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민 “내 마음을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해요”
지난 11월 17일, 대학로 벙커 1에서 심리학 박사 황상민의 『나란 인간』 출간 기념 북콘서트가 열렸다. 황상민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더 잘 알아가고, 나아가서 타인을 이해하고 올바른 인간 관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내자가 되어 참가자들과 함께 소통했다.
글 : 지예원 사진 : 김벼리
201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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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 인간』의 저자인 심리학 박사 황상민은 자칭 타칭 심리학계의 아이유, 심리학계의 셜록 홈즈다. 황상민이 심리학을 연구하면서 가장 흥미롭게 생각했던 것은 ‘내 주위의 사람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였다. 그는 어떻게 하면 주위 사람들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리고 10여 년 간 연구를 통해 한국인을 위한 성격유형검사 WPI(Whang’s Personality Inventory)를 직접 개발했다. 그는 이 검사에서 한국인의 성격을 ‘리얼리스트, 로맨티스트, 휴머니스트, 아이디얼리스트, 에이전트’ 이렇게 다섯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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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의 문제를 알고 스스로 답을 찾는 것
 

마음의 상처를 치유 받고자 하고, 정신 없는 일상 속에서 다른 사람들의 공감과 위로를 얻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최근 몇 년 간 우리나라에 힐링 신드롬, 힐링 열풍을 가져왔다. 그는 강연에 앞서 이러한 추세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전했다.

 

“처음에는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는데 사실 사람들 모두 자신이 가진 고민에 대해 답을 찾고 있는 상황인 것 같아요. 그런데 저명하고 훌륭한 누군가가 내 고민에 대한 해답을 줬다고 해서 그게 나의 답이 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그건 그 사람 답이에요. 내가 갖고 있는 고민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겨서 멋진 말을 들으면, 마치 그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느끼는 것이 그런 사람들이 가지는 대표적인 심리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가진 문제가 무엇이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탐색하다 보니까, 모든 사람들에게는 자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답은 누군가가 알려주는 게 아니라 자기가 찾을 때 비로소 진정한 답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괴로워하는 이유의 70~80퍼센트 이상이 가짜 문제에요. 진짜 자신의 문제를 명확히 모르기 때문에 엉뚱한 문제를 자신의 문제라고 착각하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많은 사람들이 정작 자기문제를 보지 못하고 있는 거예요.”

 

외적 질병의 경우 신체 중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지만 마음에 문제가 있으면 무엇 때문인지 알기가 무척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우리의 마음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심리학을 공부해서 사람에 대해 잘 알고 싶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사람을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의대에 가면 사람의 병을 고치기 위해서 학생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게 해부예요. 그들은 시체를 자르고 해부할 때 자신이 진짜 의사가 되었다는 느낌을 받는 것 같아요. 여러 장기를 직접 보면서 인간의 몸이 이렇구나 하고 느끼는 거죠. 그런데 심리학을 하는 사람은 사람의 문제, 마음을 탐색하고 해결하려고 할 때 그 마음을 볼 수 있나요? 못 봐요. 그렇기 때문에 내 마음이 동그란지, 네모난지, 삼각형인지 볼 수 있는 방법이 뭔가 있어야 해요.”

 

그는 대학교에 진학할 시기에 인류학과, 사회학과, 심리학과를 놓고 고민했다. 인류학과에 가면 아프리카 오지, 아마존 같은 곳에 가야 할 것 같은데 영어나 다른 외국어를 배울 자신이 없어서 제외했고, 그 당시 사회학과에 가면 졸업할 확률이 10 퍼센트도 안되고 중간에 감옥을 가는 게 필수코스였기 때문에 사회학과도 제외하고 나니까 마지막으로 남은 심리학과를 선택하게 되었다.

