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예스>에서 매주 금요일, ‘내일 뭐 읽지?’를 연재합니다. 보통 사람들보다 책을 ‘쪼끔’ 더 좋아하는 3명이 매주, 책을 1권씩 추천합니다. 매우 사적인 책 추천이지만, 정말 좋은 책, 재밌는 책, 정말 읽으려고 하는 책만 선별해 소개합니다. 엄숙주의를 싫어하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추천하지만, 닉네임을 걸고 약속 드립니다. 나만 읽긴 아까운 책이라고! ‘오늘 뭐 먹지?’ ‘내일 뭐 먹지?’ 만 고민하지 말고, 때로는 ‘내일 뭐 읽지?’ 생각해보는 건, 어떤가요?
동사의 맛
김정선 저 | 유유
서점 직원으로 N년을 근무하면서 늘 듣는 소리. "요즘 너무 어려워요." 맞다. 출판은 무척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책들을 2015년에 많이 만났다. 특히 1인 출판사 유유의 책은 무엇을 골라도 실패하지 않는 편. 특히 『동사의 맛』은 내 좁은 출판계 네트워크에서조차 큰 화제를 끈 도서였다. 나 역시 '어학변태'라는 대학 시절 별명을 가지고 있었기에 바로 구입했다. (어학변태가 왜 이 따위 비문을 쓰냐고 묻는다면, 당당하게 변명할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건 형태론이지 문장론이 아니다) 옛날 옛적 어학변태였던 나는 이 책을 읽고 '글맛'과 '감칠맛' 나는 동사들을 빼곡하게 만났다. 읽는다고 내 글을 고스란히 나아지는 건 아니지만, 세상엔 이토록 많은 동사들에게 제 맛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어차피 일반인이 구사할 수 있는 동사는 한정적일 수도 있으나, 이왕 책 산 김에 곁에 두고 챙겨봐야 글이 더 나아질 수 있을 터. 아참, 이 책은 진짜 맹세컨대 딱딱한 문법책이 아니라 정말 재미있는 책이다. (땡감)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사사키 아타루 저/송태욱 역 | 자음과모음(이룸)
출판이 어렵다고 한다. 대한민국 경제 전반이 어렵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도서정가제 때문이라고도 하고, 스마트폰 때문이라고도 한다. 다 일리가 있는 말이긴 한데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은 좀 다르게 보자고 말한다. 일본의 인문학자인 사사키 아타루는 인간 사회에서 혁명은 끊이지 않았으며, 책 읽기가 그 자체로 혁명이라고 이야기한다. 특히 문학이 끝났다는 말에 대해서는 '짜증이 날 정도로 지겹다'고 표현하는데, 문맹률이 수십 퍼센트였던 시절에도 위대한 작가는 탄생했으니 지금처럼 거의 모든 사람이 문자를 해독하는 시대에 독자가 없다고 한탄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그렇다. 실제로 19세기에 비해 21세기는 훨씬 많은 책이 나오고 있고, 훨씬 많은 독자가 있으며, 훨씬 많이 읽고 있다. (드미트리)
출판, 노동, 목소리
고아영 등저 | 숨쉬는책공장
최근 애니북스에서 나온 만화 『중쇄를 찍자』를 많은 출판인들이 읽었다고 한다. 중쇄, 그러니까 2쇄만 찍어도 다행인 요즘. 1쇄도 못 팔아 파주 창고에 묵혀 있는 책들이 많다. 왜 그럴까? 책 말고 재밌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최규석 만화가의 『송곳』이 드라마로 제작되면서 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속이 쓰리다. 방송으로 제작돼야 만화가 관심을 받는 세상이라서. 내일은 『출판, 노동, 목소리』를 읽을 계획이다. '지금껏 보이지 않았던 11인의 출판노동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숨쉬는책공장'이라는 특이한 이름의 출판사에서 나온 책인데, 현재 추천 글과 서문만 읽었다. 땡땡책협동조합 땡초 하승우 씨는 "당신이 읽는 책은 그런 책이 아니다"라며, "독서가 텍스트라 불리는 내용만을 편식하는 과정이 아니라면, 독자들이 출판 노동자의 다양한 결들을 느끼고 직접 판단하면 좋겠다"고 했다. 살짝 본문을 훑어봤는데 필자들의 '솔직' 강도가 대박인 듯하다. (덧, 필자 11명 중에 안면이 있는 마케터 한 분이 있다. 인상이 참 좋았는데 왠지 글도 좋을 것 같다. 그의 성은 '양' 씨다) (꾸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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