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의 집
제주도관광 시 ‘카페’가 방문목적지가 된다면 아마 많은 이들이 ‘서연의 집’을 떠올릴 것이다. 이곳은 ‘첫사랑의 심상’을 대표하는 영화<건축학개론>의 촬영지가 된 공간이다.
주인공 승민이 15년 만에 찾아온 첫사랑의 상대 서연을 위해 지은 집이 카페로 운영되고 있는 ‘서연의 집’은 이곳에 발을 디디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첫사랑의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기묘한 힘을 발휘한다.
입구에 들어서면 서연의 어린 시절이 아로새겨진 공간을 만나볼 수 있으며, 벽면에는 주연배우들의 핸드프린트와 <건축학개론>의 스틸컷과 명대사들이 어우러진 액자가 전시돼있다.
1, 2층으로 구성된 이곳은 대부분의 시간들이 관광객들로 채워진다고 한다. 그래서 주민들이나 재방문을 시도하는 관광객들은 이른 아침에 찾는다는 것.
판매되는 메뉴는 다양한 편이지만, 솔직히 말해 커피의 질이 좋다고는 할 수 없다. 메뉴에 대한 비용을 지불한다기보다는 추억비용을 지불한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
이곳의 ‘명당자리’는 역시나 제주의 드넓은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야외 좌석이다. 좌석이 넉넉하지도, 편하지도 않지만 커피 한 잔을 즐기며 제주의 풍광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비록 야외의 잔여좌석이 없다 할지라도 야외로 나가 제주 앞바다의 풍광을 잠시나마 감상해볼 것을 추천한다. 각 층에서 즐길 수 있는 감상거리가 다르고,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의 모습을 감상하는 것 또한 ‘서연의 집’이 선사하는 매력이다.
카페 2층에서 바라본 풍경
카페 ‘서연의 집’은, 인테리어나 메뉴 등 카페 자체만의 매력보다는 ‘스토리텔링의 힘’으로 무장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해안로 86
●풍림다방
‘서연의 집’이 스토리텔링에 기댄 카페라고 한다면, ‘풍림다방’은 필자가 직접 발품을 팔아 찾은 인상적인 카페다.
평대리에 위치한 이곳은, 왠지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을 제대로 찾지 못한 듯 오토카니 터를 잡고 있다. 그러니까 “어? 이런 곳에도?”라는 반응을 불러일으킬만한 곳이다. ‘숨은 보석동굴’을 발견한 기분을 듯한 기분을 선사해 준 ‘풍림다방’.
이웃집을 방문한 듯한 편안한 매력을 지닌 풍림다방
이름에서도 제주도와 잘 어울리는 풍림다방. 왠지 ‘다방’이라는 표현이 없었으면 서운했을 법 했을 만큼 소소한 미학이 깃들어있는 곳이다. 더불어 ‘남쪽의 정(情)’이 확연히 느껴졌던 건 부산 출신의 대표가 직접 커피를 내려준다는 데 있다. 필자와 동향인 풍림다방의 대표는 ‘우리끼리 통하는 사투리 교감’을 나누기도 했다.
반전인 건, 이곳의 커피맛이다. 다양한 핸드드립 커피들과 신선한 생과일 주스가 이곳의 메뉴다. ‘커피에 충실한’ 아늑한 공간이다. 비 내리는 날에 들렀던 곳인데, 창에 떨어지는 빗소리와 빗물로 씻겨진 평대리의 깨끗한 풍광에 대한 추억이 아직도 나의 그리움 속에 거의 선명하게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개인적으론 영화의 배경이 되었으면 하는 장소다. 겉치레보단 속이 깊은 독립영화나 홍상수 감독의 작품과도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친한 이들과 함께 편안하게 찾는 아지트’와 같은 곳, 하지만 개성과 메뉴의 질 또한 놓치지 않는 풍림다방. 카페 투어를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한번쯤 방문해봐도 좋을 장소다.
과욕 부리지 않고 소박한 공간감을 지닌 이곳. 카페에서 충분한 티타임을 가진 후, 마을 앞으로 펼쳐진 바다를 감상하며 묵은 스트레스를 날려보내는 것도 좋을 것.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평대2길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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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함
최다함은 디지털영상 및 영화 전공 후 기자생활을 거쳐, 현재는 회사 내 전략기획팀에서 PR업무를 맡고 있다. 걷고 사유하는 것을 즐기며, ‘하고 싶은 건 일단 해보고 웃고 울자’ 식의 경험론주의를 지향하는 자유분방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영화, 공연, 전시회감상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의 쾌락을 만끽 중이며, 날씨 좋은 계절에는 서울근교든 장거리 장소든 여행할 곳들을 찾아 몸을 통한 독서를 실행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에서 ‘문화소믈리에, 최따미’라는 타이틀의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예스24 파워문화블로거 및 네이버 오늘의 책 선정단, tv5monde한국에서 프랑스영화 에디터로 활동 중이다. ‘글쓰기’를 좋아하는지라 “평생 글과의 인연은 떼려야 뗄 수 없을 것이다”라는 포부를 지닌 그녀다. 자칭 컬처 소믈리에.
하늘다래
2015.04.16
그저 사람들 만나서 신나게 웃고 떠들고 와서 진정한 제주도의 멋을 느끼지 못하고 왔는데,
다음 번에 혼자라도 가보게 되면 여기 꼭 가봐야겠어 :)
풍림다방. 기억해둬야지. 운치 있어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