 

“심리학과에 들어가고 나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어요. 지금은 한국어로 된 심리학 책이 많은데, 그 당시에는 모든 교재가 다 영어였던 거예요. 그래서 저는 전부 원서로 책을 읽어야 했어요. 내가 어떤 문제가 싫어서 도망가면 또 다른 골목에서 그것과 마주친다는 아주 중요한 교훈을 그때 얻었어요. 처음에는 심리학이 별로 재미도 없었고, 이걸 공부하면 정말로 인간을 알 수 있을까 하는 회의도 많이 느꼈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스키너라는 심리학자가 쓴 ‘월든 투’라는 책을 읽게 됐어요. 심리학자가 그리는 심리학적 이상사회에 관한 책이었는데 그걸 읽고 나서, 내가 심리학을 공부해서 대한민국을 이렇게 바꿔야겠다는 꿈을 꾸게 됐어요. 그 당시 스키너가 하버드대에서 강의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도 하버드에 가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그 당시 스키너가 쓴 책들을 읽는데 시간을 다 보냈어요. 그렇게 2년 정도를 보내면서 스키너가 쓴 모든 책들을 다 읽었어요. 그리고 정말로 꿈이 이루어져서 하버드대에 가게 됐어요. ‘Dreams come true’라는 말이 있듯이, 그때는 스키너를 실제로 만나는 것이 저에게 가장 중요했고. 남들이 저에게 안 될 거라고 하는 말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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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개발한 한국식 성격검사

 

사실 심리학의 역사는 생각보다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황상민은 요즘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성격검사가 처음 나오기 시작한 때가 미국이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되면서부터였다고 말했다. 미국은 전쟁에 참전하기 위해서 5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을 징집했다. 그런데 온갖 이상한 사람들이 다 군대에 들어오게 되니까 어떻게 하면 제정신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구분할 수 있을까 방법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 방안으로 심리학자들에게 심리검사를 만들어서 군대 신병들을 분류해달라고 했던 작업이 제일 처음 성격검사가 만들어진 계기였다.
 

국내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성격유형검사의 대표적인 예가 MBTI 검사다. 물론 이 검사 역시 유용한 면이 있겠지만 그는 MBTI가 서양 사람들이 생각하는 몇 가지 외적인 기준으로 구분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그것을 우리나라에 바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 사람들의 심리는 미국 사람들과 달라요. 미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괜찮은 사람이란 독립적인 인간이에요. 그런데 한국 사람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두루두루 무난하게 지내는 사람이에요. 즉, 사회마다 이상적으로 지향하는 유형이 다르기 때문에 미국 기준으로 한국을 보면 잘못 판단할 가능성이 많아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외국 사람이 만든 틀로 보지 않고 한국 사람들의 마음을 탐색하면서, 내 주위 사람들을 다르게 파악 수 있을까 생각을 하다가 제가 직접 성격검사를 만들어 보기 시작했어요. 일반적으로는 검사 문항을 잔뜩 만들어서 사람들 반응을 받고, 통계 내고, 요인분석을 한 후에 최종적인 검사 문항을 만들어요. 그래서 각각 요인에 따라 특성이 이렇게 나타난다고 설명을 하는데, 기존의 검사와 별 차이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검사문항을 주면서 반응이 비슷한 사람들을 묶고 왜 비슷한지 이야기를 시켰어요.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숫자를 찾아서 나온 것이 리얼리스트, 로맨티스트, 휴머니스트, 아이디얼리스트, 에이전트 이렇게 다섯 가지 유형이에요. 한국 사람들이 갖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유형들을 찾아낸 거죠. 근데 이것만 가지고는 어려움이 있었어요. 자기 성격은 본래 고유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의 특성이 특정 환경이나 맥락에서 실제 특성과 상당히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저는 자기 평가 외에 타인 평가 항목까지 만들게 되었어요.”

 

그는 WPI의 다섯 가지 유형들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을 덧붙였다.

 

“리얼리스트는 다른 사람이 자기를 인정하는 데에서 존재감을 느껴요. 그리고 로맨티스트는 타인과의 교감을 통해, 휴머니스트는 사람과의 좋은 관계를 통해, 아이디얼리스트는 세상에 대한 이해를 통해 자유를 느끼고 존재의 이유를 찾아요. 마지막으로 에이전트는 남들이 무엇을 하든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면서 그 일을 잘 해낼 때 존재감을 느껴요. 사람들은 이처럼 자기 나름대로 존재감을 느끼는 부분이 달라요.”

