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호(42세)
<아레나 옴므 플러스> 편집장
취미: 책 읽기와 여행 다니기, 사람들의 이야기 듣기
‘박지호의 심야책방’의 호스트를 맡고 있다. 어떤 프로젝트인가?
지난해 문학동네에서 『인사이드 현대카드』를 펴냈다. 저자 사인회를 하자는 요청을 받았는데, 좀 민망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담당자와 여러 논의를 하다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잔뜩 모아놓고 밤새 책 읽는 행사를 하면 어떨까?’ 싶었다. ‘가을 밤의 심야책방’, ‘겨울 밤의 심야책방’을 진행했는데 반응이 무척 뜨거웠다. 멋진 장소에서 좋은 작가와 북 토크를 해봐도 좋을 것 같아, 새벽까지 책을 같이 읽는 ‘박지호의 심야책방’을 진행하게 됐다.
평소에는 어떤 책을 주로 읽나?
닥치는 대로 읽는 편이다. 관심이 가는 신간을 최대한 많이 사서 읽으려고 노력한다. 검증이 아직 안 된 신간을 읽다 보면,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도 있지만 지금 사회의 여러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 좋다. 한국 출판 환경상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초기에 관심을 받지 못하면 곧 절판되는 경우를 많이 봐왔기 때문에, ‘좋은 책은 절판되기 전에 사두자’는 마음도 있다. 최근에는 1900년대 초반의 비엔나에 대한 책들을 집중적으로 읽고 있다. 머릿속이 복잡하거나 많이 지쳤을 때는 소설, 특히 장르소설을 읽으면서 기운을 되찾는다. 처음 편집장이 됐을 때 과중한 업무 부담 때문에 머릿속이 완전히 번 아웃된 적이 있다. 그 때는 조르주 심농의 '메그레 시리즈'를 계속 읽으면서 기운을 되찾았다.
책의 가치를 어디에서 발견하나?
직업의 특성상 사회, 대중문화, 트렌드의 흐름에 민감한 편이다. 관련된 아이디어를 영화, 음악, 여행 등 다양한 테마에서 얻지만, 가장 깊으면서도 명확한 관점은 역시 책에서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디지털 시대에 맞춰 스낵 컬처가 거의 모든 부문을 장악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그것과는 차별화된 더 내용성이 강한 콘텐츠가 다시 부각될 거라고 생각한다. 책을 꾸준히 탐독하고 곁에 둔다면 더 깊고 울림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박지호의 심야책방]에서 최근 소개한 책들
콘텐츠 홍수 시대 속에서 책이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 어떻게 하면 보다 많은 사람이 책을 폭넓게 접할 수 있을까.
책을 만드는 사람이든 사는 사람이든, 책을 너무 무겁게 대한다는 생각이 든다. 책은 관점에 따라 가장 흥미로운 문화 상품일 수 있다. 그리고 책은 꼭 완독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떨치는 게 필요하다.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만 골라 읽을 수도 있고, 읽다가 내게 맞지 않는다면 그대로 접어버려도 된다. ‘표지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곁에 두고만 있어도 위로가 되는 것 같아서’도 책을 접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피에르 바야르라는 대단한 학자도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방법』이라는 멋진 저작을 써낸 것처럼.
<채널예스>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두 권을 꼽고 싶다. 첫 번째는 『발터 벤야민의 공부법』이다. 나는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크리에이티브’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창의성이란 스스로 찾아서 하는 공부와 끊임없는 사색과 기존 지식의 색다른 조합의 와중에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맥락에서 나오는 그 무엇이라고 믿는다. 발터 벤야민은 종교인도, 번역가도, 철학자도, 시인도 그 무엇도 아니었지만 그 모두이기도 했던 독특한 지식인이다. 복잡한 도시에서 의도적으로 길을 잃어버리는 과정이 곧 공부였던 그만의 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감탄사가 절로 새어 나온다. 두 번째 책은 『백석 평전』이다. 안도현 시인이 섬세한 시선으로 ‘모던보이’ 백석 시인의 발자취를 쫓은 책이다. 책장을 넘기고 있노라면 우리에게 근대란 무엇이었는가를 새삼 고민하게 한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이렇게 멋진 모던보이가 존재했다는 아련한 기억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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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터 벤야민의 공부법권용선 저 | 역사비평사
[발터 벤야민의 공부법]은 발터 벤야민이라는 지식인이 자신의 공부를 어떤 태도와 방법으로 지속했는지를 일관되게 질문한다. 그가 남긴 결과물들을 해설하고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어떤 경험과 공부의 과정을 거쳐 자신의 사유를 글쓰기의 형태로 정착시켰는지를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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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 평전안도현 저 | 다산책방
백석을 짝사랑하고, 백석의 시가 “내가 깃들일 거의 완전한 둥지”였으며 어떻게든 “백석을 베끼고 싶었다”고 고백하는 안도현 시인은 “그동안 백석에게 진 빚을 조금이라도 갚기 위해”, “그를 직접 만나는 방식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백석의 생애를 복원했다.
엄지혜
eumji01@naver.com
jijiopop
2016.09.07
동글
2016.09.02
iuiu22
2016.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