여 나라에서 판매되었다. 아쉽게도 한국어판으로는 출간되지 않다가 이번 해 공식 계약을 통해 출간했다. 1955년 최초 발간된 이래로 영국 내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분실되는 책이라고 불릴만큼 '기네스 세계기록'은 참고 자료로서의 가치와 소장할 만한 재미가 있다. 우주에서 촬영한 최초의 뮤직비디오, 최고 수익을 올린 영화 시리즈, 빗방울보다 빠른 챔피언, 최장 시간 불붙은 몸으로 말에 끌려가기 등 기상천외하고 흥미진진한 새 기록들이 담겼다.
매일 15분 나만의 그림 한 끼
대니 그레고리 저/황근하 역 | 세미콜론
어릴 때 우리는 크레용과 손가락 물감, 놀이용 점토로 작품을 만들었다. 세상 속에 자신만의 질서를 만들어 내는 행위가 곧 창조이며, 창조를 향한 열망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진 본능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어느 순간 그걸 쓸모없게 여기거나, 재능과 시간, 여건이 따라 주지 않는다며 지레 포기하고 만다. 할 일은 너무나 많고 지켜야 할 약속과 처리해야 할 잡무가 언제나 우선이다. 저자 역시 미국 뉴욕에서 광고회사 중역으로 일중독자처럼 살다 부인이 하반신 불수가 되는 사건을 겪은 후 그림 일기로 삶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창조적 삶으로 가는 방법인 '작은 예술', 즉 그림 그리기의 실질적 지침을 들려준다.
세계음치
호무라 히로시 저/박수현 역 | 하루
저자는 38세 독신으로 부모님 집에서 생활하는 패러사이트 싱글, 회사에서는 총무과장대리, 그리고 유명한 단카 시인이다. 눈길에서 넘어진 여자친구의 손을 놓치고, 한밤중에 침대에서 빵과 초콜릿 바를 먹고, 인터넷에서 옛날 여자친구의 이름을 검색하고, 회식과 사원여행에 놀러 가서 긴장하여 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녹즙과 서플리먼트와 자기계발서를 통해 '멋진 사람'을 꿈꾸지만 다른 사람들 눈에는 어색하게 보이기만 한다. 하지만 저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결국엔 나는 내가 제일 사랑스러우니까 벌어지는 일들'이라고 한다. '세계음치'는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삐걱거리는 사람'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나름대로 열심히 하는데 다른 사람과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페미니스트, 마초를 말하다
클레망틴 오탱 저/류은소라 역 | 미래의창
남성이 여성을 지배하는 형태는 여성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한 채 여성을 부여된 역할에 맞게 움직이게 한다. 여권 신장이 꽤나 이루어졌다고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하고, 따라서 여성을 지배하려는 마초적 태도가 생각보다 깊숙이 뿌리박혀 있다. 어느 날 문득 너무도 당연한 상황에서 어처구니없이 불이익을 받는 상황을 목격할 때 그리고 그 일이 나에게 닥칠 때, 누구나 페미니스트가 된다. 공감 어린 사례와 함께 페미니스트와 마초의 관점 차이를 대화를 통해 조목조목 설명해 나간다. 파리의 젊은 부시장이기도 한 저자가 들려주는 여성이 권리는 찾아가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양성 평등을 향한 실마리가 보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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