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대선이 끝난 직후,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는 고민에 빠졌다. ‘50대 초반인 지금, 남은 인생의 후반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주변을 둘러보면 모두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들뿐이었다. 세계 최고 수준인 학생들의 공부 시간과 어른들의 노동 강도. 덕분에 대한민국은 세계 경제 대국 20위 안에 들었지만 “나 행복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았다. 저자는 더 늦기 전에 ‘행복’을 찾고 싶었다. 개인의 행복을 넘어 이웃의 행복, 행복한 사회의 비밀을 알고 싶어 덴마크로 떠났다. 2년 연속 행복지수 조사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한 덴마크 사회가 궁금했다.
북유럽에 있는 스칸디나비아의 작은 나라, 덴마크. 우리에게는 ‘레고’의 나라로 알려진 덴마크는 인구 560만 명에 국토는 한반도의 5분의 1 크기, 작은 나라다. 날씨가 나쁘기로 유명해 여행지로는 선호하지 않는 나라. 그러나 2012년부터 UN이 발행하고 있는 ‘세계행복보고서’에서 2년 연속 국가별 행복지수 1위를 차지했다. 심사 기준은 사회적 안전망, 자유, 관용의식, 주관적 부패지수, 1인당 국민소득, 기대수명 등이었다. 또한 덴마크인들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2011년 발표 조사에서 생활 만족도 1위, 직업 만족도 2위를 차지했다. 같은 조사에서 한국인들은 직업 만족도 27위로 꼴찌를 했고, 생활 만족도에서는 26위를 기록했다.
오연호 저자는 세 차례에 걸친 덴마크 취재에서 택시기사, 식당 종업원, 주부, 고등학생, 대학생, 교사, 공무원, 언론인, 목사. 국회의원 등 여러 분야의 덴마크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을 만나, “당신은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우연히 만난 사람들, 약속을 하고 만난 사람들 모두는 하나같이 머뭇거림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두 명이라도 다른 대답을 할 거라고 기대했던 저자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오연호 저자가 덴마크 사람들 300여 명을 만나 발견한 ‘덴마크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키워드 6개’는 자유, 안정, 평등, 신뢰, 이웃, 환경 등이다. 덴마크에는 이 가치들이 학교와 일터, 사회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었다. 우리에게는 본보기로 여겨지는 것들이 이들에게는 문화였다. 튼튼한 사회안전망, 안정적인 복지제도 때문만은 아니었다. 오연호가 만난 덴마크는 ‘불평등을 허락하지 않는 사회’, 존중과 신뢰가 있는 사회였다.
며칠 전, 오연호 저자는 한 교감 선생님으로부터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지금 울면서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읽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교감 선생님은 왜 울면서 책을 봤을까? 덴마크가 몹시 부러워서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본보기로 생각하는 것들이 그들에게는 문화였다
덴마크 취재기를 담은 책인데, 제목이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다. 제목을 짓기까지 고민을 많이 했을 것 같은데.
그동안 ‘오연호가 묻고 OOO가 답하다’ 같은 시리즈를 냈는데, 이번에도 ‘오연호가 묻고 덴마크가 답하다’ 같은 스타일을 염두에 뒀다. 그런데 작년이 내가 51세가 된 해였다. ‘인생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는 마음을 갖고 있었던 상태라 덴마크에 가자마자 고민이 많았다. 원래는 오연호가 묻고 덴마크가 답해야 하는데, 덴마크가 묻고 내가 답하는 꼴이 됐다. 덴마크가 나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우리는 이렇게 살고 있는데 넌 어떻게 살래?’라고.
그래서 답한 것이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인가?
