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바다, 대중성과 음악성의 절묘한 조합
시나위 출신의 뮤지션 김바다는 두 개의 세계관을 갖고 있습니다. 하나는 일렉트로니카 음악을 내세우는 레이시오스이고, 다른 하나는 록 사운드로 포효하는 아트 오브 파티스죠. 김바다는 이번에는 솔로 신보를 통해 그 둘의 교집합을 비집고 나옵니다. 김바다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앨범, 입니다.
글ㆍ사진 이즘
2014.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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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바다 『Moonage Dream』


레이시오스와는 또 다르고 아트 오브 파티스와도 또 다르다. 김바다라는 이름을 걸어놓은 순간, 김바다는 두 밴드에서에서와는 또 다른 음악을 구사한다. 가장 중요하게 짚고 넘어갈 요소는 캐치한 멜로디다. 폭발력 가득히 신디사이저와 기타가 연이어 등장하는 사운드 구성 속에서도 이 송라이터는 높은 멜로디 주조 능력을 보여준다. 속도감이 전반을 지배하는 「Moonage dream」 과 그런지의 성향이 보이는 「Cain」, 일렉트로니카 넘버 「이기적인 너」 의 기저에는 흡인력이 상당한 선율이 자리하고 있다. 어느 정도 힘을 뺀 「비밀」 이나 「소란」 에서 탁월한 작곡 능력은 더욱 잘 드러난다. 리뷰에 들어서며 ‘또 다른 음악’이라 언급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레이시오스와 아트 오브 파티스의 음악에는 확실히 매니악한 측면이 있다. 주류의 논리와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실험적인 시각이 두 팀에 적용된다. 록 팬이라는 소수 집단에 아트 오브 파티스의 코호트가, 그보다도 훨씬 더 적은 그룹에 레이시오스의 코호트가 한정된다.

그에 반해 김바다의 솔로 작품에는 주류 신에 안착할 소구력이 내재돼있다. 공력을 밀어 넣은 선율로 대중에게 능히 어필을 하고 남을 음악이다. 그러면서도 그 다음, 중요하게 논해야 할 점은 동시에 아티스트의 음악관이 충분히 앨범에 배어있다는 것이다. 뉴웨이브와 인더스트리얼, 빅 비트, 트립 합 등으로 이어지는 레이시오스에서의 전자음악적 성향과 개러지, 하드 록, 그런지 등에서 컬러를 찾을 수 있는 아트 오브 파티스에서의 아날로그 적 성향이 훌륭한 김바다의 멜로디 위에서 적절히 교차되고 있다. 기타 배킹과 신디사이저 사운드가 한 곳에 섞인 「이기적인 너」와 「Moonage dream」 과 같은 트랙들은 상당히 완성도가 높은 결과물이며 일렉트로니카의 문법으로 접근한 「Reset」 과 기타가 강렬히 몰아치는 「Cain」 은 이 앨범의 시작점이 어디에 위치하는지 설명하는 지침이다. 독특한 해석력이 보이는 유재하 원곡의 「그대와 영원히」 이나 리프가 멋지게 사로잡는 「비밀」 에도 또한 수준 높은 사운드 메이킹이 담겨있다.

그런 의미로 『Moonage Dream』 은 큰 의미가 담긴 첫 솔로 앨범이다. 단순히 ‘그간 김바다가 해온 음악의 총집합’으로는 결코 해석을 해서는 안 된다. 그 동안의 작업이 음악의 주인으로서 예술가를 만드는 과업이었다면 솔로 프로젝트는 팝 아티스트로서 음악을 바라보는 일련의 스탠스를 드러내는 작업이다. 접근 방식이라는 기본 단계에서부터 발걸음이 다른 길로 들어서있다. 물론 작품에 담긴 의의에 앞서 음반도 그 자체로 좋다. 앞서 언급했듯 개개의 곡들도 뛰어나며 편곡과 프로듀싱을 통해 뽑힌 사운드도 상당히 깔끔하다. 애써 좋다는 언급을 피할 필요가 없다. 근래에 보기 드문 수작이고 잘 만들어진 음반이다. 이로써 김바다의 세계관에는 영역이 하나 더 생겼다. 일렉트로니카로 빛나는 레이시오스와 록 사운드가 울리는 아트 오브 파티스, 그리고 그 둘의 교집합에서 비집고 등장한 김바다. 틀을 세우는 기초 공사는 이제 모두 끝난 형상이다. 이 아티스트의 세계관이 어떤 식으로 확장할지 지켜볼 일만 남았다.

글/ 이수호 (howard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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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바다 #Moonage Dream #Cain #이기적인 너
1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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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2014.03.07

김바다가 시나위 출신이었군요. 시나위 출신이라고 하면 그 실력이야 어느 정도 검증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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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