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란 단어에서 연상되는 느낌은 대개 비슷하다. 선구자, 모험가, 창조자, 천재, 전문가 등등 평범한 우리와는 거리가 먼, 남달리 뛰어나고, 타고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숱한 책들이 리더 혹은 성공을 위한 방법을 이야기하지만, ‘우린 노력해도 안 되는 그들만의 이야기’라 생각하기도 한다. 드디어 성공에 대한, 그리고 자기계발서에 대한 통념을 일거에 무너뜨릴 명저가 출간되었다. 마치 MD로서 내 일의 가치를 입증 받은 것 같은 보람과 희열을 주는 책이기에 추천할 수밖에 없다.
『오리지널스』는 서른 한 살의 젊은 나이에 와튼스쿨 최연소 종신교수로 임명된, 젊은 세계지도자이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사상가로 손꼽히는 경영 구루, 애덤 그랜트의 신작이다. 그는 독창성이 천재들의 전유물이 아니며 누구나 창의력을 발휘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에 대해 반박할 수 없을 만큼 너무나 확실한 사례, 과학적 근거들을 연이어 제시한다. 또한 창의력과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우리의 고정관념과 전혀 다른 곳에서 기인한다고 밝힌다. 그의 글을 읽다 보면 우리 모두가 잠재적 리더이고, 생각의 각도를 조금만 바꿔 용기를 낸다면 성취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는 생각에 흥분을 감출 수 없다.
그는 말한다. 타고난 천재가 리더가 되는가? 아니다. 어릴 적에 천재 소리를 듣던 신동들은 대게 세상의 순한 양이 되어 전문가, 혹은 조직의 지도자가 되지만 오히려 그들의 강한 성취 욕구는 안정성을 추구하기에 독창성을 바탕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리더가 되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세상을 바꾸는 창시자들은 불확실성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타인의 평가에 개의치 않는 사람들인가? 아니다. 링컨, 마틴 루서 킹, 미켈란젤로와 같은 숱한 위인들은 사실 다른 사람들의 애원과 강요, 설득 때문에 마지못해 나섰다. 빌 게이츠 외에 이베이, 애플, 구글의 창업자들도 실상 가진 전부를 걸어 도전한 것이 아니라 극도의 신중을 기하고, 겸직을 하며 위험을 분산시켜 창업에 성공했다. 그 뿐 아니다. 창의성의 대가들이라고 해서 반드시 가장 전문성이 뛰어난 것이 아니며, 오히려 다른 사람들로부터 폭넓은 견해를 구한다. 다른 사람들보다 앞섬으로써 성공한 경우보다 참을성 있게 때를 기다려 성공한 사례가 더 보편적이고, 때로는 할 일을 미루는 것이 바람직한 경우도 있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이렇다. 독창성은 고정불변의 기질이 아니다. 그것은 자유로운 선택에 따른 의식적인 행동이다. 현재 상태에 대한 의문, 호기심으로부터 시작해, 규칙과 체계는 결국 사람이 만든 것이라는 것을 깨달아 용기를 얻고, 이를 실천에 옮김으로써 얻게 되는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내 일상과 먼 이야기로 느껴진다면 우선 업무를 대하는 태도부터 바꿔보자. 직장에서의 업무란 한군데도 손대면 안 되는 조각품이 아니라 조립과 해체가 가능한 융통성 있는 집짓기 블록 같다고 생각해보는 것이다. 저자는 이와 같은 내용의 단 90분 강의를 진행한 뒤, 구글 직원들의 행복 지수와 업무 수행 능력이 급격히 상승했다고 전한다. 그저 현재 주어진 업무를 그냥 받아들이거나 기존의 기술만 이용하기를 거부하는 행위만으로도 더 행복하고 유능한 직원이 된 것이다.
누구나 주변의 상황 혹은 내 일에 대해 적어도 한 가지의 아이디어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불평만 늘어놓거나, 여러 가지 방해 요소를 의식해 행동으로 옮기지 못할 뿐. 그러나 한계는 없다. 태생적 오리지널도 없다. 변화를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면, 지금 바로 『오리지널스』를 만나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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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스애덤 그랜트 저/홍지수 역 |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스티브 잡스, 마틴 루서 킹, 에이브러햄 링컨…. 세상을 변화시킨 독창적 리더들은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하는가? 애덤 그랜트는 신작 《오리지널스》에서 독창성에 대해 전혀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누구나 내면의 창의성을 발휘해 자신의 삶과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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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도서MD)
노골적인 눈물주의보 혹은 달달한 로맨스보다, 명료하고 속시원한 책을 좋아하는 단호박 같은 사람. 하지만 사실 <시튼의 동물 이야기>를 보며 눈물을 쏟는 폭풍 감성을 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