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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쟁이 할머니들의 패션조언, 『어드밴스드 스타일』

나이듦이 별 것 아닌 패셔니스타들의 놀라운 스타일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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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패션계에서 외면당했던 나이듦을 과감하게 껴안은 스타일북이 출간되었다. 바로 뛰어난 패션 감각을 지닌 시니어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 『어드밴스드 스타일』이다. 이 책에 담긴 우아하고 창의력 넘치는 할머니들을 보면, 나이듦이 빚어낸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금세 알게 된다.

“내 나이에 이런 옷을 어떻게 입어.”   


 나이가 든다는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우리는 나이듦의 아름다움을 떠올리기 어려운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나이듦. 특히, 여성의 나이듦은 여전히 유통기한이 지난 크리스마스 케이크 따위에 비유되며 달갑지 않은 시선을 마주한다. 많은 여성들이 서른을 넘기자마자 나이를 탓하며 입을 수 있는 옷과 없는 옷을 구분하는 것도, 어려보이는 메이크업과 코디에 집착하는 것도 모두 비슷한 맥락이다.


 그러니까, 여성들은 끊임없이 나이가 드는 것을 두려워하며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매력적인 여성’에서 ‘무성적 존재’로 취급받게 되는 것, 더 이상 아름답지 않게 되는 것, 티브이나 패션지에서 또래의 사진을 찾아볼 수 없게 되는 것. 모든 것이 그녀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난 항상 지팡이를 짚고서도 계속 춤을 추는 할머니가 될 거라고 생각했지.”
-『어드밴스드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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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아름다움에 다가가는 법


 하지만 이 공포에서 한 발짝 물러나면 우리가 너무 오랫동안 아름다움을 오해하고 있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찾아든다. 젊고 늘씬한 여성들로 가득 찬 티브이와 패션지가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건 아닐까. 그리고 비로소 오랫동안 가려졌지만, 분명 이 땅에 발을 딛고 살고 있을 지혜롭고 멋진 언니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어드밴스드 스타일』의 이런 문제의식에 강렬한 느낌표를 선물해주는 책이다. 주절주절 긴 말도 늘어놓지는 않는다. 스타일북인 만큼 간단한 인터뷰와 사진만으로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가는 일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느끼게 해준다. 독특하게 멋을 낸 할머니들의 패션과 당당한 태도. 그것으로 충분하다.

 

“흰머리를 나이나 유전적 영향, 스트레스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죠. 나는 다르게 생각해요. 난 흰머리를 백금빛 우아함이라고 생각해요.”
 - 『어드밴스드 스타일』

 

은발의 패셔니스타를 만나다


지난 10월 31일 열렸던 『어드밴스드 스타일』의 출간기념회는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담긴 다큐멘터리 <은발의 패셔니스타>를 함께 보는 시간으로 꾸려졌다. 책에는 볼 수 없는 저자의 모습과 작업 과정, 그리고 무엇보다 궁금했던 은발의 패셔니스타들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는 자리였다.


 저자인 아리 세스 코헨은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뉴욕 거리로 나가 우연히 마주친 은발의 패션 피플들을 카메라에 담아내는 작업을 시작한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시작된 듯 보였지만, 연륜이 완성한 패션스타일을 담아낸 그의 작품들은 곧 전 세계적인 호응을 불러일으킨다. 그의 블로그에 자주 등장하는 84세의 재클린 타야 머독과 64세 치포라 살라몬이 랑방의 광고 모델로 발탁되는 등 ‘어드밴스드 스타일’은 점점 더 큰 사건이자 시니어들의 삶을 가꾸는 하나의 운동이 되어간다. 


 다큐멘터리 <은발의 패셔니스타>는 인생의 멋과 여유를 아는 언니들의 흥겨움, 얼마 남지 않은 삶에 대한 현실적 직시, 죽음 앞에서의 유머 등을 아우르며 스타일북인 『어드밴스드 스타일』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함께 한 관객들 역시 이미지에 반해 구입했던 책에 담긴 의미를 곱씹을 수 있어 좋았다는 반응이었다. 특히, 엄마의 손을 잡고 찾아온 한 관객은 영화를 보며 같은 여성으로서 공감대를 가질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젊을 땐 다른 사람을 위해 옷을 입지요. 하지만 나이가 들면 자기 자신을 위해 옷을 입게 되거든.
-『어드밴스드 스타일』 中

 

 괜찮아. 이까짓 주름 따위.   


 볼드한 귀걸이는 물론, 화려한 염색과 짧은 치마까지 경계가 없는 시니어들의 패션을 보고 있으면, 옷을 고르며 끊임없이 타인의 시선을 의식했던 시간들이 머릿속을 지나갈 것이다. 머리칼로 속눈썹을 만들어 붙이고 오래된 스카프를 드레스로, 버려진 우산을 망토로 만들어내는 자유분방함 앞에서는 괜히 속이 시원해질지도 모른다. 오롯하게 자신으로 서 있는 이 멋쟁이들이 내뿜는 에너지는 사랑스럽고 뜨겁다.  


 『어드밴스드 스타일』에 등장하는 패셔니스타들은 젊은 시절부터 패션을 사랑했지만,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한 것은 시간과 경험 속에서였다고 입을 모은다. 긴 세월을 통과하며 아름다움에 다가간 이 여성들 곁에 서있으니 끊임없이 어린 몸과 얼굴을 강요하는 세상의 목소리가 조금쯤 우습게 느껴진다. 자신만만하게 카메라 앞에 서 있는 그녀들은 그까짓 주름 따위는 당신의 아름다움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 같다. 그러니 세상이 아무리 협박하더라도 나이가 드는 걸 겁내지 말라고. 당신은 더욱 깊고, 독창적으로 아름다워질 거라고 말이다.

 

 “젊은 여성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여러분도 언젠가는 늙겠죠. 걱정하진 말아요. 불안해하지도 말고. 늙는 건 두려운 일이 아니야. 늙는다는 것은 매 순간마다 인품을 쌓는 일이라고 보면 돼요.”
-『어드밴스드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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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vanced Style 어드밴스드 스타일아리 세스 코헨 저/박여진 역 | 윌북(willbook)
어드밴스드 스타일에는 삶의 경험을 통해서만 체득할 수 있는 자신감과 지혜가 응축되어 있다. 나이 듦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책으로,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나이란 바로 마음의 상태’라는 인생의 비밀을 귀띔해준다. 이제 세상에서 가장 스타일리시한 꽃노년들을 만나보자.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우아한 태도와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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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연빈

북극곰이 되기를 꿈꾸며 세상을 거닐다.
어지러운 방에 돌아와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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