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의 트렌드를 진단한다!
2016년 트렌드키워드는 어떠할까. 이준영은 ‘몽키바(MONKEY BAES, 구름다리)’라는 열쇠말을 제시했다. 내년 10개의 트렌드의 이니셜을 모은 것이 몽키바다. 이에 대해 저자는 ‘원숭이처럼 능숙하고 재빠르게 경기침체의 늪을 넘어라’는 뜻을 품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ㆍ사진 김이준수
201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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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남지 않은 2016년의 트렌드는 무엇이 될까? 그것이 궁금한 사람들이 지난 12월 2일, 서울 삼성동 베어홀에 모였다. 『트렌드코리아 2016』의 공동 저자인 이준영이 병신년의 트렌드가 궁금한 독자들을 위해 설명회를 가진 것. ‘트렌드 코리아’는 매년 한해의 트렌드를 정리하면서 이듬해 트렌드를 예측하고 있다. 이들이 꼽은 2015년 대한민국 10대 트렌드 상품은 단맛, 마스크&손소독제, 복면가왕, 삼시세끼, 셀카봉, 셰프테이너, 소형 SUV, 저가 중국전자제품, 편의점 상품, 한식 뷔페 등이다. 이준영은 다음과 같이 2015년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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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가성비와 실속을 추구하고 있다. 지금은 가성비가 중요한 요소가 됐다. 1인가구가 많아지면서 개인화된 삶의 가치가 중요시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상적이고 익숙한 것의 가치도 중요해졌다. 시장 다변화와 고객군의 확대도 있었다.”


가성비와 실속을 강조하며, 밖으로 드러나는 브랜드나 스펙보다 숨은 실력인 품질을 강조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외모와 나이 등 외부 변수를 모두 차단하고 오직 노래 실력만으로 참가자를 평가하는 오디션프로그램 <복면가왕>은 진정성만이 소비자가 바라는 평가의 기준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사례였다.”(23~24쪽) 


그렇다면 2016년 트렌드키워드는 어떠할까. 이준영은 ‘몽키바(MONKEY BAES, 구름다리)’라는 열쇠말을 제시했다. 내년 10개의 트렌드의 이니셜을 모은 것이 몽키바다. 이에 대해 저자는 ‘원숭이처럼 능숙하고 재빠르게 경기침체의 늪을 넘어라’는 뜻을 품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6년 한국경제에 굳이 의미부여한다면, 과거 성장기의 성공 체험을 과신해 “나무에서 떨어지지” 말고, “원숭이처럼 현명하고 신속하게” 경기침체의 수렁에서 빠져나오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8쪽)   


1. Make a ‘Plan Z’(플랜 Z, 나만의 구명보트 전략) 


저자는 경기침체의 결과로 장기적으로 소비관념을 합리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명 ‘구명보트 전략’으로 위기상황에서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전략이다. 저자는 특히 ‘우아한 서바이벌 소비’에 주목하라고 덧붙였다. 이를 세분화하면 다음과 같다. 

 

(1) 여유가 없어도 살 것은 산다. 못난이 상품(B급 상품)이 뜬다. 즉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 최후의 보루로서 B급 농산물, 리퍼브 매장, 전시품, 샘플 세일 등을 주목하라.  

(2) 아무리 푼돈이라도 개미처럼 모아라. 스마트폰의 재테크, 엡테크 등.  

(3) 집으로 가자, 스스로 하자. 직접 하는 셀프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플랜 Z 소비는 단지 무조건 아끼고 긴축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수입 속에서 ‘적게 쓰지만 만족은 크게 얻으려는 전략’을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B급 상품샘플세일,소분시장 등을 통해 살 것은 사는 전략, 그리고 집에서 스스로 해결하며 혼자 노는 전략에 이르기까지, 플랜 Z는 ‘우아한 서바이벌’을 지향한다.”(203쪽) 