책 제목은 고3 아들이 지어줬다(웃음). 제목을 두고 고민을 하고 있으니까, 아들이 아침식사를 하면서 툭 던진 말이었다. 한국과 덴마크의 학업 현장은 엄청나게 다르다. 부모가 아무리 대입에 대한 부담감을 주지 않아도 아이의 초조함, 불안은 사라지지 않는다. 아이도 이 사회의 시스템을 느끼고 있으니까. 아들이 그동안 내가 쓴 책들을 거의 읽지 않았는데, 이 책은 읽었다(웃음). 책을 다 읽고는 위로를 받은 듯했다. 이렇게 경쟁에 시달려야 하고 각박하게 공부해야 하는 삶이 자기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깨달은 것 같다. 책 제목에는 ‘나’만 행복해서 되는 게 아니라, ‘우리’도 행복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함께 들어있다. 책이 나오기 전에, 페이스북 친구들이나 강의에 온 교사들에게 “이 제목, 어떠냐?”고 물어봤는데 거의 3배수가 이 제목을 꼽았다. 다른 후보 제목은 ‘행복사회의 비밀’이었다.
현재 책 출간과 함께 전국에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출간 2주 전부터 공개 강연 신청을 받았다. 70곳 정도에서 신청을 했고 이미 시작했다. 오늘 남양주를 가는데 여덟 번째 강연이다. 교육청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경기, 강원을 이미 했고 광주, 대구 교육청 등을 방문 예정이다.
강연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
공통적으로 물어보는 게 “덴마크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이길래 그런 사회가 만들어졌냐?”다. 특히 학부모, 교사들의 관심이 뜨겁다.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더라. 자녀 이름으로 사인을 요청하는 독자들도 많았다.
덴마크로 취재를 떠난 건, UN ‘세계행복보고서’에서 2년 연속 국가별 행복지수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었다. 덴마크에서 행복사회의 비밀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나?
지난 대선 후, 새 정치라는 이야기가 나왔고 우리 시대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여러 가지 논의가 나왔다. 그런데 최종적으로 ‘유권자들이 행복한가? 행복하지 않은가?’를 따져볼 때, 우리가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나는 그동안 그냥 자연인이라기보다 뭔가 사회를 바꿔보려고 노력했던 사람인데, ‘그렇다면 어떤 사회가 구성원들에게 행복을 줄까’에 대한 해답을 찾고 싶었다. 누가 정권을 잡더라도 우리나라의 모델이 될 수 있는 나라를 보고 싶었다. 부탄, 방글라데시도 생각했는데, 우리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는 나라, 객관적인 지표를 바탕으로 한 나라를 떠올려보니 덴마크였다.
덴마크의 첫 인상이 궁금하다.
책에 첫 부분에 소개된 대다수의 사람들이 우연히 만난 덴마크인들이다. 그들한테 “요즘 걱정거리가 있다면 무엇이냐?”고 물었는데, 놀랍게도 모든 사람의 반응이 한결같았다. 딱히 걱정거리가 없다면서 뭐라 답해야 할지 몰라 하는 표정이었다. 만약 UN조사만 신뢰하고 덴마크를 갔더라면 이 책을 쓰지 않았을 거다. 그런데 덴마크 사람들을 실제로 만나보니,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들, 즉 자유, 평등, 안정, 신뢰, 이웃, 이런 가치들이 삶 속의 문화로 녹여 있었다. ‘우리는 이런 제도가 있어’라고 자랑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문화였다. 그래서 한 번 갈 취재를 두 번 가고 세 번 가게 됐다.
2차 취재는 대학생 딸과 함께 다녀왔다. 딸은 어떤 소감을 남겼나?
덴마크가 물가가 비싸서 덴마크어로 통역을 하려면 하루에 80만 원 정도가 든다. 덴마크 사람들 대부분이 영어를 잘하기 때문에 영어 통역을 해도 됐는데, 딸아이가 나보다 영어를 잘해서 같이 가자고 했다. 열흘쯤 함께했는데, 자기가 학교에서 들은 수십 개의 수업보다 덴마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은 게 훨씬 좋았다고 하더라.
