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취업난이긴 한가 보다. 기업과 대학을 오가며 강의를 하는 내가, 요즘 들어 대학생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바로 “교수님이 강의하시는 기업들에서 좋아하는 인재상은 무엇인가요?”이기 때문이다. 가급적이면 기업에서도 원하는 사람이 되고자, 그들이 어떤 사람을 선호하는지 배우고 싶어 하는 어린 학생들의 의지와 열정이 참으로 가상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기업 강의를 나가서 친해진 모 기업의 채용 담당 임원 분과 얘기 중에 기회가 되어 신입사원을 뽑을 때 기준이 무엇인지를 여쭤보았다. 그런데 그분의 답변이 뜻밖이라 놀라웠다.
“음, 어떤 사람을 뽑느냐면 말이지, 당연히 ‘끌리는 사람’ 아니겠나?”
끌리는 사람이라니, 너무나 허탈한 대답을 주셔서 물어본 대학생들에게 뭐라 답해줘야 할지 난감할 정도였다. 그런데 그분이 이어서 하시는 말씀에 나 역시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실, 채용할 때 최종 면접에 올라온 지원자들 중에는 아무나 뽑아도 돼. 서류를 보든, 면접관 질문에 대한 답변을 보든, 요즘 친구들은 다 똑똑하고 잘났단 말이지. 그렇다면 그중 누가 합격하겠나? 당연히 ‘아, 저 친구는 왠지 같이 일해보고 싶군.’ 하는 생각이 드는 사람을 뽑고 싶지 않겠어?”
그분은 실제로 최근 채용된 한 지원자의 사례를 이야기해주었다. 이 기업의 신입사원 최종 면접에는 네 명의 지원자가 한 조가 되어 면접을 치르게 된다. 그중 기억에 남았던 한 지원자를 포함한 네 명의 지원자들이 면접장에 들어서자마자, 그분의 눈에는 서글서글한 인상에 눈빛이 맑은 그 남자 지원자가 눈에 들어왔다고 했다. 그래서 맨 처음 가장 곤란한 질문을 제일 맘이 안 가던 다른 지원자에게 던졌고, 또 다른 지원자에게 다른 질문을, 그러고 나서 비교적 쉽게 답할 수 있는 질문을 처음 자신의 눈에 들어왔던 그 남자 지원자에게 했다고 했다.
자신도 모르게, 그 지원자가 답변할 때는 다른 면접관들도 같은 결정을 했으면 하는 생각에 일부러 더 크게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괜히 편한 농담을 한번 던져보며 마음속의 지원자가 답변을 준비할 여유를 만들어주기도 했다고 한다.더 놀라운 것은, 나중에 면접이 끝나고 나서 다른 면접관 한 명이 “아까, 그 ○○○ 지원자가 적임자 같은데, 안 그런가요?” 하고 다른 면접관들의 동의를 구했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눈은 다 비슷한가 싶기도 하고, 단 3초 만에 이렇게 사람의 호불호가 갈리는 것이 자신도 신기하다고 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20여 년 동안 이 일을 해본 결과, 자신의 그런 결정이 크게 리스크가 있는 편은 아니라고 자신했다. 원했던 지원자가 합격했을 때 실제로 성과가 좋아서 금세 인정받는 직원이 되는가 하면, ‘저 친구 좀 맘에 안 드는데….’ 싶었는데 어쩌다 합격된 직원의 경우, 금세 다른 데로 이직해버리거나 직장 내에서 크고 작은 사고를 치거나, 그도 아니면 별 성과 없는 그저 그런 직으로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하니 말이다.
요즘 이 정도 대기업의 최종 면접에 오를 정도라면 다들 학점이나 토익, 토플 점수도 대단하고 해외 어학연수는 기본이요, 인턴 경력에 이르기까지 엄청나게 화려한 스펙을 자랑한다. 이들 가운데 스펙이 부족해서 취업이 안 될 만한 사람은 없다. 일명 ‘스펙의 상향평준화 현상’ 탓이다. 오죽하면 인터넷 우스개 가운데 오토바이 배달원 아르바이트 구직 광고 속 자격 요건이 ‘4년제 대졸 이상’이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가운데에는 몇 군데의 기업에 합격하여 골라서 취업하는 지원자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그들보다 더 그럴듯한 스펙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늘 최종 면접의 벽을 넘지 못하여 고배를 마시는 지원자도 있다.
그 이유가 바로 ‘끌리는 사람’이냐, 아니냐에 따른 것이라니, 그렇다면 이 지원자들의 합격과 과락을 가리는 그 ‘끌림’의 실체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나는 그것이 바로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성문화하고 정량화할 수 있는 ‘능력’과는 다른 차원의 의미다. 우리는 수많은 자기계발서를 통해서 기계적으로 능력을 계발하는 데만 신경써왔다.
