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게는 항상 입을 옷이 없을까 - 이런 고민에 해답을 제시할 본격 리얼 패션정보만화 『드레스 코드 1』 천계영 작가와의 만남
마치 책에서 금방이라도 나오신 것 같은 싱크로율 100%의, 안경을 쓰신 동안미모의 천계영 작가님이 등장하자 독자들의 아이돌 못지않은 박수세례가 이어졌다. 최근 드레스코드를 연재하던 다음사이트에 시즌3 예고에서도 잠시 언급한 바 있듯이 팔을 다치셨던 천계영 작가님은 저자와의 만남이 있는 전날 철심을 뽑았다며 환하게 웃으셨다.
글ㆍ사진 윤나리
2012.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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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꿈처럼, 홍대 까페 ‘언더브릿지’ 안에서 분홍빛 소녀감성 가득한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본격 패션정보만화의 서막을 알리듯 신데렐라의 옷에 마법을 부려 드레스로 변신시켜준 요정 같은 『드레스 코드』의 캐릭터의 모습이 이러한 분위기를 더욱 배가시킨다. 그렇게 준비된 공간 속에 참석한 독자들은 깜찍한 리본이 달린 초대장과 제공된 시원한 에이드 혹은 아메리카노를 한 장씩 들고 기분 좋은 두근거림으로 천계영 작가를 기다리고 있다.





천계영 작가의 등장과 근황

마치 책에서 금방이라도 나온 것 같은 싱크로율 100%의, 안경을 쓴 동안미모의 천계영 작가가 등장하자 독자들의 아이돌 못지않은 박수세례가 이어졌다. 최근
『드레스 코드』를 연재하던 다음사이트에 시즌3 예고에서도 잠시 언급한 바 있듯이 팔을 다치셨던 천계영 작가는 저자와의 만남이 있는 전날 철심을 뽑았다며 환하게 웃었다. “휴재하는 기간 동안 무엇을 하셨느냐”는 질문에 팔 치료하고 단행본 준비를 하느라 바빴다라고 대답하며, 쉬기보다는 빨리 회복되어 독자들에게 온전히 작품을 선보이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리얼 변신 프로젝트, 『드레스 코드』에 대한 이야기

질문

어떻게 『드레스 코드』를 시작하게 되셨고 그동안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답변

4년 전, 패션에 관심 없던 시절 정작 저는 고시생 패션임에도 작품속의 주인공들의 독특한 패션세계에 흥미를 느끼고 제안한 편집자분에 의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스타일리스트의 변신이라는 소재로 드라마틱한 내용을 콘티로 잡았는데 오디션에서와 달리 매 에피소드마다 그런 표현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느껴져서요. 그래서 실생활에서의 리얼감을 부여하여 시작하게 된 게 지금의 『드레스 코드』입니다. 처음에는 예전에 보았던 가사책을 시작으로 패션책자들을 통해 자료조사를 했죠. 옷을 그리는 일은 옷의 구성을 잘 알아야 할 수 있는 것인데 『드레스 코드』를 준비하면서 옷을 많이 그렸던 경험에 이론을 덧붙여져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우는 결과가 되었네요.

질문

직접 다양한 옷을 입는 시도를 하였는데 주로 어떤 옷에 도전하셨나요? 상처는 안 받으셨나요? 가장 반응이 좋았던 경우와 아닌 경우도 말씀해주세요.

답변

1권 중에도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겠지만 레이스, 꽃무늬같이 평소에 터부시했던 옷을 입어봤었죠. 그렇게 안 입어 봤던 것들에 대한 도전을 통해서 알아가는 과정이 즐거웠어요. 처음에는 그런 시도에 관계자분들의 조롱과 비난도 받았지만 다양하게 입어보는 과정이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처음에는 옷 잘 입는 친구의 지적에 움찔하기도 했지만 내가 입고 싶은 건데 그들의 의도대로 입는 게 과연 나의 옷을 입는 걸까? 라는 생각으로 꿋꿋하게 저의 의지를 유지했어요. 그랬더니 스스로 깨우쳐지는 바가 있더라고요.

나쁜 것은 셀 수없이 너무나도 많아서 말할 수 없고요. 좋았던 경우는 1권의 에피소드에도 언급한 “반바지 입었을 때” 잘 어울린다는 말을 들을 때 기분이 좋았어요.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반바지를 입었을 때 새로운 나를 발견한 느낌이었죠.

질문

이번 작품을 그리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작품 준비를 위해 구비하신 옷은 아직도 모두 가지고 계시나요?