책 1부에 소개된 덴마크 사람들은 모두 우연히 만나게 된 경우다. 식당에서, 택시 안에서 만난 사람들인데 모두 여유로워 보일 뿐 아니라 누구도 부러워하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좋아서 하는 일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들이었다. 40년 동안 요리사와 웨이터로 일했던 페테르센은 자부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는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7년 동안 직업학교 교육을 병행했고 그 과정에서 자기 일을 더 좋아하게 됐다고 했다. 22살 아들이 열쇠 수리공인데, 아들 자랑을 그렇게 하더라. 한 번도 아들이 판검사나 의사, 교수가 되길 바란 적이 없다며, 열쇠 수리공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필요하고 의미 있는 직업이냐고 되물었다. 노동을 바라보는 가치관의 차이를 깨달았다.
예상과 달랐거나 충격적인 모습은 없었나?
우리나라는 부자가 세금을 더 많이 내면 신문에 나올 만한 일인데, 덴마크는 매우 당연하게 여기는 문화가 있었다. 우리가 본보기로 생각하는 것들이 그들에게는 문화였다. 우리나라는 혁신학교를 본보기로 삼고 있지 않나? 그런데 덴마크에는 혁신학교가 없다. 모든 학교가 혁신학교의 철학을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공립학교, 사립학교, 대안학교 등 각자의 장단점이 있고, 그들은 자기들의 장점과 타 학교와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한다. 그러나 덴마크는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게 개인의 자유와 자존감, 더불어 연대다. 그 가치를 어떻게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해내느냐지, 장단점을 구별하지 않는다. 또 학업성취도를 자랑하지 않는다. 복지제도가 좋은 걸 떠나서, 이런 가치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덴마크는 실업률은 낮지만, 유럽에서 이직률이 가장 높은 나라다. 노동자들의 평균 근속 기간이 대략 8년으로 평생 6회 정도 직장을 옮긴다. 이직률이 높다는 건 안정적이라고 보긴 어려운 문제 아닌가?
이런 대전제가 있는 것 같다. 덴마크라는 나라에서 정말 배워야겠다고 생각한 게 바로 실용성이다. 어떤 상황이든 쌍방이 서로 이해하고 일이 되는 방향으로 간다는 거다. 회사를 운영하다가 일이 잘 안 되면 직원을 줄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노동자 입장에서는 당황할 만한 일인데, 덴마크의 노동자들은 회사 입장을 고려해 합의해준다. 그 과정에 노동 탄압이 이뤄지는 게 아니라, 실직을 해도 국가가 보장해주는 방안이 있으니, 받아들이고 새로운 직장을 찾는다. 덴마크 정부는 직장을 잃어도 2년간 실업보조금을 주고 직업훈련을 시켜서 다른 회사에 취직하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회사와 노동자가 서로 합의를 하는 과정에 신뢰와 소통이 있고, 그게 문화로 정착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정부는 물론, 회사도 새로운 직업을 찾아주는 Job Center를 운영하고 있고, 사용자와 노동자 집단이 함께하니까 ‘새로운 분위기에서 일을 해볼까?’와 같은 사고가 가능하다.
인생 설계 학교, 우리도 가능하다
덴마크에는 우리나라 교민이 300여 명이 살고 있는데, 그 중 30명이 유학생이다. 유학생을 만난 일화에서 인상 깊게 읽은 것이 ‘한국은 눈치 보는 문화를 없애야 한다’는 말이었다.
미국에서 3년간 살았던 때가 있는데, 인상적이었던 게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계속 인사를 하는 점이었다. 그런데 덴마크는 이런 문화가 없다. 처음에는 ‘왜 이렇게 사람들이 무뚝뚝하지?’ 싶었는데, 알고 보면 정이 많은 사람들이었다. 덴마크 사람들은 옷도 그냥 평범하게 입고 잘 꾸미는 사람이 없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으니까 가능한 행동들이다. 이혼을 해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괜찮고, 남의 눈치를 안 보니까 동창회에 가는 걸 편하게 여긴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는 건 내가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다는 건데, 이 자유는 평등과 안정에서 온다. 평등하지 않으면 우리는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는 보통 평등과 자유를 반대 개념으로 생각하는데, 오히려 평등하기 때문에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안정적이니까 창의적인 도전도 가능하다.
