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나는 네 결혼의 증인이 되겠구나?”
“그게…… 일주일만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어.”
율리아로서는 의외다. 친구 마리나는 이미 다섯 번이나 청혼 받은 상황! 마리나가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자 율리아는 현실을 깨우쳐준다.
“네 나이가 지금 서른넷이야. 알았어, 서른넷. 카르스텐은 잘생겼고, 좋은 직업에 월급도 많아. 게다가 너를 끔찍이 좋아하는데다가 충직한 성격이야. 그 남자 꽉 잡아라! 다른 여자가 채가기 전에.”
“하지만 결혼은 대충 할 일이 아니잖아. 어떻게 대번에 결정하니? 더 멋진 남자가 나타날지도 모르는데.”
“내가 조언 하나 해줄까? 오늘의 마지막 조언이야.”
“왜? 낯선 남자랑 데이트하러 가야 하니?”
두 여자가 킥킥거린다. 그들은 서로를 좋아한다. 율리아가 요점 정리에 나선다.
“내가 보기에 상황은 명백해. 카르스텐은 아니야. 너의 머뭇거림, 너의 말, 너의 눈빛에서 알 수 있어. 네가 느끼기에 그 사람은 어쩐지 너무 참하고 단정하고 소시민적이고 예상대로인 거야. 한마디로 지루한 거지. 그는 이상적인 사윗감이지만 이상적인 남편감은 아냐.”
연애에 도움이 되는 수학
사노라면 이쯤에서 덧없는 관계를 청산하고 결혼해야겠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놀라운 일이지만, 그때를 수학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 핵심은 정해진 수의 구혼자들 중에서 최적의 선택을 하는 것!
인생에 나타났거나 나타날 구혼자가 10명이라고 가정해보자. 수학적으로는, 세 명의 구혼자까지만 퇴짜를 놓고, 그 다음에 그들보다 나은 구혼자를 선택할 때, 그(그녀)가 최고의 구혼자(‘아도니스’라고 부르자)일 확률(39.9%)이 가장 높다.
마리나의 경우는 이미 다섯 명을 차버렸기 때문에, 아도니스가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경우에만 결혼할 가망이 있다. 더군다나 아도니스가 7번째 이후로 나타나면 일이 더욱 복잡해진다. 왜냐하면 아도니스보다 못한 구혼자가 먼저 나타나 마리나와 결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보면 마리나가 아도니스와 맺어질 확률은 37.3퍼센트이다. 마리가가 무턱대고 첫 번째 구혼자를 선택해서 아도니스와 맺어질 확률(10%)보다 훨씬 더 높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확률이 그렇다는 것이지, 앞의 세 명을 꼭 차버려야 한다고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사랑이란 수학 공식으로는 완벽하게 설명할 수는 없는 그 무엇이니까.
일반적으로 P는 b가 n/e일 때, 최댓값이 된다. 그러므로 수학적으로 최선인 결혼 전략은 구혼자가 10명이라면서 처음 3명을, 100명이라면 처음 36명을 내차고 그다음에 그들보다 더 나은 구혼자가 나타나면 붙잡는 것이다. | ||
- 수학 시트콤 크리스토프 드뢰서 저/전대호 역/이우일 그림 | 해나무
이 책은 공식을 발견하거나 이론을 정립한 수학자 이야기나 수학의 역사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흥미진진하고 솔깃한 스토리텔링형 수학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TV 드라마나 시트콤을 볼 때처럼 자신도 주인공과 함께 고민하게 하는 책이다. 소금물의 농도나 주사위의 확률 따위가 아닌 우리가 살아가면서 정말 궁금한 것들을 한 편 한 편의 실감나는 이야기로 재구성한다…
크리스토프 드뢰서 Christoph Drosser
독일의 주간지 《디 차이트 Die Zeit》의 과학 담당 편집자로, 1997년부터 일상적인 속설에 관한 과학 칼럼 <맞아요? Stimmt’s?>를 연재했다. 이 칼럼은 책으로도 엮여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현재 독일의 공영방송사 NDR의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방송되고 있다. 드뢰서는 일상 속 수학을 다룬 《수학 시트콤 Der Mathematikverfuhrer》으로 독일에서 수학 신드롬을 일으켰으며, 2008년에 독일수학협회로부터 언론인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질문을 쏟아놓는 방법 Wie fragt man Locher in den Bauch?》 《무한도전 신비한 수학탐험 Wie groß ist unendlich?》 《일기예보, 믿을까 말까? Das Lexikon der Wetterirrtumer》(예르크 카헬만 공저) 《치마가 짧아지면, 경제는 성장한다 : 현대의 미신들 Wenn die Rocke kurzer werden, wachst die Wirtschaft. Die besten modernen Legenden》 《음악을 아세요? Hast du Tone?》 등이 있다.
did826
2012.08.28
천재
2012.08.15
가호
2012.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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