2. Over-anxiety Syndrome(과잉근심사회, 램프증후군)


저자는 과잉근심의 원인은 불안사회에 있다고 지적했다. 불안사회의 근심이 경미한 자극에도 예민하게 과잉반응하고 있다는 것. 불안사회의 첫 번째는 경제적 불안으로서 취업, 고용, 노후 불안, 미친 전세값 등이 경제적 불안을 야기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이 물리적 불안으로 대형 사건사고가 근간에 있다. 공동체 의식의 퇴화, 고령화, 1인가구화 등이 사회적 불안도 야기하고 있다. 이에 재난의 시각화와 대리외상, 불안장애 등이 번지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  


“사람의 공포심을 이용하는 공포 마케팅이 있다. 미국의 린든 존슨 대통령이 1964년 선거 캠페인에서 공포 마케팅을 활용했다. 자기 당 후보가 꼽혀야 안전한 사회가 된다고 유권자들을 자극했다. 상대 후보를 찍으면 핵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며 공포 마케팅을 했고 실제로 지지율을 역전시켰다. 최근 식품업체에서 각종 ‘무첨가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데 불안과 공포의 상업화 측면과 연결된다. 더불어 불안산업이 뜬다. 적정한 불안이 최선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는 연구도 있지만 지나친 불안을 야기하는 것도 문제다.” 


“불안은 공포 마케팅의 요소를 넘어 새로운 산업의 요소로 활성화될 전망이다. 현대인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상품과 서비스 들이 다양하게 등장할 것이다.”(225쪽)


3. Network of Multi-channel Interactive Media(1인 미디어 전성시대) 


저자는 멀티채널 플랫폼에 힘입어 1인 미디어로 세분화 되고 있는 현상을 설명했다. 아프리카TV 등을 통해 쿡방(요리하는 방송), 먹방(먹는 방송) 등이 뜨고 있으며 1인 미디어를 운영하면서 월수입으로 5천만 원 이상 올리는 사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광고에도 출연하는 등 1인 미디어가 굉장한 위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이런 매체의 변화상을 잘 체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개인으로 파편화되어 있던 1인 미디어는 앞으로 MCN(Multi-Channel Network)을 통해 견고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미디어와 시장 부문에 강력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245쪽)


4. Knockdown of Brands, Rise of Value for Money(가성비의 약진, 브랜드의 몰락)


저자는 브랜드로 부를 과시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사치의 시대’가 가고 ‘가치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 브랜드가 몰락하면서 브랜드 후광효과와 브랜드 충성도가 낮아지고 있으며 브랜드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 가성비. 저성장기, 사람들은 소비 구조조정을 끊임없이 하고 있으며 가성비를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저자는 가성비 향상 전략에 대해서도 전했다. 


(1) 핵심가치에 집중 : 품질을 압도하는 절대적인 가격 경쟁력. 샤오미, 루나, 저비용항공사 등

(2) 최고보다 적정의 품질 : 소비자가 기대하는 사용기간에 큰 하자 없는 제품. PB상품 등

(3) 대용량 : 빽다방의 커피, GS25 위대한 시리즈 등 

(4) 노브랜드 : 브랜드는 없지만 가격과 품질이 좋은 제품 


“다만 단순하게 가격을 낮추는 전략은 지양해야 한다. 가격 파괴 전략을 쓰면 품질이 저하되고 다른 경쟁제품이 따라한다. 단순한 저가격이 아니라 높은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상품의 절대가치를 추구하는 소비자에게 화려한 브랜딩의 가면은 통하지 않는다. ‘브랜드의 몰락, 가성비의 약진’ 트렌드는 정보력으로 무장한 소비자 앞에서 복면을 쓰고 실력으로 승부하는 기업들을 위한 도전의 장이 될 것이다.”(2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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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thics on the Stage(연극적 개념소비)


저자는 즐기면서 놀이처럼 기부하는 젊은 세대를 주목할 것을 권했다. 이와 함께 개념 있는 착한 소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데 게임처럼 쉽고 자연스러운 기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 변화하는 개념소비의 양상으로 다음과 같은 것을 말했다. 