우리나라가 덴마크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을 10가지로 정리했다. 그 중에 가장 부러운 것은 무엇인가?
인생학교다. 책 후반부에 우리 딸, 아들 이야기를 썼는데. 물론 허락을 받고(웃음). 딸이 대학생인데 덴마크에 취재를 같이 온 입장에서 안타까운 거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인생학교를 봤으니까. 중학교를 졸업하고 1년 정도 인생학교에 가서 차분히 다지기를 했으면,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에 대해 더 깊은 고민을 할 수 있었을 거다.
인생학교, 즉 애프터스쿨(after school)은 덴마크 외의 다른 유럽 국가들에게도 시행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애프터스쿨이라고 하면 보통 우리나라의 방과후 수업을 떠올리기 쉬운데, 덴마크의 에프터스콜레는 몇 시간짜리 프로그램이 아니다. 아예 1년을 통째로 빼내 만든 ‘또 하나의 학교’다. 덴마크의 초등학교는 9학년까지인데 고등학교는 10학년이 아니라 11학년부터 시작한다. 중간에 비는 10학년을 보내는 곳이 에프터스콜레다. 이른바 인생 설계 학교다.
덴마크의 에프터스콜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덴마크에는 250여 개의 에프터스콜로레가 있는데 3만 명의 10학년들이 다닌다. 원하면 집과 가깝고 9학년까지 다닌 기존 학교에서 10학년을 다닐 수 있는데, 대부분 집을 떠나 기숙학교 형태의 에프터스콜레를 선택한다. 사립학교가 대부분이지만 정부가 운영비의 50%를 지원해서 사실상 반 공립이라고 볼 수 있다. 종합 교육을 하는 곳도 있고 체육, 음악 등 특별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곳도 있다. 공통점은 공부보다는 인생 설계가 중심이라는 점이다.
에프터스콜레의 핵심 목표는 무엇인가?
에프터스콜레의 인생 계획 설계는 ‘스스로’와 ‘더불어’라는 두 개의 바퀴로 굴러간다. 스스로 결정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부모를 떠나 이 곳에 온 아이들은 자립심을 키운다. 방 청소부터 시작해 집 안에서 생기는 일들을 토론하며 풀어간다. 좋아하는 것이 비슷한 학생들이랑 어울릴 수 있으니 아이들도 편해 한다. 국어, 수학. 축구도 배우지만 무엇보다 ‘나는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 다른 사람과 어떻게 함께할 것인가’를 중점적으로 생각해보고 답을 찾는 시간을 갖는다.
어떤 나라든 교육이 무너지면 성숙한 국가가 될 수 없다.
처음 덴마크를 갔을 때 교육에 주안점을 두고 가질 않았다. 어떻게 하면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나? 행복사회는 무엇인가?를 묻고자 갔는데, 대답은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살 것인 것?’로 사회를 봤더니 교육이 보인 거다.
우리나라가 가장 빠르게 도입할 수 있는 것, 혹은 어렵지만 정말 필요한 문화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는데 우선은 ‘다른 길도 있다’는 걸 생각해봤으면 한다. 우리사회는 지나치게 하나의 길을 강조한다. 미국식 자본주의를 도입하면서 가졌던 하나의 측면이 경쟁을 너무 당연시 여기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루저가 너무 많아졌다. 아이들이 대학을 가는 것에도 ‘in 서울’이라는 단어를 만들지 않았나?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갈 수 있는 인원은 10%대인데, 그러면 나머지는 의기소침해질 수밖에 없다. 이게 사실 고비용, 고스트레스다. 우리나라는 성적우수상을 당연하게 여기는데 그런 상이 없는 사회도 있고, 학급에 반장이 없는 학교도 있다. 중학교를 졸업하면 고등학교에 바로 진학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1년 정도 인생학교를 다닌 후에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인생도 있는 것처럼.
대한민국의 인생학교, 실현 가능할까?
