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였지만 교수가 된 사람, 제임스 팰런
『괴물의 심연』은 심오하고 흥미진진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인 제임스 팰런은 어떻게 범죄자가 되지 않았을까?
글ㆍ사진 채널예스
2015.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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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심연』의 저자 제임스 팰런James Fallon은 캘리포니아대학교 어바인 캠퍼스에서 신경과학을 가르치는 교수로 세 자녀를 둔 가장이다. 그의 전문 분야는 ‘사이코패스’ 살인마의 뇌 구조였는데, 어느 날 뇌 스캔 사진들을 연구하다가 우연히 사이코패스의 특징이 명백하게 드러나는 한 장의 사진을 발견한다. 그건 놀랍게도 자신의 뇌였다.

 

제임스 팰런은 반신반의하며 자기 집안의 역사를 살펴보았는데, 악명 높은 살인마들이 자신의 조상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로써 자기가 ‘사이코패스’의 유전자를 갖고 태어났음을 깨달은 그는 스스로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TED 강연에서 발표하는데, 강연 동영상은 141만이 넘는 클릭을 기록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대서특필되는 것은 물론 텔레비전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의 소재로 쓰이는 등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괴물의 심연』은 부모의 양육이 사이코패스 기질을 어떻게 누그러뜨렸는지, 인구의 2%를 차지하는 ‘사이코패스’의 사회적 역할은 무엇이며, 왜 대자연은 계속해서 사이코패스가 태어나도록 내버려두는지를 다룬다. 이 책은 사이코패스 뇌과학자의 진지한 자기 탐구기이며, 동시에 인간에 대한 철학적, 과학적 질문과 성찰이 담긴 책이다.

 

당신이 사이코패스라는 것을 알았을 때 느낌이 어땠나요.

 

처음 나의 ‘숨겨진’ 사이코패시를 발견한 것은 2006년, 사이코패스 살인자와 조현병 환자를 연구하던 시기였습니다. 이와 별개로 뇌 영상 기법을 써서 알츠하이머병의 유전학도 연구하는 동안이었죠. 어쩌다 보니 알츠하이머병 연구에 제가 대조군의 피험자로 참여하기도 했는데, 우연히 나의 뇌 영상 패턴과 유전적 기질이 사이코패스의 모든 특성을 완벽히 갖추고 있음을 발견했어요. 적지 않게 놀랐죠. 하지만 금방 웃어넘길 수 있었어요. 제 뇌 영상 스캔 사진에서 사이코패스의 특징을 발견했다는 얘기를 듣고, 아내도 “놀라운 일도 아니네”라고 말했어요.

 

사이코패스는, 하면 복수가 떠오르는데요. 다른 사람에게 어떤 식으로 복수하는가요.

 

복수 자체는 사이코패시의 고유한 특성이 아니지만, 사이코패스는 복수를 몇 개월이건 몇 년이건 지연했다가 아무 감정 없이 실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복수하는 방식이 정상인과 달라요. 저도 이런 특성을 가졌는데, 정신과 의사인 제 친구는 그것이야말로 뚜렷한 ‘사이코패스적’ 특징이라고 하더군요.

 

사이코패스는 왜 끝없이 자극을 추구하는가요?

 

사이코패스 특유의 행동이죠. 예컨대 변태적 성행위, 폭력, 타인을 조종하는 것 따위는 중독성 있는 행동이고, 사이코패스에게 위안과 쾌감을 제공해요.

 

빌 클린턴, 간디, 테레사 수녀를 사이코패스로 의심하셨는데요.

 

이들을 사이코패스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들이 지닌 한 특성인 ‘두려움을 모르는 지배욕’과 (정서적 공감이 아닌) ‘인지적 공감’이라는 특정 유형의 공감으로 미루어 볼 때, 다들 사이코패시 점수가 높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중매체에서는 종종 사이코패스를 영웅으로 그리는데요. 이유가 뭘까요.

 

악마에게는 굉장한 매력이 있어요. 금지되어 있고, 위험하고, 군침이 돌지 않나요. 그들에게는 한계가 없으니까요.

 

뇌 구조가 개인의 정치적 성향도 결정한다고 생각하나요?

 

뇌에는 특정한 성격 특성과 연관되는 것으로 보이는 연결 회로(‘커넥톰connectome’)들이 있는데, 성격 특성은 흔히 정치적 신념과 상관관계가 있어요.

 

사이코패스의 거짓말에서 나를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냥 도망치세요. 먼저 ‘낌새’를, 다시 말해 많은 사이코패스가 가진 행동과 언어의 기벽을 알아차려야 해요. 눈과 몸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언어, 인칭대명사를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자신의 본능적 욕구를 과도하게 언급하는 경향, 손을 머리 앞으로 높이 올리고 하는 손짓, 지나치게 번드르르한 입심, 당신의 약점을 읽거나 당신이 감정적으로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게 뭔지 보일 때마다 달라지는 수작 따위가 그러한데요. 어떤 사이코패스는 너무도 똑똑하고 이런 일에 능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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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심연제임스 팰런 저/김미선 역 | 더퀘스트(길벗)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인 제임스 팰런은 어떻게 범죄자가 되지 않았을까? 부모의 양육이 그의 사이코패스 기질을 어떻게 누그러뜨렸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들은 왜 모두 그가 사이코패스란 사실을 곧 알아차릴 수 있었을까? 인구의 2%를 차지하는 ‘사이코패스’의 사회적 역할은 무엇이며, 왜 대자연은 계속해서 이런 사람들이 태어나도록 내버려두는가? 《괴물의 심연》은 사이코패스 뇌과학자의 자기 탐구기이며 동시에 인간에 대한 철학적, 과학적 질문과 성찰이 담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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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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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

2015.05.20

와...그냥 인심좋은 아저씨(?)같은 느낌인데 사이코패스라...생각보다 주변에 평범하게 볼 수있다는 말이 실감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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