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마디에 상대방의 관심과 환심을 사라!
외부의 유명 인사들이 회사의 행사에 참여했을 때 “공사다망하신 와중에도 이 자리를 빛내주셔서~”라고 하지 말자. “바쁘신 분들이 와 주셔서 저에겐 영광이고 저희 직원들은 지금 설레고 있습니다.”라고 말해 보는 것은 어떤가?
글ㆍ사진 안미헌
2012.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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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회사가 단체로 지방의 리조트에서 워크숍을 진행하던 중이었다. 이 날 김 상무는 간부들에게 회사가 새로 도입할 혁신에 대해 이야기할 참이었다. 그가 첫마디로 “자! 점심들 맛있게 드셨습니까?” 하자 간부들이 다 같이 “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의 다음 말이 명언이다. “이제 주무셔야죠!”

청중은 한바탕 껄껄 웃었다. 청중이 졸기 시작할 것을 미리 예언하는 그의 유머에 사람들은 오히려 졸지 않으려는 노력을 한다. 말의 첫마디가 이 정도로 상큼하다면 스피치는 순조롭게 이어질 수 있다.

회사 내에서 회의를 주관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 날의 안건에 대해 매번 첫마디가 같고 참가자들이 주관자가 어떤 말을 할지를 미리 예감하게 되는 그 순간부터 이미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생각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공식적인 스피치에서도 아예 첫 마디부터 사람들을 심드렁하게 만드는 표현들이 있다. “만물이 소생하는 이 봄에~”로 시작하는 멘트는 너무 많이 듣던 스피치 형식이다.

만약 월례조회를 하는 자리에서 사장이 “오늘 제가 오다 보니 개나리가 벌써 피었더라구요. 우리 사원 여러분께 한아름 안겨드리고 싶었는데, 자연을 보호해야 할 것 같아서…….”라는 말로 오프닝을 한다면 어떨 것 같은가!

외부의 유명 인사들이 회사의 행사에 참여했을 때 “공사다망하신 와중에도 이 자리를 빛내주셔서~”라고 하지 말자. “바쁘신 분들이 와 주셔서 저에겐 영광이고 저희 직원들은 지금 설레고 있습니다.”라고 말해 보는 것은 어떤가?

말을 시작할 때 사람들이 당신을 멍하니 바라보거나 당신이 나눠 준 자료만 물끄러미 보게 하지 않고 곧바로 집중하게 만드는 방법은 우선 첫 마디에서 청중과의 연결 고리를 만드는 일이다. ‘나’라는 사람이나 혹은 그 날의 ‘주제’ 속으로 청중이 빠져들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사적인 에피소드로 시작하면 친근감이 생긴다~!


자신의 경험이든 다른 사람의 경험이든 어떤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상당히 흥미 있는 일이다. “저는 세계적인 헤어미용제품 OOO을 국내에 들여와 제조 판매하고 있습니다.”라고 하면 그 제품에 대한 기억은 남지만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가 어떤 물건을 살 때는 그 물건뿐만 아니라 그 물건을 파는 사람의 매력도 함께 느낄 때 호감도가 두 배 이상 증가한다는 사실~! 따라서 사람들 앞에서, 특히 앞으로도 계속 만나야 할 사람이라면 제품 이야기를 하면서도 동시에 자신을 호감 있게 드러내는 것이 중요한데, 그 좋은 시작이 바로 에피소드 활용이다.

“사람마다 직업병이라는 것이 있습니다만 제가 헤어제품을 제조 판매하다 보니 사람을 보면 머리부터 보는데요. 오늘 아침 지하철에서 저와 눈이 마주친 사람이 제 신발을 먼저 보더라구요. 그러니까 저 분은 구두를 판매하는 분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청중 웃음) 저는 세계적인 헤어미용제품 OOO라는 브랜드를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라고 하면 당신과 당신 회사의 제품을 사람들이 더 친근감 있게 기억할 것이다.

단, 초반에 사용하는 에피소드는 간단하고 상큼한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에피소드가 너무 길어지면 ‘저 이야기를 왜 하는 거지.’ 하고 딴청을 피우게 되고 내용이 너무 심각하거나 진지하면 자칫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청중에 대한 호감과 관심을 표현하라~!


이 세상에 나 좋다는 사람을 거부할 사람은 없다. 스피치를 시작할 때도 청중에 대해 화자가 가진 호감이나 매력 그리고 관심 등을 표현하면 청중은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인지상정이다.

어느 CEO의 말이다. “이 자리에 서고 나서 순간적으로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멋진 분들이 많으신 걸 알았다면 오늘 미용실이라도 들렸다 올 걸 하는 마음이 드네요.”

어떤가! 화자가 이렇게 밉지 않은 아부를 한다면 청중은 기분 좋게 웃을 수 있다.

우호적인 감정으로 시작하는 스피치는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 수 있다. 여기에서 포인트는 청중에 대한 호감이나 관심을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적당하게 표현하는 것! 너무 거창하게 표현하면 청중은 ‘립서비스’라고 느끼고, 별로 마음에 와 닿지 않게 표현하면 그저 인사치레라고 느끼기 때문에 가장 자연스럽고 적절한 수위와 표현을 익힐 필요가 있다.

시작이 반이라고, 스피치도 성공적인 첫 단추를 꿰면 그 다음부터는 술술 잘 풀려나간다. 단순히 내가 가져온 정보와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려고만 하지 말고 청중과의 공통의 연결 고리가 무엇인지 고민해 보자. 첫 마디에 청중과 내가 묶이면 ‘공감’이라는 한 배를 타고 떠나기가 한결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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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움직이는 리더의 말 안미헌 저 | 흐름출판
“일 잘하는 사람보다 말 잘하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화술과 소통 능력에 대한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말 한 마디의 무게와 중요성이 남다른 각계각층의 리더들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기업교육 전문가로서 공인받은 ‘명강사’로 16년째 활동 중인 저자 안미헌 한국비즈트레이닝 대표는 수많은 CEO와 현장실무자들을 만나면서 다양한 직급의 리더들을 위한 스피치 기법을 다룬 책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말을 어떻게 하는가로 리더십과 자기 분야의 전문성이 완성되고…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리더 #사람을 움직이는 리더의 말
6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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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g1127

2012.11.30

저도 얼마전에 연사강의를 들었는데 정말 그분을 잘 알지도 못하는데 호감이 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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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

2012.11.19

정말 센스있는 말한마디가 강의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죠. 저도 저렇게 재미난 말을 툭 던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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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gnose

2012.10.11

연설문 보면 정해진 말들이 있죠. 무난하지만 결코 기억에는 남지 않는. 이런식으로 연설하면 재미있을 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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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미헌

저자 안미헌은 숙명여대와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한항공과 삼성에버랜드에서 비즈니스교육 전문트레이너로 근무하며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였다. 지금은 한국비즈트레이닝의 대표이자 대표 컨설턴트로 맹활약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