덴마크가 행복사회로 갈 수 있었던 건, 공동으로 합의한 어젠더가 있었고, 정치상황에 따른 변화 없이 지속적으로 실천한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인생학교라는 어젠더를 설정했다면 한 정부로 끝내지 말고 최소 20년간은 준비하고 시행하겠다는 결의를 해야 한다. 어떤 핵심을 갖고 어젠더를 설정하고 장기적으로 추진한다면 불가능할 일이란 없다. 내가 알기로는 경기, 강원, 서울교육청이 지금 인생학교를 검토하고 있다. 장학사들이 직접 덴마크를 취재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학교란 공립이든 사립이든,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를 스스로 찾게 만드는 곳이어야 한다.
덴마크 취재를 다녀와서 저자 스스로의 변화도 있었다고. 먼저 오마이뉴스에서는 ‘자유독립 편집국’과 ‘아름다운 실패상’을 도입했다.
개인적으로는 최대한 여유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좀 행복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웃음). 오마이뉴스에서 진행하고 있는 자유독립편집국은 수습기자 중심으로 하고 있다. 보통 회사에서 수습을 떼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부서에 배치되고 팀장의 지시를 받는 일인데, 자유독립 편집국을 통해 한 달간 원하는 취재를 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줬다. 물론 이 제도는 상근기자에게도 열려 있다. 아름다운 실패상은 지난해부터 시즌별로 수여하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4명으로 시작해서 지금 110명이 넘었다. 소통에 대한 문제제기는 여전히 있다. 어떻게 잘 해내냐에 대한 과제가 있다. 지금 불만이 많은 직원들도 있을 거다. 하지만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같기 때문에 편한 면이 있다.
특히 어떤 독자들이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읽으면 좋을까?
학부모나 교사들은 아마 많은 관심을 갖고 보고 있는데, 신학기에 들어가서 바쁜 청소년들은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하더라. 30, 40대들이 많이 읽겠지만 오히려 고등학교 1,2학년생들이 읽는다면 뭔가 자신만의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고등학교에서도 종종 강의 요청이 오는데, 일반 강의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 10명 정도를 패널로 뽑아서 몇 가지 주제를 갖고 토론을 하고 싶다. 현재까지 공개 강연을 신청한 70명들을 모아 모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모이면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어린이 버전으로도 펴낼 계획이라고.
초등학교 3~6학년들이 쉽게 읽을 수 있게 어린이 버전을 준비 중에 있다. 강의를 하러 가면 가장 초롱초롱하게 경청하는 사람들이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와 교사들이다. 우리 아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을 많이 하는데, 아이들이 직접 읽고 깨달은 바를 나눠도 좋을 것 같다.
‘행복사회는 이런 사회’라고 정의를 한다면 어떤 표현을 쓰고 싶은가?
‘덴마크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 1위’로 뽑힌 글로벌 제약회사 로슈 데스크에서 만난 간부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행복한지 아닌지를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냐”고 물었더니, “아침에 출근할 때 내 발걸음이 가벼운지, 회사로 향하는 마음이 즐거운지가 척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하더라. 학교에 다닐 때는 교실에 들어가는 게 부담스럽지 않은 것, 어른이 됐을 때 동창회에 나가는 게 부담스럽지 않은 것이 행복한 사회가 아닐까?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어떻게 덴마크를 배울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 안에 이미 덴마크가 있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 우리에게는 이미 자유, 평등. 안정, 신뢰, 이웃, 환경을 추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지 않은가? 누군가는 의미 있는 곳에 기부를 하고 있고 활동을 하고 있고. 너무 자괴감 속에서 살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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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오연호 저 | 오마이북
덴마크는 훌륭한 복지제도가 있기 때문에 행복해졌을까? 복지는 곧 많은 세금을 동반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행복사회로의 한 걸음을 주저하는 한국 사회. 하지만 행복사회의 비밀은 복지제도뿐만이 아니었다. 덴마크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남과 비교하거나 부러워하지 않으며 이웃끼리 연대하는 문화를 널리, 깊게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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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혜
eumji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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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버전이 있다니 흥미롭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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