능력이 하드웨어적인 것이라면, 매력은 소프트웨어적인 것이다. 능력이 논리적으로 설명 가능한 것이라면, 매력은 기존의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는, 다시 말해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그 무엇’이다. 매력이란, 일종의 후광이나 분위기, 전체적인 느낌과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낯선 여행지에 찾아가서 우리는 누군가에게 길을 물어본다. 수많은 사람이 지나가지만 왠지 모르게 길을 잘 알려줄 것 같은 사람에게 묻는다. 또 딱히 살 것은 없지만 아이쇼핑이나 할 생각에 백화점의 한 매장에 들어가기도 하는데, 이때 매장 점원의 느낌을 얼핏 보고 나서 그 매장에서 이것저것 꼼꼼히 살펴볼지, 아니면 그냥 휘 둘러보고 나올지를 결정한다. 왠지 신뢰가 가거나 느낌이 좋은 점원이 있다면 눈에 들어오는 옷을 한번 입어보는 적극성을 발휘하기도 하고, 심지어 계획에도 없던 지출을 하기도 한다. 딱히 그 점원이 부담스럽게 구매를 부추기는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우리는 알 수 없는 그 무엇에 이끌려 길을 묻고, 매장에 들어가본다. 그 알 수 없는 요소가 바로 매력이다. 그리고 나는 이 책에서 이에 대해서 얘기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매력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우리가 직장에서, 비즈니스 현장에서 그리고 인생에서 중요한 기회를 잡거나 놓치는 기로에 서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가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인사 담당자의, 상사의, 고객의 그리고 친구와 선생님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어떤 중요한 순간에 “아, 그 친구 괜찮지 않나?”라고 떠올려지도록 하는 매력이 있는지의 여부는 한 사람 인생의 성패를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알 수 없는 그 무엇’이라는 걸 어떻게 배우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정량화할 수 없는 것을 배운다는 것은 매우 막연하여 두렵고 회의감이 들 수도 있다.
나 역시 기존에는 매력이란 그냥 타고나는 것이지, 배워서 계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15년 동안 수많은 곳에서 강의를 하고 여러 사람들과 기업들을 만나본 결과, 나는 매력이란 부분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방법이 존재한다는 믿음이 생겼다. 우리가 볼 때 큰 노력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이라고 느껴지는 사람이나 기업이 있을 수는 있지만, 정말 실제로 그들이 노력하지 않는 것일까? 사실 정답은 아무도 모른다.
매력적인 사람과 기업들을 따라 잡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매력적인 사람과 기업을 보면서 그들의 정수를 발견했다고 하면 너무 거창한 얘기일까?
나는 『LOOK BACK: 룩백』에서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타인의 지지를 받는 사람과 기업들, 같은 말과 행동을 해도 더 예쁘게 보이는 사람과 기업들, 내가 주고도 더 마음이 가는 사람과 기업들의 특성에 대해서 얘기하고자 한다.
그리고 한 단계 나아가, 전작 『당신 없는 회사에 가고 싶다』에서 소개한 내용을 다시 한 번 설명하면서 사람의 성격과 스타일에 따라 잠재 매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방법을 알려줄 것이다. 특히, 다양한 기업과 상품들의 사례를 통해 마케팅 전략적인 면에서 매력에 대해 설명하고, 개인뿐 아니라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매력을 경쟁력으로 갖출 방법을 안내할 예정이다.
다시 말해, 타고난 매력이 크지 않은 사람이라 해도 매력적인 이들의 특성을 알고 배워서 자기에게 어울리는 매력을 끌어올린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기업 역시도 마찬가지다. “아, 그 회사 상품이라고? 그럼 믿고 사지 뭐.”라고 할 만큼 고유의 매력을 갖춘다면 다른 경쟁 기업들보다 더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열심히 노력하여 ‘잠재 능력’만을 키우고 ‘잠재 매력’을 키우는 데는 소홀하여 헛물만 켜던 이들은 늘 “세상은 왜 나를 알아봐주지 않을까?”라며 한탄을 한다. 그렇게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키우면서 결국 자기가 타고난 것보다도 더 매력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이제 정말 자신을 되돌아보고, 어떤 부분이 매력적인 사람들과 다른지를 짚어보고 개선해보자. 또한 기업을 운영하는 기업가나, 상품을 잘 판매해야 하는 마케터 분들의 경우에도, 그저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가졌으니 알아서 잘 팔리겠거니.’ 하는 생각에서 그치지 말고, 자신의 기업에 어떠한 매력을 덧칠해야 경쟁력이 생길지 한번 고민해보길 바란다. 그래서 우리를 선택해줬으면 하는 그 의사 결정권자들이 중요한 순간에 “아, 그 사람!”, “아, 그 기업!”이라고 우리를 향해 뒤돌아보게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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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K BACK : 룩백이민영 저 | 라이스메이커
이 시대에 왜 ‘매력’이 진짜 ‘실력’인지를 설명하고, 늘 사랑 받는 사람들과 브랜드들, 인기 상품들의 특성에 대해 분석한다. 또 누군가에게 매력적인 어떠한 요소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오히려 비호감의 원인이 될 수도 있음을 지적하면서, 전작인 『당신 없는 회사에 가고 싶다』에서 한 번 소개된 바 있던 ‘개인별 성격 유형 테스트’를 다시 언급하며, 각 개인의 성향과 궁합이 맞는 매력 포인트가 무엇인지를 콕 집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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