- 기부를 목적으로 제품 개발, 기부 캠페인 활동을 알리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상품 등장

- 소비의 자유가 커지면서 경제적 이득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는 구매 증가

- 착한 디자인과 크라우드 펀딩의 확산   


그는 스위스의 업사이클 회사 ‘프라이탁’을 예로 들었다. 이들은 폐방수천을 활용해 똑같은 것이 하나도 없는 리사이클 디자인 제품을 만든다. 헌방수천이 작품이 되는 것. 저자는 사람들이 프라이탁의 가치와 스토리를 소비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프라이탁은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과시의 수단으로도 자리 잡고 있다는 것. 이는 개념소비의 역설로서 과시의 수단으로서도 활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기부나 착한 소비의 순수성이 의심 받기도 하고 기업의 CSR, CSV도 진정성 있게 연결되느냐에 대한 문제도 생긴다는 것. 저자는 소비자에게 진정성을 인정받지 못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타적인 선의와 이기적인 과시의 조화가 중요해지면서 대의 마케팅을 비롯한 기업의 CSR,CSV 활동이 활발해졌지만, 그 순수함과 진정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하고 성숙한 개념소비의 본질과 변화하는 트렌드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291쪽)


6. Year of Sustainable Cultural Ecology(미래형 자급자족) 


척박해지는 도시생활에 대응하기 위한 친환경, 생태주의적 삶을 실천하려는 현대인들이 늘고 있다는 것도 내년도 트렌드의 하나로 꼽혔다. 이에 생태소비가 확신되고 대안 도시가 등장하고 있다.  


“‘미래형 자급자족’은 100세 시대를 맞았지만 갈수록 척박해지는 도시생활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생태주의적 삶을 실천하려는 현대인들의 노력이 반영된 트렌드다.”(311쪽)


7. Basic Instincts(원초적 본능)  


자극적인 것이 주목받고 있다. 많은 이들이 잔인하고 유치하며 솔직한 것을 적나라하게 추구하고 있다. 저자는 이에 하드코어(극단적 선정성), B급 감성(싼티, 병맛), 직설(돌직구), 의도적 부조화(뻔뻔하도록 어울리지 않는) 등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매운맛에 열광하는 심리도 다르지 않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샤이니의 뮤직비디오 를 보여줬다. 목이 잘리는 등 잔인한 영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저자는 이와 관련 ‘감각적인 잔인함’이라는 표현이 있다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주의전쟁’이 펼쳐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원초적 본능’ 키워드는 ‘잔인하고 유치하고 솔직한 것들을 적나라하게 추구’함으로써 힘든 현실을 돌파해나가고자 하는 사회적 현실을 반영한다.”(333쪽) 

 

8. All’s Well That Trends Well(대충 빠르게, 있어 보이게)


‘있어빌리티’는 ‘있어 보이는 능력’을 뜻하는 요즘의 표현이다. 이것이 SNS시대를 살아가는 새로운 역량이 되고 있다고 저자는 설명했다. 있어빌리티는 SNS를 통해 △돈이 있어 보이게 △센스가 있어 보이게 △인맥이 있어 보이게 등으로 발현된다. ‘허세샷’도 빠지지 않는다.  


“자원이 충분하지 않고 정식이 아니더라도 무언가 대단히 ‘있어 보이게’ 만드는 능력, ‘있어빌리티’가 SNS 시대를 살아가는 새로운 역량이 되고 있다.”(353쪽)


9. Rise of ‘Architec-kids’(아키텍키즈, 체계적 육아법의 등장)


‘아키텍키즈’는 새롭게 드러나고 있는 육아 현상이다. 부모의 계획에 따라 체계적으로 길러지는 아이들을 뜻한다. 저자는 이런 아키텍키즈를 향한 ‘정답육아’가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계획 임신을 시도하고 『수학의 정석』이나 ‘토플’ 등을 풀면서 태교하는 부모도 등장했다. 저자는 적게 낳는 대신 한 아이에게 모든 것을 투자하는 부모의 심리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곧 ‘엔젤 산업’이라 불리는 새로운 산업을 낳고 있다.  