 

그렇다면 황상민 교수는 WPI에서 제시한 다섯 가지 유형 중 어디에 속할까? 그는 자신이 아이디얼리스트라고 밝혔다. 그러니까 그는 무언가를 알고,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줄 때 자유로움과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것이다. 직접 성격검사를 개발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격을 분석하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제대로 파악할 수 있도록 고군분투하고 있는 그에게서 이러한 아이디얼리스트로서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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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 인간황상민 저 | 푸른숲
그동안의 심리학이 인간의 마음에 대한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요인을 알아내는 데 집중했다면, 저자는 일반적인 것을 넘어 ‘내 마음’과 ‘네 마음’의 차이를 파악하려 했다. 즉, 식물학자가 “저 나무가 뭐예요?” 하고 물을 때, “그냥 나무예요”라고 대답하지 않는 것처럼, 누군가 “내 마음을 알려 주세요”라고 물을 때 “무릇 인간의 마음이란…” 식의 보편타당한 대답이 아니라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이며, 어떤 경우에 어떻게 행동할 것이다”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하고자 했다. 이 책의 핵심 개념인 WPI는 이런 의도에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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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인간 #황상민
3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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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ㅋ

2015.01.30

일반적인 것을 넘어 ‘내 마음’과 ‘네 마음’의 차이를 파악하려 했다니 흥미로운 심리서인것 같네요. '나라는 인간' 제목만 읽어도 뜨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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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치

2014.11.26

황선생님, 집단상담소 특강도 재미있게 잘 듣고 이번 신간 <나란 인간>도 잘 읽었습니다. 저 자신에 대해 알고나니 많은 위로가 되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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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당

2014.11.25

자신의 문제를 잘 알지만 그게 쉽게 인정하고 넘어가기가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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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 인간

<황상민> 저

출판사 | 푸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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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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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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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민