답변

가장 어려웠던 점은 페이지는 20page인데 대사를 쓸 때 굉장히 조심스러웠어요. 되도록 정확한 용어와 올바른 정보를 써주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입어야 날씬해 보이는지 등의 사안에서 의견이 상충할 때가 있을 때 고민이 많이 됐어요. 그때는 되도록 남들의 말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검증하는 절차를 거쳐서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고요.

그렇게 검증과정에서 처음에는 예산상 모든 옷을 비싼 옷으로 하기보다는 다양하게 구매했는데요. 그래서 최대한 싼 것을 종류별로 구비하였고 아직도 소지하고 있어요. 제 사비가 많이 들어간 작품이죠.(웃음)

질문

독자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답변

처음에는 반응이 매우 차가웠어요. 독자들이 원하는 것은 또 다른 오디션이 아닐까라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제가 하고 싶은, 제가 가고 싶은 길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저 자신의 스타일이거든요. 저의 새로운 시도에 실망하실 수 있지만 그래도 저는 그런 시도로 생긴 새로운 독자들과 그럼에도 계속해서 제 작품을 봐주시는 모든 독자들에게 감사드려요. 제 작품을 많은 독자 분들이 봐주시는 것도 좋지만 저의 새로운 도전을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질문

작품을 시작하고 나서 주변사람들의 패션도 눈여겨보시는지? 그리고 주로 쇼핑하는 곳은 어디신가요?

답변

길가다가 스타일 좋은 여자 분을 보고 제가 따라간 적은 없어요. 제가 소극적인 편이라 인터넷과 같은 매체를 통해서만 확인하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주로 쇼핑하는 곳은 유니클로와 같은 “스파 매장”이에요. 값싸고 편하게 저에게 맞는 제품을 구매할수 있어서 좋아해요. 가끔씩은 해외구매사이트에서도 구매하고 있어요.

질문

오늘의 드레스 코드는 무엇인가요?

답변

평소에는 상하의 모두 합쳐 십 만원이 안 넘는 선에서 입어요. 오늘은 특별한 날이라 나름 가진 것 중에서 좋은 것들을 골라 입고나온 거랍니다. 공주 옷을 입어보기도 하고 판넬 복장과 유사한 짧은 원피스는 입을 때를 놓쳐서 나중에 독자들께 증정하는 이벤트를 할까 고민 하고 있어요. (웃음)

질문

독자들 중 남자를 위한 드레스 코드를 원하는 분들이 많은데 할 계획이 있으신가요?

답변

『드레스 코드』는 저 자신을 모르모트로 삼아서 만든 작품인데요. 남자 옷은 제가 모르모트가 될 순 없어서요. 우선은 여성분들 것을 완성한 후에 남동생이나 아는 지인 분들을 통해 조사해서 부록으로 출간할 생각은 있어요.

질문

특별히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나요?

답변

저는 일반적인 댓글내용보다는 남들과 다른 내용으로 올려주시는 분들이 기억에 남는 편인데요. 그 외에도 의상 가르치는 교수님께서 직접 댓글로 패션이 허상, 허영이 아니라 실질적인 것으로 쉽게 접할 수 있게 하는 웹툰이라는 칭찬과 격려의 댓글도 감동적이었구요. 또 『드레스 코드』를 통해 여러 시도를 해보고 이제는 남편이 굉장히 예쁘다고 해주었다는 댓글에 뿌듯하기도 했어요.


디자이너 양희민과 함께하는 패션대담

마치 커플룩처럼 흰 와이셔츠를 베이스로 안경을 포인트로 한 패션으로 등장한 브랜드 반달리스트의 디자이너이자 뮤지션인 양희민(이하 ‘양’으로 통칭). 천계영 작가(이후 ‘천’으로 통칭)와는 지인의 소개로 친분을 쌓아오던 중
『드레스 코드』에도 카메오로 출연했다. 오늘은 출판기념 작가와의 만남의 자리를 축하하기 위해 스페셜 게스트로 참여했다. 친구끼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듯  “소년, 소녀의 드레스 코드” 라는 주제 하에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질문

디자이너로서 『드레스 코드』를 어떻게 보셨나요? 평소의 천계영 작가님의 패션은 어떠신가요? 반대로 천계영 작가님이 지켜본 양희민 디자이너님 평소복장은 어떠하신가요?