“빌딩 건축하듯 하나씩 하나씩 공들여 키운 아이라는 의미로 건축의 ‘아키텍처 Architecture’와 아이의 ‘키즈 kids’를 붙여 ‘아키텍키즈 Architec-kids’라 명명하고자 한다. 부모의 계획에 따라 설계된 도면을 바탕으로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길러지는 아이들이 바라 ‘아키텍키즈’다. (중략) 이 체계적 육아 열풍은 현재 한국 육아 관련 시장의 변화는 물론이고, 이제 막 가정을 꾸리기 시작하는 30대 N세대의 가치관과 라이프 스타일의 새로운 흐름을 보여준다.”(373쪽)


10. Society of the Like-minded(취향공동체)


자기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저자는 취향으로 이합집산하는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색적인 취미도 당당하게 혼자 즐기고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서 취향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 저자는 숨어서 움직이던 ‘덕후(오타쿠)’들이 수면위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면서 취향 중심의 사회가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취향으로 똘똘 뭉쳐 자기들만의 취향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출현은 기존의 성별,나이,직업,학력의 인구통계학적 기준에 입각한 시장 세분화가 점점 무력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남과 다른 스타일을 추구하는 데 열심인 소비자들이 몰고 온 취향의 반란이 한층 더 명확한 콘셉트와 특화된 전략을 필요로 하는 방향으로 시장의 지도를 다시 그려나가고 있다.”(3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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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16김난도,전미영,이향은,이준영,김서영,최지혜 공저 | 미래의창
트렌드 코리아가 전망하는 2016 대한민국 소비트렌드를 포괄적으로 품고 있는 키워드는 바로 ‘플랜 Z’ 소비다. 풍요와 빈곤이 극적으로 교차하는 시대, 개미와 베짱이의 정신을 동시에 탑재한 소비자들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기업의 고심도 더 깊어질 전망이다. 더 이상 브랜드에 현혹되지 않는 소비자들. 뛰어난 가성비가 답의 전부일까? 1인 미디어와 있어빌리티, 해시태그로 뭉친 취향공동체, 그리고 원초적 본능을 찾는 소비자들에게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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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영 #트렌드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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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준수

커피로 세상을 사유하는,
당신 하나만을 위한 커피를 내리는 남자.

마을 공동체 꽃을 피우기 위한 이야기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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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은

LG전자 생활가전&공조H&A 사업본부 상무. 영국 센트럴 세인트 마틴Central Saint Martins 석사, 서울대 디자인학 박사. LG전자에서 고객경험CX혁신과 관련된 상품기획을 담당하며 혁신상품 출시, 신사업모델 발굴 및 오퍼레이션, CX에 기반한 경영전략수립, 제품/공간 서비스디자인 등 융합적 통찰력을 발휘하고 있다. 성신여대 서비스·디자인공학과 교수로서 학계와 업계를 오가며 다수의 기업 고객경험 및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Q1(상위 25%) SSCI 및 SCIE 국제 저명 학술지에 논문들을 게재하는 등 연구활동도 왕성하다. 이론과 실무를 아우르는 전문가로서 2021년부터 《중앙일보》에 ‘이향은의 트렌드터치’를 연재하고 있다. Hyang Eun Lee is an Executive Director at LG Electronics Home Appliance & Air Solution [H&A] Business Division. She holds a Master’s degree from Central Saint Martins in the UK and a Ph.D. in Design from Seoul National University. At LG Electronics, she is responsible for product planning focused on customer experience [CX] innovation. Her work includes launching innovative products, discovering and managing new business models, establishing CX-based management strategies, and designing product and space services. As a professor in the Department of Service·Design Engineering at Sungshin Women’s University, she has conducted numerous corporate customer experience projects, bridging academia and industry. She is also actively engaged in research, publishing papers in top 25% [Q1] SSCI and SCIE international journals. As an expert bridging theory and practice, she has been writing a column titled “Lee Hyang-eun’s Trend Touch” for the JoongAng Ilbo since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