심리학자이자 심리상담가. 서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심리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세종대 교육학과 연세대 심리학 교수를 역임했다. 그리고, 지난 30년간 한국 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과 그와 관련된 한국인의 심리를 심층적으로 연구해왔다. 그의 연구 결과는 2000년 출간된 『인터넷세계의 인간심리와 행동: 사이버공간에 또 다른 내가 있다』를 시작으로, 『한국인의 심리코드』, 『독립연습』, 『짝, 사랑』, 『나란 인간』, 『대통령과 루이비통』, 『내 삶의 주인이 내가 아닐 때 만들어지는 병, 조현병』 등 수십 권의 저서와 백 편 이상의 논문과 학회 발표로 세상에 알려졌다. 또한 30년 이상 이어온 ‘한국인의 심리’에 대한 탐구 결과를 토대로, 개개인이 자신의 성격을 확인할 수 있는 WPI(Whang’s Personal Identity) 검사를 개발했다. 이와 더불어 ‘마음의 MRI’ 검사들을 개발해 누구나 각자 다양한 삶의 문제나 이슈와 관련된 자신의 마음을 확인하고, 자기 삶의 어려움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다양한 심리검사를 통해 각기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서 각자 갖게 되는 자기 마음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그뿐 아니라 그는 이 심리검사들을 활용해 각 사람들이 자기 삶의 어려움과 아픔의 문제를 확인하고 해결할 수 있는 ‘심리상담 모델’을 고안했다. 연세대 교수로 재직하던 2015년, 황상민 박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중들에게 우매한 지도자인 ‘혼군’이며 누군가의 조종을 받는 ‘꼭두각시’임을 확인하는 연구 결과를 『신동아』지와 한국심리학회에 발표하게 된다. 당시, 연세대 총장 정갑영 씨는 이런 황 박사의 연구활동에 대해, 자신의 임기 마지막 날에 ‘겸직 금지 위반’이라는 구실로 테뉴어(종신) 교수인 그를 해임 시키고 만다. 이후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에서 ‘탄핵’되고, 2017년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의 직에서 파면된다. 그녀의 ‘혼군’과 ‘꼭두각시’ 이미지는 그녀의 실체로 확인되었다. 이후, 황 교수는 개인의 마음의 아픔을 읽어주는 심리상담사로 변신하면서, 자신의 연구주제를 ‘마음의 아픔’으로 바꾸게 된다. 황 박사가 상담실에서 접하게 된 많은 사람들은 무엇보다 자신의 삶의 어려움과 마음의 아픔을 호소하는 사람들이었다. 이런 내담자를 통해 그는 현대의학에서 ‘마음의 아픔’을 마치 제거해야 하는 질병처럼 취급하고, 이것을 몸에 작용하는 약물로 대응하는 현상에 관심을 두게 된다. 왜냐하면 누구나 가지는 ‘삶의 어려움과 아픔’의 문제를 ‘정신병’이라 규정하고, 또 약물로 신체를 억압, 통제, 관리하는 일이 아주 ‘신기하고 놀라운 상황’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마음의 아픔을 겪는 심리상담 내담자들을 접하게 되면서, 그에게 정신과 의사들은 마치 동화 속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이는 가장 아름다운 옷’을 파는 옷 장수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몸을 진정시키고 마비시키는 약을 ‘마음의 아픔’을 치료하는 약으로 포장하여 그들을 약물 중독 상태로 살게 하는 사례들이었기 때문이다. 대중의 기대와 달리, 정신과 의사들은 환자들의 마음의 아픔을 살펴보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았다. 단지, 일방적으로 ‘정신과 약’으로 마음의 아픔을 겪는 사람들의 행동을 진정시키고 몸을 마비시키는 방식으로 그들의 삶을 천천히 고사시켜 나가게 하고 있었다. 단군 이래 최대의 번영을 누리고 있는 21세기 대한민국의 대중들은 마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옷’을 보는 사람들처럼, ‘정신과 약’이 마음의 아픔을 회복시키고 치료한다고 믿는 상황이다. 몸을 진정 또는 마비시키는 약물이 ‘마음의 아픔’을 치료한다고 믿게 된 것은 우리 각자가 자신의 마음을 잃어버린 채, 마음의 아픔을 ‘정신병’으로 믿게 된 결과이다. 현대 정신의학이 도입한 약물 치료법은 환자의 마음이 아닌 단지 몸에 작용할 뿐이라는 분명한 사실을 상담실의 내담자를 통해 황 박사는 더 잘 파악하게 되었다. 이후, 그는 ‘마음의 아픔’에 적절한 해법을 찾으려 했다. 특히, 학교 현장에서 적응의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 ‘등교를 하게 만들기 위해’ ‘정신과 약’을 투여하게 하는 교육 정책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학교생활과 적응의 어려움에 교육의 방법이 아닌, 정신의학의 치료법을 당연하게 도입한 비현실적 교육 정책의 결과가 청소년 자살률의 증가로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국민 정신건강과 마음 치유’에 관한 정부 대책들이 역설적으로 더 높은 자살률과 학교 적응의 문제를 야기한다는 사실을 목격하면서 그는 「황상민의 심리상담소」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국민 자기 마음 찾기 라이브 상담’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2024년에 출간된 『92년생 김지영, 정신과 약으로 날려버린 마음, WPI 심리상담으로 되찾다』라는 책은 자기 마음을 읽고, ‘정신과 약’의 족쇄에서 벗어나게 된 한 아이 엄마의 심리치료 다큐 소설이자, 현대 정신의학이 한국사회에서 어떤 아픔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소심한 고발서이기도 하다. 한국인의 마음을 탐구하는 심리학자의 소명으로 그는 오늘도 ‘마음 읽기’를 통해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삶의 어려움과 아픔의 문제를 극복해 나가기를 기원한다. ‘정신과 약’으로 자신뿐 아니라 자신의 자식 세대까지도 약물 중독 상황을 너무나 당연하게 만들어가는 어이없는 현실에 대한 각자 나름의 해법을 찾아가기를 바란다. 이런 마음으로 그는 오늘도 누구나 자기 마음을 통해 삶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또 자신의 삶을 새롭게 만들어나갈 수 있는 심리상담과 마음 읽기에 대한 교육과 연구 활동을 계속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