답변

양: 자칫 어렵고 멀게 느껴질 수 있는 패션을 굉장히 쉽게 접근해내는 것을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그전까지 천계영씨의 만화를 본적도 없었고 이름 탓인지 남자로 오해했거든요. (웃음) 그래도 『드레스 코드』 작품을 계속 하면서 처음 만났을 때보단 옷에 신경을 점점 더 쓰는 게 느껴지더라구요.

천: 저는 디자이너하면 매끈매끈한 이미지가 떠올라 무섭고 두려웠는데 양희민 디자이너님은 디자이너도 인간이구나~하는 느낌을 주셔서 오히려 친숙하게 느껴져서 좋았어요.

질문

독자들의 질문 중에 올여름의 잇 아이템은 뭔가요?

답변

양: 우선은 패턴이 들어간 레오파드 아이템이 있죠. 그것이 레깅스가 될 수도 있고 가방이 될 수도 있고요. 그 외에도 화이트색상과 네온색상 아이템들도 잇 아이템이 될 수 있고요.

천: 생활인의 시각으로 볼 때 반바지에 쪼리라고 생각해요. 여름이니까 시원한 것이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질문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과 어울리는 스타일이 상충될 때 어떻게 옷을 입어야하나요?

답변

양: 이런 경우가 전형적으로 패션에 관심 없는 분들의 주된 질문인데요. 자신의 개성과 타인의 스타일의 기준에 밸런스를 맞추는 것에 대한 지식이 없어 괴리가 커지게 되는 것 같아요. 수선은 천계영 작가님처럼 많이 시도해보고 입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천: 저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우선시하는 것에서 출발해야한다고 생각해요. 그것을 나에게 맞는 형태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충분히 상충이 가능하니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저는 “나에게 안 어울리는 옷은 없다. 안 어울리게 입을 뿐이다.” 라고 생각하거든요.

질문

디자이너로서 어려운 점 혹은 신경 쓰는 점은 뭔가요? 창작자의 입장에서 천계영 작가님도 만화가로서 어려운 점은 어떤 것이 있나요?

답변

양: 내년 컬렉션을 트렌드를 미리 예측하고 제 색깔을 넣어서 1년 전에 미리 준비해야 해요. 그것이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스트레스 받는 부분 중에 하나에요. 하지만 가장 힘들면서도 즐겁고 즐거우면서도 괴로운 점인 것 같아요.

천: 저는 괴로운 것이 없는데요. 물론 마감시간을 지키고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작품을 하는 것이 전 너무 좋아요. 힘든 것을 즐겁게 여긴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이 될 수도 있겠네요.(웃음)

질문

패션 감각을 높이기 위한 방법은 어떤 것이 있나요?

답변

양: 우선 옷을 많이 입는 것이 정답인 것 같아요. 하지만 생활인으로서가 아닌 전문가로서 패션을 생산하는 사람인 경우에는 눈으로 다양한 것들을 보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옷을 많이 입는 방법 외에는 테크닉보다는 우선 자신의 패션철학이나 자세를 확립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죠.

질문

만화를 잘 그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답변

천: 우선 타고나야하는 것 같아요. 저도 10점정도의 작품을 그리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고 느끼는 한계점이 있거든요. 이것은 직접 그려봤기 때문에 이 느낌을 알 수 있어요. 그리고 재능이 있고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굳이 하라고 하지 않아도 스스로 노력을 하거든요. 노력은 의지에 따라오는 것 같아요.

질문

마지막으로 양현민님이 아시는 천작가님의 신체적 비밀이 있으신가요?

답변

양: 『드레스 코드』 에피소드에서도 나오지만 가봉을 두 번이나 했거든요. 목이 좀 짧고 기타등등의 신체는 타고나는 거죠. (웃음)

천: 『드레스 코드』의 지시서를 자세히 보면 아실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웃음) 그래도 저의 신체에 맞게 처음으로 맞추어보니 옷태가 정말 다르고 좋더라고요.


