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나를 찾아가는 여정, 힐링뮤지컬 <바보 빅터>
스스로가 진짜 자신의 모습을 찾게 되는 것 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글ㆍ사진 임수빈
2014.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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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특별한 아이야!

 

여기 소문난 ‘아들 바보’ 한 사람이 있다. 세상 어느 부모에게 자기 자식이 소중하지 않고 특별하지 않겠냐만, 빅터의 아버지 찰리에게 빅터는 더 특별하고 평생을 지켜주고 싶은 소중한 아들이다. 사람들이 말 더듬이, 아이큐 73의 바보라고 빅터를 손가락질해도, 찰리는 그들의 말에 개의치 않고 늘 따뜻한 품으로 빅터를 감싸 안는다. 가난한 살림살이로 인한 막막한 현실이지만 “넌 특별한 아이란다 빅터“ 라는 말과 함께 위축되어 있는 아들의 어깨를 펴주고,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는 아들의 세계를 이해해준다.

 

뮤지컬 <바보 빅터>는 이미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바보 빅터』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다. 아이큐 173의 천재였지만 그 사실을 모른 채, 17년 동안 자신의 아이큐가 73인줄 알고 살아온 세계 멘사 협회장 빅터 세리브라이코프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여기에 다양한 주변 사람들을 등장시켜 원작과는 또 다른 이야기로 각색해, 책과는 다른 잔잔한 감동의 메시지를 전한다.

 

바보빅터.jpg

 

틀린 게 아니라 조금 다른 것일 뿐

 

종종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성향의 사람을 만났을 때, 다른 게 아니라 틀린 거라고 규정짓는 오류를 범하곤 한다. 나와 조금 다른 부분을 가진 상대를 이해하거나 인정하지 않고 그 사람은 ‘틀린’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판단해 버린다. 빅터 역시 사람들에게 그렇게 낙인찍힌 인생을 산다. 어릴 때부터 남들과 조금 달랐던 빅터지만 사람들은 그러한 빅터를 조금 ‘다른’ 사람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완전히 ‘틀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 미술시간에 건물, 바다, 자동차 등을 그리는 친구들과 달리 ‘바람’을 그려낸 빅터에게 선생님은 칭찬이 아닌 비난을 퍼붓고 친구들 역시 빅터를 놀려댄다. 따뜻한 아버지의 위로로도 견딜 수 없는 주변의 차가운 시선은 점점 빅터를 소심하고 위축된 아이로 만들어버린다.


찰리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빅터를 자신들과 조금 ‘다른’ 특별한 아이로 생각해주었다면, 빅터를 알아봐 주었더라면, 빅터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소심하고 위축된 말더듬이 빅터가 아닌 독창적이고 천재적인 빅터로써의 삶을 살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버지 말고 그 누구도 제대로 빅터를 알아봐주지 않았기에, (극 중간에 잠깐 애프리 회장의 인정을 받기는 하지만) 빅터는 17년이라는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방황한다.
 
방황 끝에 제자리를 찾은 빅터를 보면서, ‘다름’을 인정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생각해보게 된다. 나와 다른 누군가를 이해하고 인정해주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또한 깨닫게 해준다. 


진짜 나를 찾아가는 여정


자신의 아이큐가 73이 아니라, 173이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 빅터는 그동안 남의 말만 믿고, 남들의 시선에 갇혀 삶을 살아온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게 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수많은 방황의 시간 속에서 결국 진짜 자신, 제대로 된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완전히 뒤바뀐 삶을 살게 된 것이다.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일, 그리고 나를 알아봐주는 누군가를 만나는 일 역시 중요하다. 하지만 스스로가 진짜 자신의 모습을 찾게 되는 것 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오랜 방황 끝에 진정한 자신을 찾게 된 빅터를 통해 그 메시지는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뮤지컬은 <바보 빅터>는 이처럼 주인공 빅터의 삶을 통해 관객에게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힐링 뮤지컬답게 마음 속 한 곳에 있던 허전함을 채워주는 따뜻한 분위기가 극 전체를 이끌어간다. 하지만 스토리나 연출에 있어 아쉬움을 느끼는 부분 역시 존재한다. 찰리가 남아공의 국민가수로 추앙받는 로드리게스였다는 설정은 다소 허무맹랑하고 황당하고, 로라의 이야기 역시 설득력이 부족하다. 급작스러운 상황 전개나 급하게 마무리 짓는 엔딩도 조금은 찝찝하고 아쉽다.


 ‘작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 큰 아이들을 위한 동화’라는 부제답게, 한 편의 잔잔한 동화 같은 뮤지컬 <바보 빅터>는 12월 31일까지 상암동 DMCC빌딩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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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바보 빅터 #뮤지컬
1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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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ㅋ

2015.02.15

작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 큰 아이들을 위한 동화’라는 부제답게, 한 편의 잔잔한 동화 같은 뮤지컬 <바보 빅터> 모든이들에게 공감을 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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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빈

현실과 몽상 그 중간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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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아킴 데 포사다

호아킴 데 포사다는 1947년 브라질에서 태어나 자기계발, 동기부여 분야에서 세계적인 대중 연설가이자 저자로 활약하다 2015년 6월 11일 미국 마이애미 대학 병원에서 지병이던 암으로 사망했다. 세계적인 대중연설가이자 자기계발 전문가인 그는 대표작인 『마시멜로 이야기』를 통해 전세계 수많은 기업과 독자들의 삶을 바꿨다. 그는 푸에르토 리코에서 경영학과 심리학을 전공하고 제록스 사에서 판매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심리업무 등 10년을 근무하였다. 이후 Learning International and Achieve Global사의 컨설턴트로 이직하여 8년간 활동하였다. 이후 자기 계발을 훈련할 수 있는 회사를 차렸으며, 1988년부터 마이애미대학 외래교수로 리더십과 협상론 등을 강의하였다. 씨티은행, 오라클, 펩시 등 다국적 기업체의 컨설턴트로 활동하였고, 기업과 직원의 동기부여를 위한 강의를 하였다. 또한 미 농구 밀워키 팀의 스포츠 심리학 컨설턴트로 선수들에게 참여 동기를 부여하여 더 나은 성적을 얻을 수 있도록 하였다. 그는 학문적인 내용을 실제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동기부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대표작 『마시멜로 이야기』는 '성공'에 대한 지혜로운 성찰을 다룬 책이다. 마시멜로의 실험 결과를 통해 삶의 행복과 성공의 진정한 의미를 전하면서 독자로 하여금 성공을 향한 꿈과 용기와 열정, 그리고 실천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안일한 만족과 나태함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평범한 '오늘'을 특별하고 즐거운 '내일'로 만드는 소중한 지혜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우리는 모두 자기만의 인생을 살고 있으며 우리에게는 날개가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바보 빅터』도 한국 독자의 큰 사랑을 받았다. 산 후안 스타 지의 비즈니스 칼럼과 야후 라틴의 주간 칼럼 등의 매체에 정기적으로 기고했다. 2009년 한국을 처음 방문하여 강연회와 인터뷰를 하면서 한국 팬을 만났다. 그외 저서로 『난쟁이 피터』가 있다. 『난쟁이 피터』는 키 작은 뉴욕 택시 운전사가 하버드에 들어가고, 졸업한 뒤 변호사가 된 이야기다. 이 책도 결국은 우리가 제대로 살기 위해 가장 필요한 인생의 목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물질적인 성공이나 자신만의 인생을 사는 것을 넘어서 진정으로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내가 사는 이유, 내가 존재하는 목적을 호아킴 데 포사다는 일생에 걸쳐 고민하고, 대중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