마무리, 독자들과 함께하는 시간




그렇게 『드레스 코드』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고 마이크는 독자에게로 넘어갔다. 패션에 대한 질문에서부터 작가님의 사후 작품예정까지 천계영 작가를 향한 독자의 애정 만큼이나 수많은 질문이 이어졌다. 그에 대한 대답으로 천계영 작가는 『드레스 코드』란 작품은 패션아이템까지는 다룰 생각이 있으나 헤어나 뷰티까지는 다루지 않을 예정이라 말했다. 현재는 올림픽의 영향 탓인지 스포츠물을 기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독자의 질문이 끝났다. 이번에는 반대로 작가가 독자에게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무엇인지 물었다.『오디션』이 단독 선두에 오르는 영광(?)을 맞이했다. 그리고 이어진 럭키드로우 타임에서 57번의 귀여운 꼬마를 시작으로 약 8분이 행운의 주인공이 되었다.  천계영 작가는 『드레스 코드』를 패션의 ABC와 같은 입문서로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독자들과 자주 만났으면 좋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독자와의 즐거운 시간은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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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 코드 천계영 글,그림 | 예담
『드레스 코드』는 『오디션』 『예쁜 남자』 『하이힐을 신은 소녀』의 천계영 작가가 데뷔 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자신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웹툰이다. 옷 쇼핑을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고 패션에 전혀 관심도 없이 일명 ‘고시생 패션’을 고수하던 천계영 작가가 자신의 몸과 스타일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도전하여 조금씩 ‘스타일리시하게‘ 변화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옷은 어디에서 어떤 것을 살지, 옷값은 어떻게 쓸지 등부터 시작해서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가릴 수 있는 실루엣과 네크라인, 칼라, 소매의 비밀까지…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천계영 #드레스 코드 #패션 #양희민
6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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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팡

2012.11.13

패션에 대한 눈높이가 독자랑 잘 맞아서 좋았지만 책 자체에 좀더 재미있는 스토리가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약간 남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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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칰

2012.08.23

인터뷰 내용을 보니 굉장히 털털하고 솔직하게 패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서 드레스코드도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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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냥

2012.08.22

쉽게 패션에 대해 접근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런 책은 정말로 반가운 존재인 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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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나리

스스로를, 물음표와 느낌표의 이성과 감성을 두루 갖추었다 자칭하는 일인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라디오와 함께 생활한 탓에 책, 음악,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얇고 넓은 지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항상 다양한 매체를 향해 귀와 눈, 그리고 마음을 열어두어 아날로그의 감성을 잃지 않으려 합니다. 채사모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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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계영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만화의 기초적인 기법도 제대로 습득하지 못하고 만화에 도전했던, 현재는 독창성과 개성이 넘치는 만화가의 자리에 위치한 여성만화가. 2년동안 광고대행사에서 근무하여 CF제작에서 익힌 감각과 노하우를 살려 (그 당시에는 획기적인) 100% 컴퓨터 그래픽으로 완성된 단편 「TALENT」로 1996년 제2회 윙크 신인만화 대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였다. 이후 신인답지 않은 적극적이고 대범한 장면 연출, 신세대 독자의 구미에 맞는 매력적이고 힘있는 캐릭터, 완성도 높은 감각적인 스토리로 빠른 시간 내에 확고한 입지를 굳힌 작가로 거듭났다.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여자주인공 지율이와 그녀가 천사라고 생각하는 순수청년 현겸이가 바라보는 세상의 모습을 독특하게 그려낸 첫 연재작 『언플러그드 보이』는 기존의 순정만화와는 달리 독자들과 만화의 캐릭터들이 서로 같은 문화 코드를 향유하도록 함으로써 캐릭터들을 살아 숨쉬는 90년대의 존재들로 그려내었다. 그리고 이런 독자와의 공감대에 성공, 30만부의 판매고를 올리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데뷔부터 범상치 않았던 천계영의 위치를 확고히 다져주었다. 그러나 작가는 커다란 인기몰이의 비결이 된 '작품의 현실성'에서 멈춰서지 않고 지극히 비현실적인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만들어내어 다시 한 번 커다란 이슈화 되었다. 아직까지도 영화화, 애니화의 소문이 끊이지 않는 『오디션』이 바로 그것이다. 소매치기이자 천재 기타리스트 '국철', 짜장면 비비기의 달인이자 절대음감의 소유자 '달봉', 여자보다 예쁜 나르시스트 드러머 '류미끼', 그리고 조울증의 천재 보컬 '황보래용'. 강렬한 캐릭터가 만들어가는 숨막히는 음악 이야기들은 강렬한 캐릭터와 전작과의 정반대의 시도로 한계를 뛰어 넘어 천계영의 히트메이커로서의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준 작품으로 남았다. 연재 종료 후 2000년엔, 인기의 정점에서 미국 유학을 감행하고 뉴욕 맨하탄 빌딩 숲 전망 좋은 공간에서 자유로운 이방인의 꿈을 기록한 후, 소설 『the 클럽』과 『DVD』, 『하이힐을 신은 소녀』『예쁜 남자』 등 그녀만의 독특함을 잃지 않는 꾸준한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